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1일(일) 저녁, 평양 동평양대극장에서 ‘남북 평화협력 기원 남북 예술단’ 평양 공연이 2시간 10분 동안 열렸다. 소녀시대 출신 서현의 사회로 열린 이날 공연에 참가한 우리 가수는 조용필, 이선희, 최진희, 서현, 윤도현, 정인, 강산애, 백지영, 알리, 레드벨벳 등 대표급 가수들이다. 마지막 곡으로 ‘우리의 소원’을 11팀 25명 출연한 가수 전원이 무대에 나와서 불렀다. 2003년 10월 평양 ‘류경(柳京)정주영체육관 개관 기념 공연’과 2005년 8월 18일 조용필의 류경정주영체육관 공연 이후 13년만의 평양 공연이다.

3일 열리는 남북 합동 공연에 참석할 예정이었던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일정을 조정해서 부인 이설주와 함쩨 함께 남측 예술단 공연을 끝까지 관람했다. 이날 공연에는 여동생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최휘 국가체육지도위원회 위원장,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 김창선 노동당 서기실장, 박춘남 문화상 등 평창동계올림픽에 방문했던 북측 주요 인사들이 동행했다.

북한의 조선중앙통신은 2일 김 위원장의 공연 관람소식을 전하며 "우리 인민들이 남측의 대중예술에 대한 이해를 깊이하고 진심으로 환호하는 모습을 보면서 가슴이 벅차고 감동을 금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또한 "남측 예술단의 평양공연은 '봄이 온다'는 제명과 더불어 북과 남의 온 민족에게 평화의 봄을 불러왔다"며 "이런 좋은 분위기를 소중히 지켜가고 계속 키워나갈 때 우리 겨레의 앞길에는 언제나 새싹이 움트고 꽃이 피는 화창한 봄과 오곡백과 무르익는 풍요한 가을만이 있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과 나란히 앉아서 공연을 관람한 김 위원장은 부인 이설주와 함께 출연한 가수들과 일일이 악수하고 기념사진도 찍었다.

문화 예술의 힘은 위대하다. 정치나 이념, 군사나 종교 등은 소통하거나 이해하기 어렵지만, 문화와 예술은 정치와 이념, 군사나 종교 등을 뛰어 넘어서 함께 이해하고 공감하고 교류 협력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정치나 이념, 군사나 종교 등은 만나는 자체부터가 쉽지 않다. 서로 공통점을 발견하고 친해지기가 쉽지 않다. 만나도 자칫 갈등을 키우거나 싸우기 쉽다.

문화 예술, 체육, 경제 등의 활발한 교류 협력만이 평화와 통일의 지름길이라고 나는 수없이 주장해 왔다. 말하고 글로 쓰고, 연구하고 활동해 왔다. 통일정책으로 행정학박사 학위 논문을 썼고,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상임위원과 자문위원으로 활동하면서 대통령(민주평통 의장) 표창을 받았고,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민화협) 회원단체로 활동하면서 통일부장관 표창도 받았다. 대북지원시민단체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 집행위원으로 대북 인도적(人道的) 지원물자 인도(引導)단장으로 2004년 남포항과 평양을 방문하여 대동강, 모란봉 을밀대, 평양인민대학습당, 만경대, 동명성왕릉, 주체사상탑 등 평양 유적지를 탐방했다. 평양 지하철을 타고 평양 시민들과 인사도 나누었다.

평창동계올림픽을 북한을 참가시켜서 평화올림픽으로 만든 문재인 대통령의 리더쉽과 국정 운영은 아무리 칭찬해도 자니치지 않다. 올해 1월 초순까지도 미국 트럼프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 위원장 간에 서로 핵폭탄 단추를 책상 위에 갖고 있다고 위협과 긴장 조성을 해서 한반도는 전쟁 위기 속을 헤매고 있었다. 남북 관계는 우리의 상상력을 초월해서 급속히 해빙(解氷)되고 화해 협력과 평화의 길로 달려가고 있다.

한반도에 분명 봄은 오고 있다. 4월 27일, 판문점 남측 평화의 집에서 남북정상회담과 5월 북미정상회담이 열릴 예정이다. 앞으로도 넘어야 할 많은 산이 있고 비탈길이 있겠지만, 단절과 대결의 당사자가 남북정상회담과 북미정상회담 개최에 합의했다는 자체가 엄청난 변화요, 혁명적인 사건이다. 김정은 위원장의 중국 방문과 시진핑 중국 공산당 주석과의 정상회담이 있었고, 러시아 푸틴 대통령과의 회담도 점쳐지고 있는 상황이다.

한반도에 분명 봄은 오고 있지만, 봄을 시샘하는 꽃샘추위도 만만치 않은 것이 엄연한 현실이다. 그러나 지금 시점에서 나는 우여곡절은 있지만 남북관계도 잘 풀려 나가고, 문재인 정부도 성공할 것을 믿는다. 지금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국민의 지지가 70%가 넘어서가 아니고, 지난 김대중 정부와 노무현 정부의 미흡했던 점을 잘 살피고 보완해서 지금 잘 해나가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국정농단과 부패 비리 혐의로 구속된 이명박 대통령과 박근혜 대통령을 반면교사(反面敎師)로 삼아서 국정을 최선을 다해서 이끌어 나갈 것이기 때문이다.

특히 남북관계도 김대중 대통령이나 노무현 대통령은 임기 말에 정상회담을 개최하였기 때문에 후속 실행 조치들을 하는 데에 시간적인 여유가 없었다. 그런데 문재인 대통령은 작년 5월 임기를 시작하여 1년도 안되어서 남북정상회담을 성공시키면, 앞으로 4년이나 남은 임기 안에 남북정상회담을 여러 번 할 수 있기 때문에 남북 관계는 우리의 상상을 초월해서 튼튼한 상호 신뢰 속에 빠른 진척과 평화 통일의 길로 발전될 수 있다. 이것은 분단과 고통 속에서 울부짖는 우리 겨레에게 하늘이 준 거룩한 기회요, 눈물겨운 축복이다. 하늘이 내려준 이 기회와 이 축복을 놓치지 말고 잘 살려나가기 위해서 남녘 북녘 8천만 온 겨레가 기도하고 염원하고 합심해서 노력해야 할 것이다.

김윤호 주필 / ihonam@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