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주의와 다당제, 그리고 한국정치
김윤호 논설위원·행정학 박사·국회출입기자포럼 회장 입력 : 2017. 09. 19(화) 16:49
민주주의도, 다당제도, 그리고 한국정치도 학문적으로나 현실적으로 다루기 어려운 개념들이다. 그 외연(外延)과 내포(內包)가 넓고 복잡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 한국정치는 민주주의 틀 안에서 다당제로 운영되고 있다.
민주주의는 국민이 주인이라는 뜻이다. 우리 헌법 제1조는 ①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②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고 규정하고 있다.
옛날에는 왕과 군주, 귀족, 양반 등 특정 개인이나 특수 계급이 국가의 권력을 독점하고 일반 서민들은 지배를 받는 피지배자였다. 국민이 구가의 주권자인 민주주의 시대에는 국민은 지배자이면서 동시에 피지배자라는 이중적인 지위를 갖고 있다.
역사는 소용돌이와 역류(逆流)를 거치면서 시련과 절망을 주기도 하지만, 희망과 자유의 저 넓은 세계로 우리를 인도하고 있다. 우리나라 민주주의도 독재와 군사독재로 식물인간이 되기도 하고 질식사(窒息死) 상태가 되기도 했으나, 위대한 우리 국민들의 힘으로 다시 회생시켰다. 1960년 4월 민주혁명, 1980년 5월 광주민주화운동, 1987년 6월 민중항쟁, 2017년 촛불혁명으로 죽어가던 한국민주주의를 수많은 피를 흘리며 심폐소생술로 간신히 살려낸 것이다. 민주주의는 피를 먹고 자라는 나무라는 말이 실감나는 피어린 민주 역사이다. 지금 젊은이들은 민주주의가 그저 공짜로 얻어지고 자동으로 이루어진 것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많다.
민주주의가 나라의 주인이 국민이라고 해서 모든 국민이 모두 나서서 나랏일을 다 할 수가 없다. 그래서 국민들은 자기 생업에 종사하면서 대표자를 뽑아서 국가 일을 처리하라고 권한을 위임해 줄 수밖에 없다. 그래서 민주주의는 투표라는 직접민주주의를 제외하고는 거의 모든 공공업무를 대표자를 통해서 처리하게 되는 대의(代議)민주주의, 대의정치를 하지 않을 수가 없다.
국민을 대표하는 사람들이 모여서 국정(國政)을 논의하고 결정하는 대의정치를 하더라도, 하나하나 개인으로서는 아무 일도 할 수가 없다. 아무리 좋은 일, 옳은 일을 하려고 해도 개인은 힘이 없다. 더구나 이익과 의견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갈등하는 사회적 문제, 국가적인 중대 문제는 개인은 도저히 해결할 수가 없다. 그래서 뜻(志)을 같이 하는 사람들이 모여서 무리(黨)를 만들 수밖에 없다. 이렇게 같은 뜻을 갖고 함께 꿈꾸고 함께 추진하고 함께 봉사하자고 모인 단체가 정당이다.
정당의 존재 이유와 취지가 이렇듯 좋기에, 헌법(제8조)에서도 일반 사회단체나 조직체 보다 정당 결성의 자유와 정당 활동의 자유, 복수 정당제를 훨씬 두껍게 보호하고 있다. 민주적 기본질서라는 헌법 질서와 가치를 훼손하지 않는 한, 헌법재판소에 의해서도 해산되지 않는다. 특히 민주주의는 국민의 자유와 평등, 다양성을 기본적으로 보장해야 하기 때문에 하나의 정당이 아닌 여러 개의 정당, 복수(複數)정당제를 전제하고 있다. 힘은 한 곳으로 모이기 쉽고, 권력은 한 번 잡으면 놓지 않으려고 발버둥치기 쉽다는 것이 역사의 교훈이다.
