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사람들은 모두들 잘났다고 난리들이다. 물론 예수님이 활동하던 시대에도 이런 현상들은 존재했다.

하지만 그리도 박해를 받던 사마리아인들은 그러지 않았다. 성서에 나타난 이야기를 한번 봐보자. 그 시대의 어느 날 예루살렘에서 여리고로 내려가는 길목에서 한 사건이 터졌다. 강도사건 말이다.

어떤 나그네가 강도를 만나 무지막지하게 두들겨 맞고 사경을 해매이게 된 사건이다. 물론 갖고 있는 재물도 모두 빼앗기고서. 그때 마침 제사장이 그 길을 지나 가려면서 저만큼에서 그 광경을 목격했다.

그런데 도와주려는 생각을 조금도 하지 않고 그 길을 비켜서 다른 길로 가버렸다. 그 당시의 제사장은 누구인가. 제사를 주관했던 바리사이파 사람이 아닌가. 옛날에는 제사 주관자가 최고의 계급에 속하는 사람들이었다.

최고의 지식계층이자 율법주의자들이었다. 온갖 존경을 다 받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었다. 거드름도 무척이나 많이 피우는 사람들이었다. 자신들만이 도덕과 법률의 잣대라고 생각하는 그런 사람들이었다.

그런 계층에 속하는 제사장이 어떻게 사경 속에 파묻혀 있는 사람을 본체만체하고 그냥 지나쳐 버릴 수 있을까. 참으로 이해가 안 되는 사람이다. 너무나 비정하다. 속물이다.

그 다음에 또 한 사람이 다가왔다. 레위인이었다. 그 역시 제사장과 똑같이 못 본 척 하며 그냥 지나가 버렸다. 그 당시 레위인은 하느님께 제사드릴 때 성가를 부르거나 성전의 문지기, 감시자, 재판관의 역할 등을 수행했던 사람들이다. 중간계층이었던 것이다. 그들 역시 지배계급에 속하는 사람들이라 할 수 있다.

마침내 세 번째 사람이 등장했다. 그런데 이 사람은 앞의 두 부류와는 확연히 다른 행동을 했다. 강도를 당해서 쓰려져 있는 사람을 그냥 지나치지 않고 자신의 짐승에 태워 주막으로 데리고 갔다. 정성껏 치료해 서 목숨을 구해줬다. 떠나면서는 주막집 주인에게 방세까지 치러주면서 혹시 돈이 더 들어가게 되면 돌아올 때 더 주겠다는 약속까지 했다. 이런 사마리아인을 참으로 대단하다 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이를 오늘날과 한번 비교해보자. 오늘날에도 정치가, 행정가, 재력가 등 힘 있는 자들은 어떤가. 이들은 주로 제사장과 레위인 같은 행동을 하는 경우가 많지 많을까.

정치인의 대표적이라 할 수 있는 국회의원들이 선행한다는 소릴 별로 들어본 적이 있는가. 입으로는 국민을 위한다면서 하는 행동들은 뭣인가.

선한 행동은 괘씸할 정도로 거의 없다. 막말하기, 끗발부리기, 트집 잡기, 이권 개입하기, 막가파식 청탁하기, 국민 돈으로 인심 쓰기 등에만 열심이다.

진실성이 없는 인간들이 주로 모여 있는 곳이 정치권인 것 같다. 모두들 자신만이, 아류만이 잘났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남에게는 마음껏 오물을 뿌려대곤 한다. 이제는 그들 중 몇 명만이라도 진정한 사마리아인이 되었으면 좋겠다. 제발 말이다. 정치인들은 종합적으로 국가를 조율해가는 조율사가 되어야 한다.

국민들의 행복을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한다. 그들은 국가의 어느 영역에나 영향력을 미치기 때문이다. 간섭할 수도 있고. 부정적인 방향에서가 아니라 긍정적인 방향에서 말이다.

그렇잖아도 나날이 날씨가 무더워지고 있다. 불쾌지수도 급상승중이다. 국민들을 결코 자극하지 말라. 코앞에 다가온 6?13 지방선거에서는 제사장이나 레위인 같은 부류는 절대로 뽑지 말자. 사마리아인까지는 아니더라도 그처럼 행해 보려는 생각을 조금이라도 가지려는 출마자를 뽑도록 하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