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혈압이나 당뇨병으로 약을 복용하고 있는 경증 만성질환자나 중대질병 이력이 있는 사람도 오는 4월부터는 실손의료보험에 가입할 수 있다니 바람직한 현상으로 받아들인다. 다만 과거 2년간 치료한 이력이 없어야 하지만 말이다.

금융위원회는 치료 이력이 있는 이른바 유병력자도 가입이 가능한 실손의료보험을 출시키로 했다. 그동안 실손보험은 과거 5년간 뇌출혈·뇌경색·심근경색 등 중대 질병을 앓았으면 대부분 가입할 수 없었다. 중대 질병이 아니어도 고혈압이나 당뇨병처럼 단순히 투약만 하는 경우도 보험사가 가입을 거절했다.

금융위의 유병력자 실손보험은 보험가입 시 질병을 심사하는 기간을 과거 5년에서 2년으로 줄인다. 5년간 치료 이력을 심사하는 중대 질병도 암, 백혈병, 고혈압, 협심증, 심근경색, 심장판막증, 간경화증, 뇌출혈·뇌경색, 당뇨병, 에이즈 등 10개에서 암 1개로 축소한다. 암은 5년간 관찰을 거쳐 완치 판정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2년 동안 백혈병이나 심근경색, 고혈압 등으로 입원·수술을 받지 않았다면 실손보험에 가입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올해 기준으로 실손보험을 가입하려는 사람이 5년 전인 2013년 협심증을 앓아 치료를 받았다면 보험사는 가입을 거절한다. 그러나 4월에 출시될 유병력자 실손보험에 가입하려 할 때 2년 병력만 심사하기 때문에 2013년 협심증으로 수술했다면 가입하는 데 문제가 없다. 그러나 5년 이내인 2013년 암을 앓았던 사람이라면 가입이 거절된다.

정부의 이번 정책시행이 고령화 진전에 따라 증가하는 유병력자, 경증 만성질환자의 보장 사각지대를 해소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