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올림픽과 평양올림픽, 평화올림픽
김윤호 논설위원·행정학 박사·국회출입기자포럼 회장 입력 : 2018. 01. 23(화) 16:36
2월 9일부터 강원도 평창에서 열리는 평창 동계올림픽이 보름 앞으로 다가왔다. 북한 선수단 참가와 여자하키 남북 단일팀 구성을 추진하던 중에 북한 동계올림픽 예술단 사전 점검단이 1월 22일(월) 내려와서 서울과 강릉을 답사하고 다음 날 돌아갔다.
남북 간에 교류 협력이 빈번하고 활발하던 때라면 별 주의를 받지 못했을 것이다. 세상사는 타이밍, 때(時)가 중요한 법이다. 똑 같은 말이나 행동도 때와 장소에 따라서 천지 차이가 난다. 북한 핵·미사일 시험 발사와 미국의 사드 배치·제재 압박, 한미 연합훈련,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 간의 말 폭탄 등으로 한반도는 긴장과 대결의 화약고가 되었다.
우리 국민들은 전쟁 불감증에 걸린 것처럼 오히려 평온한 데, 미국 하와이와 일본 등에서는 북한 미사일 대피 사이렌이 울리고 시민 대피 훈련을 실시했다. 하와이와 일본 어느 도시에서는 실제 상황처럼 사이렌이 울려서 시민들이 혼란과 대피를 하다가 사이렌 작동을 실수로 했다고 발표하는 해프닝도 벌어졌다.
평창올림픽을 북한이 참가하고 공동 입장과 단일팀을 구성하여 한반도에 긴장을 완화하고 남북 대화와 북미 대화로 나가겠다는 의지를 문재인 대통령이 먼저 제안하고 김정은 위원장이 신년사에서 화답해서 급진전되었다. 2016년 2월 박근혜 대통령이 개성공단을 구두 지시로 폐쇄시킨 이후 2년 가까이 막혔던 경의선 도로를 따라서 내려온 북한 동계올림픽 예술단 사전 점검단은 국내외의 비상한 관심을 받았다.
북한 동계올림픽 예술단 사전 점검단은 단순히 예술단 사전 점검단이 아니다. 대화 채널 하나도 없이 모든 통로와 창구가 꽉 막힌 현재의 남북 관계 개선의 선발대이다. 점검단 단장으로 내려온 현송월 삼지연관현악단 단장은 냉전과 대결의 남북 관계를 화해와 협력의 남북관계로 전환시켜서 열어가는 선봉장이다. 예술과 체육을 넘어서 정치적 함의(含意)와 역사적인 무게가 있는 사건이다.
현송월 단장 일행은 버스를 타고 파주 통일대교를 지나서 서울역까지 와서 케이티엑스(KTX) 열차를 타고 강릉으로 가서 강릉시내에 있는 명륜고등학교 교내에 있는 황영조기념체육관과 강릉아트센터를 방문했다. 경포대 부근 호텔에서 자고 열차로 서울로 와서 잠실학생체육관과 장충체육관, 국립극장을 둘러보았다. 강릉아트센터와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북한 예술단이 공연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 사전 점검단도 스키 합동 연습장소인 마식령 스키장과 동계올림픽 전야제 문화공연 장소인 금강산을 방문하고 있다.
평창 동계올림픽에 한반도기 들고 남북 공동 입장과 여자아이스하키 남북 단일팀 구성, 고위급 대표단·민족올림픽위원회 대표단·예술단·태권도 시범단·응원단·기자단 등 600여명의 북한 체육인과 예술인의 방남(訪南)이 이루어질 예정이다. 이를 두고 야당과 일부 몰지각한 극우보수 단체는 20년 고생해서 따온 동계올림픽을 북한에 갖다 바쳤다. 입장식 때 한반도기 사용은 안된다. 인공기 사용도 안된다. 평창올림픽이 아니고 평양올림픽이 되었다. 제재 압박이 힘들어서 어쩔 수 없이 한국을 무너뜨리기 위해서 평창에 오는 것이다. 북한 전략 전술에 빠져서 끌려 다닌다. 여자아이스하키 단일팀 구성으로 우리 국가대표 선수들이 피해를 본다. 경기마다 북한 선수 3명씩 출전하도록 했는데, 경기에는 팀웍이 중요하다.
특히 현송월 사전 점검단 단장을 돌발사태로부터 보호하기 위하여 많은 경찰력을 동원한 것을 두고 한 명의 북한군 대좌(현송월 계급, 정치위원회 후보위원, 차관급)를 국빈급으로 대접하고 있다, 올림픽이 북한 체제의 선전 선동장이 되었다. 올림픽은 어디로 가고 북한 예술단만 보인다. 현송월이 일방적으로 방남을 하루 늦추고 기자들에게 말 한 마디 않고 다니는 것은 남한 길들이기이고 계획된 것이 아니냐, 식사나 호텔도 너무 비싼 것으로 과잉 대접한 것이 아니냐는 등 야당과 일부 보수 언론이 떠들었다.
