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희진 검찰 성추행 조사단장은 사퇴해야 한다
김윤호 논설위원·행정학 박사·국회출입기자포럼 회장 입력 : 2018. 02. 06(화) 16:48
지금 검찰은 성추행 성희롱으로 얼룩지고 있다. 국민의 따가운 눈총과 손가락질을 받고 있다. 사실을 알고 보면 눈총과 손가락질을 받을 만도 하다. 더욱 엄중한 지탄(指彈)과 규탄(糾彈)을 받는 것이 검찰에게는 입에는 쓸지 몰라도 약이 될는지 모른다.
관객 700만 명을 동원한 영화 ‘1987’에서의 검찰과 경찰은 권위주의 군사독재 시대의 부끄러운 모습이었다. 중앙정보부(국정원)과 검찰, 경찰이 합작하여 물고문으로 박종철 서울대생을 죽여 놓고도 강민창 치안본부장(경찰청장)은 기자 회견을 하여 “조사 도중에 탁자를 ‘탁’ 치니 ‘억’ 하고 죽었다”고 은폐 조작했다. 그 후 너무나 뻔뻔한 거짓말을 ‘탁 억 같은 소리’라고 유행되기도 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이 실소유자로 의심 받고 있는 ‘DAS'와 BBK 특별검사 정호영은 120억 원이 DAS의 회계 여직원 개인의 횡령이라고 지금도 웃으면서 주장하고 있다. 법은 사회상규(社會常規), 상식이다. 회사의 일개 말단 여직원 한 명이 회사 공금 120억 원을 혼자서 횡령했다는 말을 믿을 국민이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정신병자가 아니고서는 없다.
창원지검 통영지청에 근무하고 있는 서지현 검사가 종합편성채널 JTBC 뉴스룸에 나와서 손석희 앵커와의 대담을 통하여 자신이 2010년 10월 10일, 당시 이귀남 법무부장관도 참석한 어느 장례식장에서 안태근 법무부 정책기획단장에게 성추행(性醜行)을 당했다고 털어 놓았다. 사건 후, 호소를 했으나 최교일 당시 법무부 검찰국장(현 자유한국당 의원)이 무마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평소 엘리트 선민의식(選民意識)으로 권위적인 모습으로 국민 위에 군림하는 모습과 이미지를 가졌던 검찰은 물론 국민들에게 큰 충격을 주었다.
지난 8년 동안 서 검사는 트라우마로 마음 고생도 많았고 사무감사와 검찰총장 경고, 인사 불이익도 받으며 견디어 오다가, 이제 민주주의 시대가 조금 열리게 되니까, 박상기 법무부장관에게 성추행 사실과 부당한 업무 감찰, 인사 불이익에 대하여 조사해 줄 것을 요청하는 이메일을 보냈다. 박 장관은 처음에는 이메일을 받지 안했다고 하다가 서 검사 측이 이메일을 공개하자 1시간 후에 시인하고, 사과하는 기자회견을 했다. 나중에야 법무부 검찰 간부가 서 검사를 면담했으나, 성추행과 인사 불이익을 함께 조사해 달라고 했다는 서 검사측과 성추행은 덮어 달라고 했다는 면담 검찰 간부 사이에 진실 공방이 벌어지고 있다. 면담 후에도 아무런 조치가 없었다.
