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사건이 한국 사회에 미친 영향
김윤호 논설위원·행정학 박사·국회출입기자포럼 회장 입력 : 2017. 11. 21(화) 17:19
지난 18일, 세월호 미수습자 5명의 추모식과 장례식이 목포신항 세월호 선체 선수부에서 거행되었다. 2014년 4월 16일, 제주도로 수학여행을 가던 단원고 학생 등 476명이 탄 세월호가 전남 진도군 맹골수도에서 전복되어서 304명이 사망했다. 시신을 찾지 못한 단원고 양승진 교사, 2학년 6반 박연인 군, 남현철 군, 제주도로 이사 가던 권재근씨와 아들 권혁규 군의 장례식이 치루어졌다.
20일에는 안산시 안산제일병원에서 단원고 양승진 교사, 2학년 6반 박연인 군, 남현철 군의 영결식이 있었고 세월호에서 발견한 옷과 가방 등 유품을 넣은 관을 수원연화장에서 화장하여 유품을 태운 재는 단원고 운동장 흙과 진도 맹골수도 해저 흙과 함께 봉안함에 담았다. 이들은 다른 세월호 희생자들이 잠든 평택 서호공원 추모관에서 영면에 들어갔다.
일반인 승객 권재근씨와 아들 권혁규 군은 서울아산병원에서 영결식을 하고 함께 가다가 참변을 당한 베트남 이주여성 한윤지 씨의 유해가 있는 인천 가족공원 추모관에 안치됐다. 당시 네 살이던 딸만 구조되고 가족이 모두 참변을 당했다. 의전(儀典) 규칙상 대통령 조화(弔花)를 보낼 곳이 아니지만, ‘조의를 표할 대표성이 있다고 판단’되어서 문재인 대통령도 장례식장에 조화를 보내고, 이낙연 국무총리와 김영춘 해양수산부장관, 박지원·천정배 국회의원 등 여야 정치인들도 장례식장과 빈소를 찾았다.
세월호 참사가 난지 1315일, 세월호가 육지로 인양된지 223일이 지나서 미수습자 5명의 영결식이 치루어짐으로서 앞서 수습된 299명 등 세월호 참사로 희생된 304명의 희생자에 대한 장례절차가 모두 마무리되었다. 이제 살아남은 우리들이 세월호 참사를 보고 무엇을 배우고 깨닫고 무엇을 실천해야 할 것인가를 생각해 보아야 한다. 참사에서, 역사에서 배우고 깨우치고 과오를 고치지 못한다면 인간과 역사는 발전하지 못하고 후퇴할 것이기 때문이다.
나는 세월호 추모시와 신문 칼럼을 썼고, 진도 팽목항과 희생자 합동 분향소인 안산체육관을 찾아가서 추모하고 추모시도 썼다. 그래서 현재 나는 불랙리스트 시인이기도 하다. 유가족들이 계시던 진도체육관에도 다녀왔다. 나는 부족하지만 세월호 참사에 대하여 내 나름대로 의미와 교훈, 실천 과제를 세 가지로 정리해 보고자 한다.
첫째, 세월호 참사는 우리 사회에 켜켜이 쌓여온 부조리와 부패가 곪아 터진 사건이다. 예측 불가능한 뜻밖의 태풍이나 폭풍을 만나서 배가 뒤집힌 것이 아니다. 사용 연한이 지난 일본 중고 선박을 구입한 것과 선박 구입 및 정기 검사 등 감독을 소홀히 한 선박협회와 해양수산부, 세모그룹 유병언이 운영하는 청해진해운의 세월호(世越號) 불법 개조를 묵인하고 화물 과적(過積)과 화물 고정(固定) 장치도 소홀히 한 점 등 종합 비리백화점이었다. 해피아, 관피아가 판치니 사고가 안 나는 것이 기적이었다.
선박회사와 선박협회, 해양수산부의 부패 고리가 누적되어서 사고가 나고, 해양경찰과 해양수산부, 청와대가 합작하여 인원 구조에 실패한 것이다. 해경보다 40분 늦게 도착한 민간 어선들이 더 많은 인원을 구조했는데, 사고 당일 구조된 세월호 탑승자는 승무원 23명, 단원고생 75명, 교사 3명, 일반인 71명으로 모두 172명이었다. 지금 문재인 정부가 우리 사회 곳곳에 도사리고 있는 적폐를 청산하고 나라다운 나라, 새로운 대한민국, 정의로운 대한민국을 만들려고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것은 백 번 잘하는 일이다. 지금 70% 이상의 지지를 받고 있지만 더 많은 국민들이 사회부조리 척결에 각성하고 적극 동참해야 한다, 그것이 자신과 가정과 나라를 지키고 살리는 길이다.