나는 평창동계올림픽은 너무나 애달픈 우리 분단민족에게 하늘이 준 축복이요, 너무도 소중한 기회라고 생각한다고 쓴 적이 있다. 북한의 평창동계올림픽 참가는 우리의 손실이 하나라면, 이득은 열이다. 부정적인 측면도 있지만 긍정적인 측면이 훨씬 크고 많다. 북한의 참가로 평창올림픽은 대결과 냉전의 분단 민족의 ‘평화올림픽’으로 국민과 북한, 전 세계에 알리는 역사적인 사건이 된다. 외신 기자들도 현송월 일행의 동선을 자세히 보도했듯이, 평창동계올림픽은 흥행도 대박이 될 것이다.
북한의 참가로 평창동계올림픽이 평화올림픽이 되고 대박을 가져다주는 것보다 더 중요한 의미가 있다. 평창동계올림픽을 계기로 끊어졌던 남북 대화가 다시 시작되고, 체육인과 예술인 등이 서로 방문하여 교류 협력하게 되었다는 사실이다. 문제는 평창동계올림픽 이후가 더욱 중요하다. 다시 ‘평창’ 이전의 단절과 대결의 냉전 상태로 되돌아간다면, 어느 세월에 다시 대화가 시작될는지, 긴장 상태 속에서 무슨 불행한 돌발사태가 날는지, 아무도 알 수가 없게 된다.
지난 1월 9일, 판문점 평화의집에서 열린 남북고위급회담에서 공동 발표문을 상기한다. 쌍방은 첫째, 평창 동계올림픽 및 동계패럴림픽의 성공적 진행을 위해 적극 협력한다. 둘째, 군사적 긴장 완화, 한반도의 평화적 환경 마련 및 민족적 화해와 단합 도모를 위한 공동 노력한다. 셋째, 기존의 남북선언 존중, 한반도 문제의 당사자로서 대화와 협상을 통해 해결한다.
평창동계올림픽 이후에 쌍방은 서로 자극해서는 안된다. 제재와 압박, 훈련과 비핵(非核), 핵과 미사일 같은 상대방이 싫어하는 일을 서로 삼가야 한다. 나는 할 테니, 너는 이해하고 하지 말라고 한다면 안된다. 남과 북이 서로 잘한다고 싸우면 누가 손해이고 누가 좋아할 것인가. 다시 틀어지면 어느 세월에 다시 만나서 대화하고 교류 협력할 수 있겠는가.
김윤호 논설위원·행정학 박사·국회출입기자포럼 회장
남북 간에 교류 협력이 빈번하고 활발하던 때라면 별 주의를 받지 못했을 것이다. 세상사는 타이밍, 때(時)가 중요한 법이다. 똑 같은 말이나 행동도 때와 장소에 따라서 천지 차이가 난다. 북한 핵·미사일 시험 발사와 미국의 사드 배치·제재 압박, 한미 연합훈련,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 간의 말 폭탄 등으로 한반도는 긴장과 대결의 화약고가 되었다.
우리 국민들은 전쟁 불감증에 걸린 것처럼 오히려 평온한 데, 미국 하와이와 일본 등에서는 북한 미사일 대피 사이렌이 울리고 시민 대피 훈련을 실시했다. 하와이와 일본 어느 도시에서는 실제 상황처럼 사이렌이 울려서 시민들이 혼란과 대피를 하다가 사이렌 작동을 실수로 했다고 발표하는 해프닝도 벌어졌다.
평창올림픽을 북한이 참가하고 공동 입장과 단일팀을 구성하여 한반도에 긴장을 완화하고 남북 대화와 북미 대화로 나가겠다는 의지를 문재인 대통령이 먼저 제안하고 김정은 위원장이 신년사에서 화답해서 급진전되었다. 2016년 2월 박근혜 대통령이 개성공단을 구두 지시로 폐쇄시킨 이후 2년 가까이 막혔던 경의선 도로를 따라서 내려온 북한 동계올림픽 예술단 사전 점검단은 국내외의 비상한 관심을 받았다.
북한 동계올림픽 예술단 사전 점검단은 단순히 예술단 사전 점검단이 아니다. 대화 채널 하나도 없이 모든 통로와 창구가 꽉 막힌 현재의 남북 관계 개선의 선발대이다. 점검단 단장으로 내려온 현송월 삼지연관현악단 단장은 냉전과 대결의 남북 관계를 화해와 협력의 남북관계로 전환시켜서 열어가는 선봉장이다. 예술과 체육을 넘어서 정치적 함의(含意)와 역사적인 무게가 있는 사건이다.
