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1000만원 이하의 빚 원금을 10년 이상 다 갚지 못한 장기 소액 연체자에 대해 원금을 100%까지 탕감해주는 정책을 최근 발표했다. 대상자는 159만명이고, 금액으로 따지면 6조2000억원에 달한다.

역대 정부가 여러 차례 '빚 탕감' 정책을 내놨지만, 원금까지 모두 탕감해주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정부는 이번에 재산과 소득 등을 따져 실제 빚을 갚을 능력이 없는 경우에만 100% 탕감해준다고 했다. 하지만 첫 '원금 100% 탕감'의 의미가 강한 만큼 사회적으로 도덕적 해이가 늘어날 우려도 커지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이날 장기 소액 연체자가 159만명으로 추정된다고 했다.

정부는 내년 2월부터 장기 소액 연체자들의 신청을 받아 상환 능력을 심사하게 된다. 100% 원금 탕감을 받으려면 10년 이상 된 장애인용 자동차, 1t 미만 영업용 차량 등 생계형 재산을 제외하고 회수 가능한 재산이 없고, 소득은 중위소득의 60%(1인 가구의 경우 월 99만원) 이하이어야 한다. 신청자는 재산, 소득, 금융, 과세 등에 대한 증빙 자료를 제출해야 한다. 다만 국민행복기금에 연체하고 있는 40만명의 경우엔 본인 신청이 없어도 일괄적으로 재산·소득 조회를 해서 상환 능력을 심사하기로 했다.

장기간 적은 액수도 못 갚는 건 자력으로 회복이 어렵다는 건데, 그런 상태에서 짐을 더 지우면 나락으로 떨어지기 때문에 원금 탕감으로 구제해 주는 것도 정부가 할 일중의 하나로 여겨진다.

그러나 정부에서 원금까지 전부 갚아주기 시작하면 빌린 돈을 일부러 안 갚는 '도덕적 해이'가 늘어날 수도 있다. 정부는 이같은 우려가 불식될 수 있도록 제도적 뒷받침을 비롯한 대책마련에 보다 더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