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0년 5월. 그날의 참상은 생각조차도 하기 싫은 지옥이었다. 그 당시 광주시민들은 밤에도 도저히 잠을 이룰 수가 없었다. 총을 난사하는 소리 때문에. 모두들 문을 걸어 잠그고 오돌 오돌 떨고 있었다. 동족이 동족을, 그것도 최정예 부대라는 공수부대가 민간인을 상대로 쏘아대는 소리였다. 아비규환이었다. 외신들은 그 당시 광주의 실상을 속속 보도했으나 대한민국 언론들은 오로지 용비어천가였다. 전두환과 그 일파에 대해서. 특히 보수 언론은 극에 달했다. 결국 5월의 피로 전두환은 대통령이 되었고 모두들 그에게 줄을 대기에 바빴다. 오죽했으면 미국의 위컴 장군이 레밍이라 했을까. 그의 동생 전경환 씨도 광주를 오갔다. 전두환 당시 대통령의 후광으로 새마을운동협회 중앙본부 사무총장에 이어 중앙본부 회장, 명예회장 겸 명예총재까지 하면서 횡령과 탈세를 일삼았다. 결국 징역살이까지 하게 되었지만. 그야말로 형제들의 굿판이었다. 전두환의 아류들 또한 최고의 영예를 누렸다. 하지만 광주는, 5?18 민주화운동에 참여한 민주열사들은 ‘폭도’라는 누명의 쇠사슬 하에 숨소리조차 제대로 낼 수 없었다. 이런 참상이 37년이 넘어가도록 이어지고 있다는 사실이 우리를 더더욱 슬프게 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이제는 희망이 보인다. 문재인 정부가 들어서면서부터 모든 것들이 달라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발포명령자를 반드시 밝혀내겠다는 다짐은 광주의 한을 풀어내게 하고 있다. 사실 광주의 진상은 광주시민들도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 그만큼 모든 것이 철두철미하게 통제되었기 때문이다. 오히려 외신기자들이 더 잘 알고 있었다. 물론 그것도 일부이지만. 하지만 지금까지 밝혀진 편린들만 봐도 소름끼치는 참상들이다. 이러한 조각들을 모두 모아서 완전한 퍼즐로 맞춰놔야 한다. 그것이 오늘을 살아가는 산자들의 의무다. 그런 의미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행보는 대단한 의미가 있다. 군사?보수정권은 그렇다 하더러도 김대중?노무현 정부에서조차도 소기의 성과를 거두지 못했던 일들이기 때문이다. 그 당시 명령을 받아 진압했던 군인들도 이제는 상당히 나이가 들었다. 이제 몇 년이 지나면 그들도 하나, 둘씩 세상을 떠나게 될 수밖에 없다. 그 당시 활동했던 군 장교들의 주류가 30대 중반에서 40대였다면 이들의 나이는 현재 60대 종반에서 70대 종반이 된다. 때문에 시기적으로도 문재인 정부에서 하지 않으면 영구미제로 남을 수도 있다. 때문에 반드시 밝혀져야 하는 것이다. 지금 광주시민은, 대한민국 국민들은 집단발포 명령자 등 지난 37년 동안 암흑 속에 갇혀 있던 광주의 진실이 밝혀지길 고대하고 있다. 역사적 사실은 아무리 지우려 해도 그 흔적이 남아 있기 마련이다. 심지어는 선사시대의 흔적도 고증하고 있잖은가. 그에 비하면 5·18은 아직은 지근거리다. 이런 의미에서 문재인 정부의 탄생은 광주를 비롯한 호남은 물론 대한민국의 복이라 생각한다. 사실 그 날의 발포 명령자를 모를 사람은 거의 없다. 본인은 극구 부인하지만. 때문에 증명할 자료만 찾아내면 된다. 그래서 정부가, 특히 국방부가 많은 노력을 해야 할 것이다. 국민들이 바라는 것은 발포명령자를 아는 것이기 때문이다. 명령을 받아 실행했던 자들을 벌주자는 것은 결코 아니다. 이런 처참한 불행의 역사가 또 다시 반복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 고백해주길 바랄 뿐이다. 올바를 역사를 위해서. 자, 모두들 용기를 내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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