법무부는 서 검사 성추행 사건을 포함하여 검찰 내 성추행 사건을 조사하기 위하여 '성추행 사건 진상 규명 피해 회복 조사단'을 꾸리고 서울동부지검 조희진 검사장이 조사단장을 맡았다. 조 단장은 1호 여성 검사장이라고 한다. 그런데 서울 북부지방검찰청 임은정 부부장 검사가 ‘조 단장은 사퇴해야 한다’는 이메일을 법무부장관과 검찰총장에게 보냈다. 사퇴하라는 이유는 2016년 검찰 간부에 의한 여 검사의 성추행 사건을 조사하여 달라는 글을 검찰 내부 통신망에 올렸는데, 조 단장이 임 검사를 불러서 ‘글을 내려라. 정신과 치료를 받아라. 조직에 맞지 않으니 조직에서 나가라’는 폭언을 했다는 것이다. 이것은 폭언을 넘어서 협박이요, 인격 모독이요, 직무 유기다. 어제는 본인이 2003년 경주지청에 근무할 당시에 집에까지 따라온 상사 부장검사에게 폭력에 의한 성추행을 당했다고 검찰 내부 통신망에 올리고 폭로했다. 2011년 이후 성추행 성희롱으로 징계 받은 검사가 11명이라는데, 밝혀지지 않고 징계 받지 않은 사건은 얼마나 많을 것인가.
성추행이나 성희롱은 남에게 차마 말하기 어려운 큰 상처다. 서 검사와 임 검사의 용감하고 정의로운 향동에 ‘나도 당했다’는 ‘미투(#ME TOO)’ 운동이 전 국민적인 호응을 얻고 번져나가고 있다. 당신들을 응원한다, 당신들과 함께 한다는 ‘위드유(#WITH YOU)’ 운동도 확대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정 국회의원도 초임 변호사 시절, 검사장 출신 대형 로펌 대표에게 성추행을 당한 적이 있다고 털어 놓았다.
성추행 당했을 당시에는 자신의 처지에 불이익을 받을까봐 좀처럼 문제 삼기 어렵다. 나는 서 검사와 임 검사를 열렬히 지지하고 응원하는 의미에서 이 글을 쓰고 있다. 서 검사가 정치권에 진출하려고 JTBC에 출연해서 폭로했다는 루머도 있지만, 서 검사와 임 검사 같은 용기와 정의감을 갖춘 사람들이 정치권에 많이 들어와야 정의로운 나라가 정착된다고 나는 굳게 믿는다.
조 조사단장의 조사는 자기가 자기를 조사한다는 ‘셀프(SELF) 조사’라서 조사의 공정성과 신뢰에 문제가 있다. 여기에 조 단장의 과거 언행까지 혹이 붙여진 형국이다. 검찰은 진실과 정의를 밝히고 지키고 긍지로 삼는 국가 기간조직이다. 검찰 조직의 성추행이라는 불명예에 셀프조사라는 비상식, 여기에 조 단장의 자격 없음까지 혹이 붙은 상황에서 조 단장은 본인을 위해서나, 조직을 위해서나 하루 빨리 깨끗이 물러나야 한다.
그래야 거짓과 왜곡, 무시와 뭉개기로 일관한 한심하고 권위적이며 비민주적인 작태와 조직문화를 씻어낼 수 있는 조그마한 발걸음이 될 수가 있다. 검찰이 하는 일처리가 국민적 의혹과 분노를 일으키고 하도 한심해서 보다 못한 국가인권위원회도 나서서 ‘검찰 내 성추행 의혹 진상조사위원회’를 구성하여 처음으로 직권 조사하기로 했다. 국민적인 비난이 비등하자 법무부도 민간인이 참여하는 조사위원회를 구성한다고 하지만, 장관부터 말을 바꾸는 조직의 신뢰가 문제다. 힘없는 약자들인 촛불시민들의 간절함과 피맺힌 절규로 탄생한 문재인 정부의 지지와 신뢰에도 영향을 미친다. 진실되게 책임을 져야 신선하다.
얼마 전, 나도 인권 침해의 피해자로서 검찰과 경찰에 진정서를 냈다. 지금 조사가 마무리되지는 안했지만, 검찰과 경찰은 너무나 한심하고 분노를 금할 수가 없다. 참다 참다 못 견디고 억울하다고 호소하는 서 검사, 임 검사 같은 ‘피해자 중심’ ‘약자 중심’이 아니고, ‘가해자 중심’ ‘힘 있는 권력자 중심’의 마인드와 조사를 계속한다면 검찰과 경찰은 ‘진실과 정의, 국민’으로부터 멀리 동떨어진 불행한 조직이 될 것이다.
