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개벽이다! 평화와 번영, 통일의 문이 열렸다!
김윤호 논설위원·행정학 박사·국회출입기자포럼 회장 입력 : 2018. 05. 02(수) 16:44
마침내 기다리고 기다리던 천지개벽이 되었다. 천지개벽은 바로 이런 것이다. 하늘이 땅 되고 땅이 하늘 되는 전혀 새로운 세상이 펼쳐진 것이다. 지난 4월 27일,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이 12시간의 회담을 마치고 ‘판문점 선언’을 공동으로 발표하는 광경을 보고 눈물을 흘린 국민들이 많았다.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 마련된 기자실에서 취재 중이던 내외신 기자들도 감격의 물결에 젖었다. 전 세계가 감동과 찬사의 말을 아끼지 않았다. 전 세계인에 대한 큰 선물이었다. 이것은 한반도의 천지개벽이요, 동북아시아의 천지개벽이다.
대결과 전쟁의 상징이었던 군사 분계선(MDL, Military Demarcation Line)에서 남북 정상이 악수하고 손잡고 남측으로 왔다가 다시 북측으로 건너갔다가 남측으로 걸어오는 모습은 파격을 넘어서 충격이었다. 다른 곳도 아닌 군사분계선에서 만나고 악수하는 장면은 그 자체가 상상을 초월하는 의미와 상징을 민족과 전 세계에 충격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다. 그 순간부터 군사 분계선은 전쟁의 상징이 아니라 평화의 상징이 되었다.
오전 회담을 마치고 남측은 평화의 집에서, 북측은 판문각에서 점심을 먹은 후에 다시 만난 두 정상은 도보다리를 단 둘이 산책하며 대화를 나누고 도보다리 끝에 마련된 원탁에서 30분 단독회담을 가졌다. 배석자도, 기자도 없이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 둘이서 나눈 대화는 흐르는 물과 풀과 나무, 하늘을 날아다니는 새들만 들었을 것이다. 평화의집에서 둘이서 대화를 나누었다면 보안은 어려울 수도 있다. 참으로 파격적이고 역사적인 장면이었다.
1998년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이 5백 마리씩 두 차례 소떼를 몰고 방북했던 길에 1953년생 소나무에 문 대통령은 백두산 흙을 주고 김 위원장은 한라산 흙을 주고, 문 대통령은 대동강 물을 주고 김 위원장은 한강 물을 주어서 기념 식수했다. 표지석에 ‘평화와 번영을 심다. 2018년 4월 27일, 대한민국 대통령 문재인,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김정은’을 새겼다.
만찬에는 김정숙 여사와 리설주 여사도 참석하여 판문점 회담은 절정을 이루었다. 2000년과 2007년 남북정상회담을 주도했던 임동원 전 국가정보원장, 박지원 전 비서실장도 참석해서 북측 수행원들과 인사를 나누었다. 평양에서 가져온 평양냉면과 김대중 전 대통령의 고향인 신안 가거도의 민어와 해삼초를 이용한 ‘민어해삼편수’, 노무현 전 대통령의 고향 김해 봉하 마을에서 오리농법 쌀로 지은 밥, 정주영 회장이 방북 당시 소떼를 몰고 올라간 충남 서산 목장의 한우를 이용해 만든 ‘숯불구이’, 윤이상 작곡가의 고향인 남해 통영바다의 ‘문어로 만든 냉채’도 만찬에 올랐다.
