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의 방중(訪中) 성과를 높이 평가한다
김윤호 논설위원·행정학 박사·국회출입기자포럼 회장 입력 : 2017. 12. 19(화) 16:26
옛날 절대 왕권시대에 왕이나 절대 권력자를 찬양하고 신격화하는 글이나 시(詩)를 가리켜 용비어천가(龍飛御天歌)라고 불렀다. 부정선거가 아니고 공명정대한 합법선거에 의해서 선출된 민주적인 대통령을 칭찬하는 것도 용비어천가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을 수 있다. 그러나 투표도, 크고 작은 세상사도 찬성과 반대의 의사표시를 분명히 해야 할 경우가 많다.
지난 12월 13일부터 시작된 문재인 대통령의 중국 방문은 북경공항에서의 영접부터 말이 많다. 국빈(國賓) 방문의 대통령을 중국의 차관보급이 영접하는 것이 외교 관례상 결례(缺禮)라는 지적이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의 만찬과 천민얼(陳敏爾) 충칭(重慶)시 서기와의 오찬을 빼고는 모두 혼밥(혼자 먹는 밥)을 먹었다. 대통령이 혼자 밥을 먹은 것이 아니고, 수행원들과 함께 북경 시내 서민식당에서 식사한 것이다. 정상회담 후에 있는 공동성명도, 공동 언론 발표문도 없이 이례적으로 각자 언론 발표문을 내놓았다.
여기에 문 대통령을 동행 취재하던 한국 기자단 중 2명이 중국 경호원들에게 집단 폭행을 당하는 돌발사건까지 터졌다. 엎친 데 덮친 격이었다. 여기에 보수 성향의 국내 언론은 북한을 더욱 강하게 제재 압박하는 결정적인 방법인 ‘대북 원유 공급 중단’을 중국에 요구하지 안했다고 비판하는 사설을 싣고 있다.
그래서 문 대통령의 방중 성괴를 놓고 정당들은 ‘극과 극’으로 갈렸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중국의 사드 보복을 철회시키고 양국 관계회복을 한 성공적인 외교’라고 평가하고. 자유한국당은 ‘굴욕 외교, 조공(朝貢) 외교, 정유(丁酉) 국치(國恥)’, 국민의당은 ‘국민의 자존심을 상하게 한 외교 참사, 외교부 장관과 주중대사 경질’을 주장했다. 대통령의 외국 방문을 두고 이렇게 평가가 극단적으로 갈린 적도 드문 일이다.
내가 문 대통령의 방중 성과를 성공적으로 보는 이유는 다음과 같다. 문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이 14일 베이징에서 정상회담을 갖고 ‘한반도 평화와 안정을 위한 4대 원칙'에 합의했다. 한반도에 전쟁은 절대 용납할 수 없으며, 한반도 비핵화 원칙을 확고하게 견지하고, 모든 문제는 대화와 협상을 통해 평화적으로 해결한다는 것이 북핵과 관련된 3가지 직접적 합의다. 여기에 남북한 간의 관계 개선이 한반도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된다는 데 두 사람이 합의했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일도 만나서 서로 대화하고 확인하고 대외적으로 선언한다는 것은 중대한 의미가 있다. 더구나 국가 간의 중대한 문제에 대하여 국가를 대표하는 대통령이나 국가 원수(元首)가 만나서 합의하여 전 세계에 선언한다는 것은 너무나 중차대한 일이다. 위의 4대 원칙을 합의하여 선언한 일 하나로도 문 대통령의 방중 성과는 100점 이상이라고 생각한다. ‘한반도에 전쟁은 절대 안된다’는 선언 하나로도 100점 이상이다. 우리 국민들은 전쟁 면역이 생겨서인지 전쟁 위기를 잘 느끼지 못하고 있으나, 일본, 미국, 중국 등 외국에서는 우리 한반도가 화약고처럼 전쟁 위험지대로 알고 있다.
걸핏하면 ‘선제 타격’이다, ‘최첨단 전략자산의 한반도 전개’다, ‘참수부대 훈련’이다, ‘더 강한 제재 압박’이다 등 대화나 평화와는 거리가 먼 말폭탄과 제재 강화와 위협만이 문제 해결과 애국인양 판치는 험악한 판국에 ‘전쟁 절대 반대’라는 말 자체가 너무나 신선하고 희망적인 메시지이다. 북한 핵 등 한반도 모든 문제는 대화와 협상을 통해 평화적으로 해결한다는 선언도 신선하고 너무나 타당하다. 우리에게 숙명적인 존재이고 중요한 전략적인 파트너인 중국 최고 지도자와 문 대통령이 만나서 합의한 선언이 아니고, 다른 사람의 말이라면 ‘현실을 모르는 낭만적인 주장’이라고 폄하하고 비난했을 것이다.