김윤호 논설위원·행정학 박사·국회출입기자포럼 회장
관객 700만 명을 동원한 영화 ‘1987’에서의 검찰과 경찰은 권위주의 군사독재 시대의 부끄러운 모습이었다. 중앙정보부(국정원)과 검찰, 경찰이 합작하여 물고문으로 박종철 서울대생을 죽여 놓고도 강민창 치안본부장(경찰청장)은 기자 회견을 하여 “조사 도중에 탁자를 ‘탁’ 치니 ‘억’ 하고 죽었다”고 은폐 조작했다. 그 후 너무나 뻔뻔한 거짓말을 ‘탁 억 같은 소리’라고 유행되기도 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이 실소유자로 의심 받고 있는 ‘DAS'와 BBK 특별검사 정호영은 120억 원이 DAS의 회계 여직원 개인의 횡령이라고 지금도 웃으면서 주장하고 있다. 법은 사회상규(社會常規), 상식이다. 회사의 일개 말단 여직원 한 명이 회사 공금 120억 원을 혼자서 횡령했다는 말을 믿을 국민이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정신병자가 아니고서는 없다.
창원지검 통영지청에 근무하고 있는 서지현 검사가 종합편성채널 JTBC 뉴스룸에 나와서 손석희 앵커와의 대담을 통하여 자신이 2010년 10월 10일, 당시 이귀남 법무부장관도 참석한 어느 장례식장에서 안태근 법무부 정책기획단장에게 성추행(性醜行)을 당했다고 털어 놓았다. 사건 후, 호소를 했으나 최교일 당시 법무부 검찰국장(현 자유한국당 의원)이 무마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평소 엘리트 선민의식(選民意識)으로 권위적인 모습으로 국민 위에 군림하는 모습과 이미지를 가졌던 검찰은 물론 국민들에게 큰 충격을 주었다.
지난 8년 동안 서 검사는 트라우마로 마음 고생도 많았고 사무감사와 검찰총장 경고, 인사 불이익도 받으며 견디어 오다가, 이제 민주주의 시대가 조금 열리게 되니까, 박상기 법무부장관에게 성추행 사실과 부당한 업무 감찰, 인사 불이익에 대하여 조사해 줄 것을 요청하는 이메일을 보냈다. 박 장관은 처음에는 이메일을 받지 안했다고 하다가 서 검사 측이 이메일을 공개하자 1시간 후에 시인하고, 사과하는 기자회견을 했다. 나중에야 법무부 검찰 간부가 서 검사를 면담했으나, 성추행과 인사 불이익을 함께 조사해 달라고 했다는 서 검사측과 성추행은 덮어 달라고 했다는 면담 검찰 간부 사이에 진실 공방이 벌어지고 있다. 면담 후에도 아무런 조치가 없었다.
법무부는 서 검사 성추행 사건을 포함하여 검찰 내 성추행 사건을 조사하기 위하여 '성추행 사건 진상 규명 피해 회복 조사단'을 꾸리고 서울동부지검 조희진 검사장이 조사단장을 맡았다. 조 단장은 1호 여성 검사장이라고 한다. 그런데 서울 북부지방검찰청 임은정 부부장 검사가 ‘조 단장은 사퇴해야 한다’는 이메일을 법무부장관과 검찰총장에게 보냈다. 사퇴하라는 이유는 2016년 검찰 간부에 의한 여 검사의 성추행 사건을 조사하여 달라는 글을 검찰 내부 통신망에 올렸는데, 조 단장이 임 검사를 불러서 ‘글을 내려라. 정신과 치료를 받아라. 조직에 맞지 않으니 조직에서 나가라’는 폭언을 했다는 것이다. 이것은 폭언을 넘어서 협박이요, 인격 모독이요, 직무 유기다. 어제는 본인이 2003년 경주지청에 근무할 당시에 집에까지 따라온 상사 부장검사에게 폭력에 의한 성추행을 당했다고 검찰 내부 통신망에 올리고 폭로했다. 2011년 이후 성추행 성희롱으로 징계 받은 검사가 11명이라는데, 밝혀지지 않고 징계 받지 않은 사건은 얼마나 많을 것인가.