민주주의의 근본은 입법부, 행정부, 사법부로 나누어서 삼권 분립을 시키는 것이다. 나라의 주인인 국민의 자유와 권리를 잘 보장하기 위하여 국민이 위임한 국가권력이 한 곳으로 집중되거나 남용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 삼권으로 나누어서 서로 ‘견제와 균형(Check and Balance)'을 시키는 것이다. 민주주의의 근본원리인 견제와 균형의 원칙이 깨질 때, 민주주의는 병들고 신음하고 질식하게 된다.
우리 한국정치는 1987년 이전에는 독재정치에 신음했고, 1987년 6월 민주혁명 이후에는 보수와 진보의 양당제로 운영되어 왔다. 양당제의 폐해와 부작용에 실망한 국민들은 지난 해 4월 13일, 20대 국회의원 총선거에서 어느 정당도 과반수를 넘기지 못한 다당제를 탄생시켰다. 총 300명 국회의원 중에서 여당인 더블어민주당이 과반수가 못 되는 123명, 새누리당(현 자유한국당)이 122명, 국민의당이 38명, 정의당 6명, 무소속 11명으로 다당제가 되었다.
다당제가 지난 20대 총선에서 국민의 명령이다. 그러나 양당제도 그렇지만, 다당제도 운영이 가장 중요하다. 다당제는 협치(協治)가 생명인데. 지금 우리 국회는 지난 5월 10일, 문재인 정부 출범한 지 5개월도 안되는데, 협치 보다는 당리당략만 판치고 있다. 갈 길은 먼데, 국회의 앞날은 밝지가 않다. 국회는 우리 한국정치의 본산이요, 거울이다.
양당제에 질려버린 우리 국민들이 선택한 다당제가 양당제 보다 못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앞으로 잘 된다는 보장도 없으니, 우리 국민들은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아직 20대 다당제 국회가 출범한지 1년 6개월이 되어가고, 19대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한지 5개월이 지나가고 있으니, 우리 국민들은 정치권과 정치인들을 시간을 두고 지켜보고 심판의 때를 기다려야 할 것이다.
김윤호 논설위원·행정학 박사·국회출입기자포럼 회장
민주주의는 국민이 주인이라는 뜻이다. 우리 헌법 제1조는 ①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②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고 규정하고 있다.
옛날에는 왕과 군주, 귀족, 양반 등 특정 개인이나 특수 계급이 국가의 권력을 독점하고 일반 서민들은 지배를 받는 피지배자였다. 국민이 구가의 주권자인 민주주의 시대에는 국민은 지배자이면서 동시에 피지배자라는 이중적인 지위를 갖고 있다.
역사는 소용돌이와 역류(逆流)를 거치면서 시련과 절망을 주기도 하지만, 희망과 자유의 저 넓은 세계로 우리를 인도하고 있다. 우리나라 민주주의도 독재와 군사독재로 식물인간이 되기도 하고 질식사(窒息死) 상태가 되기도 했으나, 위대한 우리 국민들의 힘으로 다시 회생시켰다. 1960년 4월 민주혁명, 1980년 5월 광주민주화운동, 1987년 6월 민중항쟁, 2017년 촛불혁명으로 죽어가던 한국민주주의를 수많은 피를 흘리며 심폐소생술로 간신히 살려낸 것이다. 민주주의는 피를 먹고 자라는 나무라는 말이 실감나는 피어린 민주 역사이다. 지금 젊은이들은 민주주의가 그저 공짜로 얻어지고 자동으로 이루어진 것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많다.
민주주의가 나라의 주인이 국민이라고 해서 모든 국민이 모두 나서서 나랏일을 다 할 수가 없다. 그래서 국민들은 자기 생업에 종사하면서 대표자를 뽑아서 국가 일을 처리하라고 권한을 위임해 줄 수밖에 없다. 그래서 민주주의는 투표라는 직접민주주의를 제외하고는 거의 모든 공공업무를 대표자를 통해서 처리하게 되는 대의(代議)민주주의, 대의정치를 하지 않을 수가 없다.