문 대통령이 충칭을 방문한 것도 참으로 잘한 일이다. 충칭은 백범 김구 선생이 이끌던 마지막 대한민국 임시정부가 있었던 곳이다. 대한민국은 1919년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법통을 계승한다고 우리 헌법 전문(前文)에 명시되어 있다. ‘임시정부는 대한민국의 뿌리이고 법통이다. 2019년은 대한민국 건국 100주년이 된다’고 선언한 문 대통령은 민족의 뿌리 찾기 차원에서도 훌륭한 족적을 남겼다. 충칭에 있는 ‘광복군 총사령부 터’도 복원할 것을 천민얼 충칭시 서기와 협의했다. 현직 대통령으로서 충칭을 방문한 것도 처음이다.
충칭시에는 사드 보복으로 피해를 많이 입은 현대자동차 공장과 SK하이닉스가 있는데, 문 대통령은 현대자동차 공장을 찾아가서 위로와 격려를 했다. 충칭시는 인구가 3천만 명이 넘고, 시 주석이 야심차게 추진하고 있는 신(新)실크로드인 ‘일대일로(一帶一路)의 중심 도시다. 일대일로의 일대(One Belt)는 중앙아시아를 거쳐 유럽으로 뻗는 육상실크로드 경제벨트이고, 일로(One Road)는 동남아를 경유해 아프리카와 유럽으로 이어지는 21세기 해양 실크로드를 말한다.
중국과의 친선 우호가 미국과 일본의 눈치를 보아야 할 수도 있다. 그러나 문 대통령의 방중 첫날인 12월 13일은 일본군에 의한 ‘난징(南京) 대학살’ 80주년이 되는 날이다. 충칭은 대한민국 임시정부와 국내에 진공하여 일본군과의 전투를 준비하고 있던 광복군 총사령부가 있던 항일(抗日) 독립운동의 근거지였다. 항일과 뿌리 찾기, 경제 교류를 매개로 중국과의 우호 협력을 강화한 이번 문 대통령의 방중 일정은 전략적이고 감동적이었다.
김윤호 논설위원·행정학 박사·국회출입기자포럼 회장
지난 12월 13일부터 시작된 문재인 대통령의 중국 방문은 북경공항에서의 영접부터 말이 많다. 국빈(國賓) 방문의 대통령을 중국의 차관보급이 영접하는 것이 외교 관례상 결례(缺禮)라는 지적이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의 만찬과 천민얼(陳敏爾) 충칭(重慶)시 서기와의 오찬을 빼고는 모두 혼밥(혼자 먹는 밥)을 먹었다. 대통령이 혼자 밥을 먹은 것이 아니고, 수행원들과 함께 북경 시내 서민식당에서 식사한 것이다. 정상회담 후에 있는 공동성명도, 공동 언론 발표문도 없이 이례적으로 각자 언론 발표문을 내놓았다.
여기에 문 대통령을 동행 취재하던 한국 기자단 중 2명이 중국 경호원들에게 집단 폭행을 당하는 돌발사건까지 터졌다. 엎친 데 덮친 격이었다. 여기에 보수 성향의 국내 언론은 북한을 더욱 강하게 제재 압박하는 결정적인 방법인 ‘대북 원유 공급 중단’을 중국에 요구하지 안했다고 비판하는 사설을 싣고 있다.
그래서 문 대통령의 방중 성괴를 놓고 정당들은 ‘극과 극’으로 갈렸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중국의 사드 보복을 철회시키고 양국 관계회복을 한 성공적인 외교’라고 평가하고. 자유한국당은 ‘굴욕 외교, 조공(朝貢) 외교, 정유(丁酉) 국치(國恥)’, 국민의당은 ‘국민의 자존심을 상하게 한 외교 참사, 외교부 장관과 주중대사 경질’을 주장했다. 대통령의 외국 방문을 두고 이렇게 평가가 극단적으로 갈린 적도 드문 일이다.