내가 주목한 몇 가지를 들어 보겠다. 두 정상이 남북 수행원들과 인사할 때, 남한의 송영무 국방장관과 정경두 합참의장은 김 위원장에게 경례(인사)하지 않고 악수만 했으나, 북한의 박영식 인민무력상과 리명수 인민군 총참모장은 문대통령에게 경례를 하고 악수했다. 이번 회담도 자유한국당은 ‘나라를 통째로 바치겠습니까?’로 당 공식 구호를 정했다. 만약 반대로 북한의 두 군부 대표자가 문대통령에게 경례를 하지 않고 송 장관과 정 합참의장이 김 위원장에게 경례를 했다면 ‘우리 국군을 김 위원장에게 갖다 받쳤다’고 하면서 두 사람을 해임해야 한다고 주장했을 것이다. 경제나 인구 등 종합적인 국력에서 40배 이상의 우리가 더욱 포용적이고 관대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남북 두 정상이 군사 분계선에서 만나고 악수하고 회담하고 ‘판문점 선언’을 공동으로 발표하고, 여사들까지 만찬에 참석하여 술을 나누어 마시는 것을 보고 눈물을 흘린 국민들이 많았다. 나도 그 중의 한 사람이다. 2000년과 2007년 두 차례 장상회담을 주도했던 서훈 국정원장은 손수건을 꺼내서 눈물을 닦았다. 1926년부터 남녘 북녘에서 애창되고 지금도 애창되는 ‘고향의 봄’을 제주도 출신의 오연준 군이 부를 땐 김여정 부부장 등 따라서 부르는 이들도 많았다.
현실이 상상을 초월하는 일이 많다. 현실이 소설 보다 더 소설처럼 흥미진진하고 파격적일 수 있다. 현실이 영화 보다 더 앞서 갈 수 있다. 두 정상이 손잡고 군사 분계선을 어린 아이들이 줄넘기 하듯이 웃으면서 왔다 갔다 할 줄이야 그 누가 상상이나 할 수 있었겠는가. 한반도에 이해관계를 갖고 있는 미·중·일·소 등 4강의 이해와 협력을 얻어야 하는 과제가 남아 있다.
‘비핵화’에 국내·외의 모든 관심과 정책이 집중되어 있는 현 상황에서 나는 소설 같은 제안을 하나 하고자 한다. 비핵화하지 않고 남북 간, 북미 간, 북일 간에 화해 협력하고 대사(大使)를 상호 교환하고 평화체제가 수립되고 각급 대화와 교류 협력이 활성화되어서 ‘핵 있는 통일’이 된다면. 우리 국가와 민족은 경제 강국에 군사강국까지 되어서 미국, 중국, 소련, 프랑스, 영국 등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명실상부한 민주선진강국이 될 것이다.
북한이 비핵화하지 않으면 금방 미국과 한국을 공격하여 전쟁이 날 것처럼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 북한 핵과 미사일은 체제 보장을 위하여 죽기 살기로 개발한 수단이다. 핵무기 사용은 너 나 할 것 없이 모두가 전멸하는 최악·최후의 수단이다.
김윤호 논설위원·행정학 박사·국회출입기자포럼 회장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 마련된 기자실에서 취재 중이던 내외신 기자들도 감격의 물결에 젖었다. 전 세계가 감동과 찬사의 말을 아끼지 않았다. 전 세계인에 대한 큰 선물이었다. 이것은 한반도의 천지개벽이요, 동북아시아의 천지개벽이다.
대결과 전쟁의 상징이었던 군사 분계선(MDL, Military Demarcation Line)에서 남북 정상이 악수하고 손잡고 남측으로 왔다가 다시 북측으로 건너갔다가 남측으로 걸어오는 모습은 파격을 넘어서 충격이었다. 다른 곳도 아닌 군사분계선에서 만나고 악수하는 장면은 그 자체가 상상을 초월하는 의미와 상징을 민족과 전 세계에 충격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다. 그 순간부터 군사 분계선은 전쟁의 상징이 아니라 평화의 상징이 되었다.
오전 회담을 마치고 남측은 평화의 집에서, 북측은 판문각에서 점심을 먹은 후에 다시 만난 두 정상은 도보다리를 단 둘이 산책하며 대화를 나누고 도보다리 끝에 마련된 원탁에서 30분 단독회담을 가졌다. 배석자도, 기자도 없이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 둘이서 나눈 대화는 흐르는 물과 풀과 나무, 하늘을 날아다니는 새들만 들었을 것이다. 평화의집에서 둘이서 대화를 나누었다면 보안은 어려울 수도 있다. 참으로 파격적이고 역사적인 장면이었다.
1998년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이 5백 마리씩 두 차례 소떼를 몰고 방북했던 길에 1953년생 소나무에 문 대통령은 백두산 흙을 주고 김 위원장은 한라산 흙을 주고, 문 대통령은 대동강 물을 주고 김 위원장은 한강 물을 주어서 기념 식수했다. 표지석에 ‘평화와 번영을 심다. 2018년 4월 27일, 대한민국 대통령 문재인,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김정은’을 새겼다.