둘째,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것이 국가의 책무요, 국가의 존재이유라는 민주주의 대 원칙을 전 국민이 뼈저리게 체감하게 했다. 제주도로 수학여행 가던 안산시 단원고 2학년 학생 250명과 교사 11명이 희생되었다. 많은 국민들이 죄없는 어린 학생등 476여명의 승객들이 침몰하는 광경을 텔레비전 생중계로 뻔히 눈 앞에서 바라보고 있었다. 해양경찰과 해양수산부는 무엇을 하는지 분노와 충격, 절망이 온 나라를 뒤덮었다.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최고 책임자인 박근혜 대통령은 평일인데도 사무실에 출근도 않고 자택(관저)에서 오전 8시 50분부터 세월호가 완전 침몰한 후,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나타난 5시 15분까지 하루 종일 무엇을 했는지 지금까지도 오리무중이다. 박 전 대통령은 무엇을 했는지, 세월호 침몰과정이 나온 TV를 한 번도 안 보고 중대본에 나와서 ‘구명 조끼를 입고 입는 학생들이 안 보인다’고 자다가 봉창 뚫는 소리를 했다. 참으로 한심하고 ‘이게 나라냐?’가 저절로 나온다. 쌓이고 쌓인 죄업으로 지금 박 전 대통령은 탄핵되어 구속되고 재판 중이다.
셋째, 세월호는 우리나라 민주주의를 성숙시킨 견인차였다. ‘학생들이 수학여행 가다가 난 교통사고’라느니, ‘시체 장사’라는 참담한 모욕까지 일부 몰지각한 보수층의 모함도 받았지만, 세월호는 우리나라 민주주의를 성숙시키고 발전시킨 커다란 원동력의 하나이다. 나는 23차 촛불집회를 참석했지만, 촛불집회를 세월호 유가족들이 맨 앞장 서서 이끌던 모습은 참으로 눈물겨웠다. 많은 국민들이 지치고 잊혀갈 때도 진도 팽목항, 안산 합동분향소, 광화문 광장, 종로구 청운동 주민센터, 목포신항을 지키고 촛불집회를 이끌던 집념과 결기(決氣)는 위대하다.
세월호 참사 피해가족들은 지난 달 25일, 안산중소기업연수원에서 (사)4·16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 및 안전사회 건설을 위한 피해자 가족협의회(4·16가족협의회)를 창립했다. 성역없는 수사와 철저한 진상규명, 책임자 처벌만이 안전한 대한민국을 만들 수 있다는 취지로 창립되었다. 미수습자 5명의 영결식이 있은 20일에도 4·16가족협의회는 ‘사회적 참사 진상규명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기 위하여 광화문에서 11월 24일 입법 표결을 앞 둔 국회까지 행진을 했다.
생명은 이 세상에서 가장 소중하다. 특히 자식을 가슴에 묻은 부모의 아픔과 슬픔은 당하지 않은 사람은 모른다. 모든 국민들은 더욱 깨어나고 정치인은 더욱 분발하고 국가는 더욱 정의로워져야 한다.
김윤호 논설위원·행정학 박사·국회출입기자포럼 회장
20일에는 안산시 안산제일병원에서 단원고 양승진 교사, 2학년 6반 박연인 군, 남현철 군의 영결식이 있었고 세월호에서 발견한 옷과 가방 등 유품을 넣은 관을 수원연화장에서 화장하여 유품을 태운 재는 단원고 운동장 흙과 진도 맹골수도 해저 흙과 함께 봉안함에 담았다. 이들은 다른 세월호 희생자들이 잠든 평택 서호공원 추모관에서 영면에 들어갔다.
일반인 승객 권재근씨와 아들 권혁규 군은 서울아산병원에서 영결식을 하고 함께 가다가 참변을 당한 베트남 이주여성 한윤지 씨의 유해가 있는 인천 가족공원 추모관에 안치됐다. 당시 네 살이던 딸만 구조되고 가족이 모두 참변을 당했다. 의전(儀典) 규칙상 대통령 조화(弔花)를 보낼 곳이 아니지만, ‘조의를 표할 대표성이 있다고 판단’되어서 문재인 대통령도 장례식장에 조화를 보내고, 이낙연 국무총리와 김영춘 해양수산부장관, 박지원·천정배 국회의원 등 여야 정치인들도 장례식장과 빈소를 찾았다.
세월호 참사가 난지 1315일, 세월호가 육지로 인양된지 223일이 지나서 미수습자 5명의 영결식이 치루어짐으로서 앞서 수습된 299명 등 세월호 참사로 희생된 304명의 희생자에 대한 장례절차가 모두 마무리되었다. 이제 살아남은 우리들이 세월호 참사를 보고 무엇을 배우고 깨닫고 무엇을 실천해야 할 것인가를 생각해 보아야 한다. 참사에서, 역사에서 배우고 깨우치고 과오를 고치지 못한다면 인간과 역사는 발전하지 못하고 후퇴할 것이기 때문이다.
나는 세월호 추모시와 신문 칼럼을 썼고, 진도 팽목항과 희생자 합동 분향소인 안산체육관을 찾아가서 추모하고 추모시도 썼다. 그래서 현재 나는 불랙리스트 시인이기도 하다. 유가족들이 계시던 진도체육관에도 다녀왔다. 나는 부족하지만 세월호 참사에 대하여 내 나름대로 의미와 교훈, 실천 과제를 세 가지로 정리해 보고자 한다.