내가 문 대통령의 방중 성과를 성공적으로 보는 이유는 다음과 같다. 문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이 14일 베이징에서 정상회담을 갖고 ‘한반도 평화와 안정을 위한 4대 원칙'에 합의했다. 한반도에 전쟁은 절대 용납할 수 없으며, 한반도 비핵화 원칙을 확고하게 견지하고, 모든 문제는 대화와 협상을 통해 평화적으로 해결한다는 것이 북핵과 관련된 3가지 직접적 합의다. 여기에 남북한 간의 관계 개선이 한반도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된다는 데 두 사람이 합의했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일도 만나서 서로 대화하고 확인하고 대외적으로 선언한다는 것은 중대한 의미가 있다. 더구나 국가 간의 중대한 문제에 대하여 국가를 대표하는 대통령이나 국가 원수(元首)가 만나서 합의하여 전 세계에 선언한다는 것은 너무나 중차대한 일이다. 위의 4대 원칙을 합의하여 선언한 일 하나로도 문 대통령의 방중 성과는 100점 이상이라고 생각한다. ‘한반도에 전쟁은 절대 안된다’는 선언 하나로도 100점 이상이다. 우리 국민들은 전쟁 면역이 생겨서인지 전쟁 위기를 잘 느끼지 못하고 있으나, 일본, 미국, 중국 등 외국에서는 우리 한반도가 화약고처럼 전쟁 위험지대로 알고 있다.
걸핏하면 ‘선제 타격’이다, ‘최첨단 전략자산의 한반도 전개’다, ‘참수부대 훈련’이다, ‘더 강한 제재 압박’이다 등 대화나 평화와는 거리가 먼 말폭탄과 제재 강화와 위협만이 문제 해결과 애국인양 판치는 험악한 판국에 ‘전쟁 절대 반대’라는 말 자체가 너무나 신선하고 희망적인 메시지이다. 북한 핵 등 한반도 모든 문제는 대화와 협상을 통해 평화적으로 해결한다는 선언도 신선하고 너무나 타당하다. 우리에게 숙명적인 존재이고 중요한 전략적인 파트너인 중국 최고 지도자와 문 대통령이 만나서 합의한 선언이 아니고, 다른 사람의 말이라면 ‘현실을 모르는 낭만적인 주장’이라고 폄하하고 비난했을 것이다.
문 대통령이 충칭을 방문한 것도 참으로 잘한 일이다. 충칭은 백범 김구 선생이 이끌던 마지막 대한민국 임시정부가 있었던 곳이다. 대한민국은 1919년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법통을 계승한다고 우리 헌법 전문(前文)에 명시되어 있다. ‘임시정부는 대한민국의 뿌리이고 법통이다. 2019년은 대한민국 건국 100주년이 된다’고 선언한 문 대통령은 민족의 뿌리 찾기 차원에서도 훌륭한 족적을 남겼다. 충칭에 있는 ‘광복군 총사령부 터’도 복원할 것을 천민얼 충칭시 서기와 협의했다. 현직 대통령으로서 충칭을 방문한 것도 처음이다.
충칭시에는 사드 보복으로 피해를 많이 입은 현대자동차 공장과 SK하이닉스가 있는데, 문 대통령은 현대자동차 공장을 찾아가서 위로와 격려를 했다. 충칭시는 인구가 3천만 명이 넘고, 시 주석이 야심차게 추진하고 있는 신(新)실크로드인 ‘일대일로(一帶一路)의 중심 도시다. 일대일로의 일대(One Belt)는 중앙아시아를 거쳐 유럽으로 뻗는 육상실크로드 경제벨트이고, 일로(One Road)는 동남아를 경유해 아프리카와 유럽으로 이어지는 21세기 해양 실크로드를 말한다.
중국과의 친선 우호가 미국과 일본의 눈치를 보아야 할 수도 있다. 그러나 문 대통령의 방중 첫날인 12월 13일은 일본군에 의한 ‘난징(南京) 대학살’ 80주년이 되는 날이다. 충칭은 대한민국 임시정부와 국내에 진공하여 일본군과의 전투를 준비하고 있던 광복군 총사령부가 있던 항일(抗日) 독립운동의 근거지였다. 항일과 뿌리 찾기, 경제 교류를 매개로 중국과의 우호 협력을 강화한 이번 문 대통령의 방중 일정은 전략적이고 감동적이었다.
김윤호 논설위원·행정학 박사·국회출입기자포럼 회장 ihonam@naver.com
| 김윤호 주필 / ihonam@naver.com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