국민을 대표하는 사람들이 모여서 국정(國政)을 논의하고 결정하는 대의정치를 하더라도, 하나하나 개인으로서는 아무 일도 할 수가 없다. 아무리 좋은 일, 옳은 일을 하려고 해도 개인은 힘이 없다. 더구나 이익과 의견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갈등하는 사회적 문제, 국가적인 중대 문제는 개인은 도저히 해결할 수가 없다. 그래서 뜻(志)을 같이 하는 사람들이 모여서 무리(黨)를 만들 수밖에 없다. 이렇게 같은 뜻을 갖고 함께 꿈꾸고 함께 추진하고 함께 봉사하자고 모인 단체가 정당이다.
정당의 존재 이유와 취지가 이렇듯 좋기에, 헌법(제8조)에서도 일반 사회단체나 조직체 보다 정당 결성의 자유와 정당 활동의 자유, 복수 정당제를 훨씬 두껍게 보호하고 있다. 민주적 기본질서라는 헌법 질서와 가치를 훼손하지 않는 한, 헌법재판소에 의해서도 해산되지 않는다. 특히 민주주의는 국민의 자유와 평등, 다양성을 기본적으로 보장해야 하기 때문에 하나의 정당이 아닌 여러 개의 정당, 복수(複數)정당제를 전제하고 있다. 힘은 한 곳으로 모이기 쉽고, 권력은 한 번 잡으면 놓지 않으려고 발버둥치기 쉽다는 것이 역사의 교훈이다.
민주주의의 근본은 입법부, 행정부, 사법부로 나누어서 삼권 분립을 시키는 것이다. 나라의 주인인 국민의 자유와 권리를 잘 보장하기 위하여 국민이 위임한 국가권력이 한 곳으로 집중되거나 남용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 삼권으로 나누어서 서로 ‘견제와 균형(Check and Balance)'을 시키는 것이다. 민주주의의 근본원리인 견제와 균형의 원칙이 깨질 때, 민주주의는 병들고 신음하고 질식하게 된다.
우리 한국정치는 1987년 이전에는 독재정치에 신음했고, 1987년 6월 민주혁명 이후에는 보수와 진보의 양당제로 운영되어 왔다. 양당제의 폐해와 부작용에 실망한 국민들은 지난 해 4월 13일, 20대 국회의원 총선거에서 어느 정당도 과반수를 넘기지 못한 다당제를 탄생시켰다. 총 300명 국회의원 중에서 여당인 더블어민주당이 과반수가 못 되는 123명, 새누리당(현 자유한국당)이 122명, 국민의당이 38명, 정의당 6명, 무소속 11명으로 다당제가 되었다.
다당제가 지난 20대 총선에서 국민의 명령이다. 그러나 양당제도 그렇지만, 다당제도 운영이 가장 중요하다. 다당제는 협치(協治)가 생명인데. 지금 우리 국회는 지난 5월 10일, 문재인 정부 출범한 지 5개월도 안되는데, 협치 보다는 당리당략만 판치고 있다. 갈 길은 먼데, 국회의 앞날은 밝지가 않다. 국회는 우리 한국정치의 본산이요, 거울이다.
양당제에 질려버린 우리 국민들이 선택한 다당제가 양당제 보다 못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앞으로 잘 된다는 보장도 없으니, 우리 국민들은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아직 20대 다당제 국회가 출범한지 1년 6개월이 되어가고, 19대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한지 5개월이 지나가고 있으니, 우리 국민들은 정치권과 정치인들을 시간을 두고 지켜보고 심판의 때를 기다려야 할 것이다.
김윤호 논설위원·행정학 박사·국회출입기자포럼 회장 ihonam@naver.com
| 김윤호 주필 / ihonam@naver.com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