첫째, 세월호 참사는 우리 사회에 켜켜이 쌓여온 부조리와 부패가 곪아 터진 사건이다. 예측 불가능한 뜻밖의 태풍이나 폭풍을 만나서 배가 뒤집힌 것이 아니다. 사용 연한이 지난 일본 중고 선박을 구입한 것과 선박 구입 및 정기 검사 등 감독을 소홀히 한 선박협회와 해양수산부, 세모그룹 유병언이 운영하는 청해진해운의 세월호(世越號) 불법 개조를 묵인하고 화물 과적(過積)과 화물 고정(固定) 장치도 소홀히 한 점 등 종합 비리백화점이었다. 해피아, 관피아가 판치니 사고가 안 나는 것이 기적이었다.
선박회사와 선박협회, 해양수산부의 부패 고리가 누적되어서 사고가 나고, 해양경찰과 해양수산부, 청와대가 합작하여 인원 구조에 실패한 것이다. 해경보다 40분 늦게 도착한 민간 어선들이 더 많은 인원을 구조했는데, 사고 당일 구조된 세월호 탑승자는 승무원 23명, 단원고생 75명, 교사 3명, 일반인 71명으로 모두 172명이었다. 지금 문재인 정부가 우리 사회 곳곳에 도사리고 있는 적폐를 청산하고 나라다운 나라, 새로운 대한민국, 정의로운 대한민국을 만들려고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것은 백 번 잘하는 일이다. 지금 70% 이상의 지지를 받고 있지만 더 많은 국민들이 사회부조리 척결에 각성하고 적극 동참해야 한다, 그것이 자신과 가정과 나라를 지키고 살리는 길이다.
둘째,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것이 국가의 책무요, 국가의 존재이유라는 민주주의 대 원칙을 전 국민이 뼈저리게 체감하게 했다. 제주도로 수학여행 가던 안산시 단원고 2학년 학생 250명과 교사 11명이 희생되었다. 많은 국민들이 죄없는 어린 학생등 476여명의 승객들이 침몰하는 광경을 텔레비전 생중계로 뻔히 눈 앞에서 바라보고 있었다. 해양경찰과 해양수산부는 무엇을 하는지 분노와 충격, 절망이 온 나라를 뒤덮었다.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최고 책임자인 박근혜 대통령은 평일인데도 사무실에 출근도 않고 자택(관저)에서 오전 8시 50분부터 세월호가 완전 침몰한 후,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나타난 5시 15분까지 하루 종일 무엇을 했는지 지금까지도 오리무중이다. 박 전 대통령은 무엇을 했는지, 세월호 침몰과정이 나온 TV를 한 번도 안 보고 중대본에 나와서 ‘구명 조끼를 입고 입는 학생들이 안 보인다’고 자다가 봉창 뚫는 소리를 했다. 참으로 한심하고 ‘이게 나라냐?’가 저절로 나온다. 쌓이고 쌓인 죄업으로 지금 박 전 대통령은 탄핵되어 구속되고 재판 중이다.
셋째, 세월호는 우리나라 민주주의를 성숙시킨 견인차였다. ‘학생들이 수학여행 가다가 난 교통사고’라느니, ‘시체 장사’라는 참담한 모욕까지 일부 몰지각한 보수층의 모함도 받았지만, 세월호는 우리나라 민주주의를 성숙시키고 발전시킨 커다란 원동력의 하나이다. 나는 23차 촛불집회를 참석했지만, 촛불집회를 세월호 유가족들이 맨 앞장 서서 이끌던 모습은 참으로 눈물겨웠다. 많은 국민들이 지치고 잊혀갈 때도 진도 팽목항, 안산 합동분향소, 광화문 광장, 종로구 청운동 주민센터, 목포신항을 지키고 촛불집회를 이끌던 집념과 결기(決氣)는 위대하다.
세월호 참사 피해가족들은 지난 달 25일, 안산중소기업연수원에서 (사)4·16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 및 안전사회 건설을 위한 피해자 가족협의회(4·16가족협의회)를 창립했다. 성역없는 수사와 철저한 진상규명, 책임자 처벌만이 안전한 대한민국을 만들 수 있다는 취지로 창립되었다. 미수습자 5명의 영결식이 있은 20일에도 4·16가족협의회는 ‘사회적 참사 진상규명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기 위하여 광화문에서 11월 24일 입법 표결을 앞 둔 국회까지 행진을 했다.
생명은 이 세상에서 가장 소중하다. 특히 자식을 가슴에 묻은 부모의 아픔과 슬픔은 당하지 않은 사람은 모른다. 모든 국민들은 더욱 깨어나고 정치인은 더욱 분발하고 국가는 더욱 정의로워져야 한다.
김윤호 논설위원·행정학 박사·국회출입기자포럼 회장 ihonam@naver.com
| 김윤호 주필 / ihonam@naver.com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