성추행이나 성희롱은 남에게 차마 말하기 어려운 큰 상처다. 서 검사와 임 검사의 용감하고 정의로운 향동에 ‘나도 당했다’는 ‘미투(#ME TOO)’ 운동이 전 국민적인 호응을 얻고 번져나가고 있다. 당신들을 응원한다, 당신들과 함께 한다는 ‘위드유(#WITH YOU)’ 운동도 확대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정 국회의원도 초임 변호사 시절, 검사장 출신 대형 로펌 대표에게 성추행을 당한 적이 있다고 털어 놓았다.
성추행 당했을 당시에는 자신의 처지에 불이익을 받을까봐 좀처럼 문제 삼기 어렵다. 나는 서 검사와 임 검사를 열렬히 지지하고 응원하는 의미에서 이 글을 쓰고 있다. 서 검사가 정치권에 진출하려고 JTBC에 출연해서 폭로했다는 루머도 있지만, 서 검사와 임 검사 같은 용기와 정의감을 갖춘 사람들이 정치권에 많이 들어와야 정의로운 나라가 정착된다고 나는 굳게 믿는다.
조 조사단장의 조사는 자기가 자기를 조사한다는 ‘셀프(SELF) 조사’라서 조사의 공정성과 신뢰에 문제가 있다. 여기에 조 단장의 과거 언행까지 혹이 붙여진 형국이다. 검찰은 진실과 정의를 밝히고 지키고 긍지로 삼는 국가 기간조직이다. 검찰 조직의 성추행이라는 불명예에 셀프조사라는 비상식, 여기에 조 단장의 자격 없음까지 혹이 붙은 상황에서 조 단장은 본인을 위해서나, 조직을 위해서나 하루 빨리 깨끗이 물러나야 한다.
그래야 거짓과 왜곡, 무시와 뭉개기로 일관한 한심하고 권위적이며 비민주적인 작태와 조직문화를 씻어낼 수 있는 조그마한 발걸음이 될 수가 있다. 검찰이 하는 일처리가 국민적 의혹과 분노를 일으키고 하도 한심해서 보다 못한 국가인권위원회도 나서서 ‘검찰 내 성추행 의혹 진상조사위원회’를 구성하여 처음으로 직권 조사하기로 했다. 국민적인 비난이 비등하자 법무부도 민간인이 참여하는 조사위원회를 구성한다고 하지만, 장관부터 말을 바꾸는 조직의 신뢰가 문제다. 힘없는 약자들인 촛불시민들의 간절함과 피맺힌 절규로 탄생한 문재인 정부의 지지와 신뢰에도 영향을 미친다. 진실되게 책임을 져야 신선하다.
얼마 전, 나도 인권 침해의 피해자로서 검찰과 경찰에 진정서를 냈다. 지금 조사가 마무리되지는 안했지만, 검찰과 경찰은 너무나 한심하고 분노를 금할 수가 없다. 참다 참다 못 견디고 억울하다고 호소하는 서 검사, 임 검사 같은 ‘피해자 중심’ ‘약자 중심’이 아니고, ‘가해자 중심’ ‘힘 있는 권력자 중심’의 마인드와 조사를 계속한다면 검찰과 경찰은 ‘진실과 정의, 국민’으로부터 멀리 동떨어진 불행한 조직이 될 것이다.
김윤호 논설위원·행정학 박사·국회출입기자포럼 회장 ihonam@naver.com
| 김윤호 주필 / ihonam@naver.com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