지난달 14일, 광양 백운산에서 멸종위기 야생생물 1급인 반달가슴곰 한 마리가 올무에 걸려 숨진 채 발견됐다.

지리산 반달가슴 곰 복원사업이 시작된 이래 2014년까지 반달가슴곰 네 마리가 올무에 걸려 목숨을 잃었죠. 지방자치단체 등이 꾸준히 불법 엽구(사냥 도구) 수거를 해 왔지만, 또 같은 일이 발생한 것이다.

이뿐만 아니라 2012년부터 소백산에 방사된 여우 32마리 중, 지난해까지 7마리가 올무에 걸려 다치거나 죽었다. 방사된 곰과 여우는 그나마 위치추적기 덕에 피해 상황이 집계된 것이다.

국립공원 안팎에서만 한 해 수백 개의 불법 엽구가 수거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전국에서 불법 엽구에 희생되는 야생동물의 수는 엄청날 것으로 보인다.

멸종위기 야생생물 1급의 밀렵은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 원 이상 5천만 원 이하의 벌금이 부과되는 불법행위다. 기타 야생동물의 밀렵과 그렇게 잡은 동물을 먹는 것 역시 불법이다. 과거보다 처벌 규정이 강화됐는데도 불구하고 여전히 전국에서 불법엽구가 발견된다.

'창애'와 같은 엽구는 동물의 발목을 잡는 날카로운 쇠틀로, 사람도 크게 다치게 할 수 있다.

보신음식에 대한 그릇된 의식이 밀렵과 밀거래로 이어진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보신에 대한 집착이 끊임없는 밀렵을 낳는다는 것이다.

이번 백운산 반달가슴곰 폐사 사건에서 볼 수 있듯 밀렵은 현장 검거가 어렵다. 보신 문화 개선과 야생동물 보호 의식 제고를 위한 홍보, 그리고 강력한 단속이 요구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