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들 우리사회가 정이 없어져 간다고들 한다. 그만큼 삭막해져 간다는 뜻이다. 그런데 그렇게 만들어가는 것은 다름 아닌 바로 우리들 자신이다. 시간과 공간은 항상 그대로인데 인간들이 그것을 즐겁게도, 지루하게도, 증오스럽게도 만들어가기 때문이다. 어떤 사람은 앞에서는 꽃 같은 웃음을 지어주다가도 뒤돌아서면 오물을 뿌려댄다. 또 다른 사람은 앞에서도, 뒤에서도 노골적으로 악마의 이빨을 드러내기도 한다. 그게 바로 우리들의 세상이다. 그래서 인간이 무섭다는 것이다. 이와 같이 세상이 험악해져가고 있는 것은 인간들이 이기주의적 마음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그것도 그 정도가 너무 심해져가기 때문이다. 큰일이다. 이기주의적 강도가 심해질수록 불행한 삶을 살아갈 수밖에 없다. 그런데도 우매한 인간들은 거기에서 못 벗어나고 있다. 어떤 경우는 아예 자기 자신이 이기주의자라는 것 자체를 모르는 경우도 있다. 때문에 지금부터라도 자신이 이기주의자인가를 스스로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 얼마나 이기적인가를. 그 결과 이기주의의 정도가 깊다고 생각한다면 거기에서 벗어나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자기 자신이 이기적인가를 재보는 척도는 간단하다. 일단 자기가 원하는 것을 이 세상이 반드시 해줘야 한다는 생각을 가진 사람일수록 이기주의적 심화도가 높은 사람이다. 이런 사람들은 자기가 원하는 것을 제공받더라도 반드시 제 시간에 딱 맞춰주길 바란다. 그것도 자기가 원하는 방법대로. 그렇지 않으면 버럭버럭 화를 내는 타입이다. 그때마다 자신의 심장이 고통을 받는 줄도 모르고. 생명을 단축해가는 소리가 들리는 데도 말이다. 참으로 불쌍하기 그지없는 부류들이다. 그런데 이들은 자신만 해치는 게 아니라 다른 사람들까지도 힘들게 하기 때문에 더욱 문제다. 이런 경우를 우리는 주변에서 얼마든지 볼 수 있다. 직장 내에서도, 가정 내에서도, 자기 자신 스스로에게서도 일어나고 있는 현상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가 사는 세상은 항상 인간이 문제다. 그러나 또한 인간이 희망이기도 하다. 인간이 있어야 사랑도 존재하기 때문이다. 이 세상이 폐허인듯 하면서도 새 생명이 돋아나는 것은 바로 인간 사이에 흐르는 사랑이 있기 때문이다. 아이들의 해맑은 웃음, 부모의 자식에 대한 무한 사랑, 연인사이에서 피어나는 분홍빛 사랑, 일부 가진 자의 못가진자에 대한 사랑, 종교의 사랑 등 가지각색의 사랑들이 피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들이 사는 세상은 유지되고 있는 것이다. 때문에 어둠 속에서도 여명을 기대하는 것이다. 그래서 인간세상은 오늘날까지 존재해 왔고, 앞으로도 이어져 갈 것이라 예견한다. 우리네 세상이 정 없이 삭막해져 간다고 말을 하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보다 더 나아지는 세상을 은근히 꿈꾸며 살아가는 것이다. 때문에 이런 꿈을 헛되지 않게 하기 위해서는 지금부터라도 이타적 삶을 지향해 가야 한다. 자기 자신의 내부에서도, 직장에서도, 이웃들과도 부단한 성찰을 통한 밝은 삶을 살아가도록 노력해보자. 그래야 우리들 사회에 고운 미래가 들어설 틈이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지금 우리 주변에서는 신록이 너울춤을 추고 있다. 그것이 남국의 정열적인 사랑을 받아 튼실한 결실을 맺어가도록 우리 모두 노력해 보자. 그래야 우리들의 꿈이 진정한 열매를 맺을 수 있기 때문이다. 정이라는 열매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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