현송월 단장 일행은 버스를 타고 파주 통일대교를 지나서 서울역까지 와서 케이티엑스(KTX) 열차를 타고 강릉으로 가서 강릉시내에 있는 명륜고등학교 교내에 있는 황영조기념체육관과 강릉아트센터를 방문했다. 경포대 부근 호텔에서 자고 열차로 서울로 와서 잠실학생체육관과 장충체육관, 국립극장을 둘러보았다. 강릉아트센터와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북한 예술단이 공연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 사전 점검단도 스키 합동 연습장소인 마식령 스키장과 동계올림픽 전야제 문화공연 장소인 금강산을 방문하고 있다.
평창 동계올림픽에 한반도기 들고 남북 공동 입장과 여자아이스하키 남북 단일팀 구성, 고위급 대표단·민족올림픽위원회 대표단·예술단·태권도 시범단·응원단·기자단 등 600여명의 북한 체육인과 예술인의 방남(訪南)이 이루어질 예정이다. 이를 두고 야당과 일부 몰지각한 극우보수 단체는 20년 고생해서 따온 동계올림픽을 북한에 갖다 바쳤다. 입장식 때 한반도기 사용은 안된다. 인공기 사용도 안된다. 평창올림픽이 아니고 평양올림픽이 되었다. 제재 압박이 힘들어서 어쩔 수 없이 한국을 무너뜨리기 위해서 평창에 오는 것이다. 북한 전략 전술에 빠져서 끌려 다닌다. 여자아이스하키 단일팀 구성으로 우리 국가대표 선수들이 피해를 본다. 경기마다 북한 선수 3명씩 출전하도록 했는데, 경기에는 팀웍이 중요하다.
특히 현송월 사전 점검단 단장을 돌발사태로부터 보호하기 위하여 많은 경찰력을 동원한 것을 두고 한 명의 북한군 대좌(현송월 계급, 정치위원회 후보위원, 차관급)를 국빈급으로 대접하고 있다, 올림픽이 북한 체제의 선전 선동장이 되었다. 올림픽은 어디로 가고 북한 예술단만 보인다. 현송월이 일방적으로 방남을 하루 늦추고 기자들에게 말 한 마디 않고 다니는 것은 남한 길들이기이고 계획된 것이 아니냐, 식사나 호텔도 너무 비싼 것으로 과잉 대접한 것이 아니냐는 등 야당과 일부 보수 언론이 떠들었다.
나는 평창동계올림픽은 너무나 애달픈 우리 분단민족에게 하늘이 준 축복이요, 너무도 소중한 기회라고 생각한다고 쓴 적이 있다. 북한의 평창동계올림픽 참가는 우리의 손실이 하나라면, 이득은 열이다. 부정적인 측면도 있지만 긍정적인 측면이 훨씬 크고 많다. 북한의 참가로 평창올림픽은 대결과 냉전의 분단 민족의 ‘평화올림픽’으로 국민과 북한, 전 세계에 알리는 역사적인 사건이 된다. 외신 기자들도 현송월 일행의 동선을 자세히 보도했듯이, 평창동계올림픽은 흥행도 대박이 될 것이다.
북한의 참가로 평창동계올림픽이 평화올림픽이 되고 대박을 가져다주는 것보다 더 중요한 의미가 있다. 평창동계올림픽을 계기로 끊어졌던 남북 대화가 다시 시작되고, 체육인과 예술인 등이 서로 방문하여 교류 협력하게 되었다는 사실이다. 문제는 평창동계올림픽 이후가 더욱 중요하다. 다시 ‘평창’ 이전의 단절과 대결의 냉전 상태로 되돌아간다면, 어느 세월에 다시 대화가 시작될는지, 긴장 상태 속에서 무슨 불행한 돌발사태가 날는지, 아무도 알 수가 없게 된다.
지난 1월 9일, 판문점 평화의집에서 열린 남북고위급회담에서 공동 발표문을 상기한다. 쌍방은 첫째, 평창 동계올림픽 및 동계패럴림픽의 성공적 진행을 위해 적극 협력한다. 둘째, 군사적 긴장 완화, 한반도의 평화적 환경 마련 및 민족적 화해와 단합 도모를 위한 공동 노력한다. 셋째, 기존의 남북선언 존중, 한반도 문제의 당사자로서 대화와 협상을 통해 해결한다.
평창동계올림픽 이후에 쌍방은 서로 자극해서는 안된다. 제재와 압박, 훈련과 비핵(非核), 핵과 미사일 같은 상대방이 싫어하는 일을 서로 삼가야 한다. 나는 할 테니, 너는 이해하고 하지 말라고 한다면 안된다. 남과 북이 서로 잘한다고 싸우면 누가 손해이고 누가 좋아할 것인가. 다시 틀어지면 어느 세월에 다시 만나서 대화하고 교류 협력할 수 있겠는가.
김윤호 논설위원·행정학 박사·국회출입기자포럼 회장 ihonam@naver.com
| 김윤호 주필 / ihonam@naver.com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