만찬에는 김정숙 여사와 리설주 여사도 참석하여 판문점 회담은 절정을 이루었다. 2000년과 2007년 남북정상회담을 주도했던 임동원 전 국가정보원장, 박지원 전 비서실장도 참석해서 북측 수행원들과 인사를 나누었다. 평양에서 가져온 평양냉면과 김대중 전 대통령의 고향인 신안 가거도의 민어와 해삼초를 이용한 ‘민어해삼편수’, 노무현 전 대통령의 고향 김해 봉하 마을에서 오리농법 쌀로 지은 밥, 정주영 회장이 방북 당시 소떼를 몰고 올라간 충남 서산 목장의 한우를 이용해 만든 ‘숯불구이’, 윤이상 작곡가의 고향인 남해 통영바다의 ‘문어로 만든 냉채’도 만찬에 올랐다.
내가 주목한 몇 가지를 들어 보겠다. 두 정상이 남북 수행원들과 인사할 때, 남한의 송영무 국방장관과 정경두 합참의장은 김 위원장에게 경례(인사)하지 않고 악수만 했으나, 북한의 박영식 인민무력상과 리명수 인민군 총참모장은 문대통령에게 경례를 하고 악수했다. 이번 회담도 자유한국당은 ‘나라를 통째로 바치겠습니까?’로 당 공식 구호를 정했다. 만약 반대로 북한의 두 군부 대표자가 문대통령에게 경례를 하지 않고 송 장관과 정 합참의장이 김 위원장에게 경례를 했다면 ‘우리 국군을 김 위원장에게 갖다 받쳤다’고 하면서 두 사람을 해임해야 한다고 주장했을 것이다. 경제나 인구 등 종합적인 국력에서 40배 이상의 우리가 더욱 포용적이고 관대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남북 두 정상이 군사 분계선에서 만나고 악수하고 회담하고 ‘판문점 선언’을 공동으로 발표하고, 여사들까지 만찬에 참석하여 술을 나누어 마시는 것을 보고 눈물을 흘린 국민들이 많았다. 나도 그 중의 한 사람이다. 2000년과 2007년 두 차례 장상회담을 주도했던 서훈 국정원장은 손수건을 꺼내서 눈물을 닦았다. 1926년부터 남녘 북녘에서 애창되고 지금도 애창되는 ‘고향의 봄’을 제주도 출신의 오연준 군이 부를 땐 김여정 부부장 등 따라서 부르는 이들도 많았다.
현실이 상상을 초월하는 일이 많다. 현실이 소설 보다 더 소설처럼 흥미진진하고 파격적일 수 있다. 현실이 영화 보다 더 앞서 갈 수 있다. 두 정상이 손잡고 군사 분계선을 어린 아이들이 줄넘기 하듯이 웃으면서 왔다 갔다 할 줄이야 그 누가 상상이나 할 수 있었겠는가. 한반도에 이해관계를 갖고 있는 미·중·일·소 등 4강의 이해와 협력을 얻어야 하는 과제가 남아 있다.
‘비핵화’에 국내·외의 모든 관심과 정책이 집중되어 있는 현 상황에서 나는 소설 같은 제안을 하나 하고자 한다. 비핵화하지 않고 남북 간, 북미 간, 북일 간에 화해 협력하고 대사(大使)를 상호 교환하고 평화체제가 수립되고 각급 대화와 교류 협력이 활성화되어서 ‘핵 있는 통일’이 된다면. 우리 국가와 민족은 경제 강국에 군사강국까지 되어서 미국, 중국, 소련, 프랑스, 영국 등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명실상부한 민주선진강국이 될 것이다.
북한이 비핵화하지 않으면 금방 미국과 한국을 공격하여 전쟁이 날 것처럼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 북한 핵과 미사일은 체제 보장을 위하여 죽기 살기로 개발한 수단이다. 핵무기 사용은 너 나 할 것 없이 모두가 전멸하는 최악·최후의 수단이다.
김윤호 논설위원·행정학 박사·국회출입기자포럼 회장 ihonam@naver.com
| 김윤호 주필 / ihonam@naver.com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