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사다난' 희비 엇갈린 한국인 메이저리그 8인방
오승환, 성공적인 데뷔 시즌…'부상·성추문' 강정호 '절반의 성공'
뉴시스입력 : 2016. 10. 03(월) 16:55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의 오승환(34)이 2일(한국시간) 미국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의 부시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6 메이저리그(MLB)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와의 경기에서 팀이 4-3으로 앞선 9회초 등판, 1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은 뒤 두 주먹을 불끈 쥐고 있다.
역대 가장 많은 8명의 한국인 빅리거들이 뛴 2016년 메이저리그(MLB) 정규리그가 3일(한국시간) 경기를 끝으로 막을 내렸다.
기나긴 시즌을 치르면서 다사다난했던 한국인 메이저리거 8인방의 희비는 극명하게 엇갈렸다.
'돌부처' 오승환(34·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은 성공적으로 데뷔 시즌을 치렀다. 강정호(29·피츠버그 파이어리츠)는 부침 속에서도 절반의 성공을 거뒀다.
올해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김현수(28·볼티모어 오리올스)와 이대호(34·시애틀 매리너스), 박병호(30·미네소타 트윈스)의 희비 쌍곡선은 극명하게 엇갈렸다. 최지만(25·LA 에인절스)도 올해 처음으로 빅리그 로스터에 이름을 올렸다.
기존에 메이저리그에서 뛰고 있었던 추신수(34·텍사스 레인저스)와 류현진(29·LA 다저스)에게 2016년은 부상이 야속한 시즌이었다.
◇마무리 꿰찬 오승환…강정호, 부침 속 '절반의 성공'
오승환은 한국인 메이저리거 8인방 가운데 가장 크게 미소를 지을 만 했다. 가장 기복이 적고 안정적인 모습으로 빅리그 데뷔 첫 해를 성공적으로 보냈다.
올 시즌 76경기에 등판해 79⅔이닝을 소화한 오승환은 시즌 19세이브(6승3패)를 수확했고, 평균자책점 1.92를 기록했다.
한국과 일본에서 리그 최고 마무리투수로 군림한 오승환은 지난해 겨울 해외 원정 도박 파문 속에 메이저리그 진출에 성공했다.
시즌 초반 중간계투로, 이후 셋업맨 자리를 꿰찬 오승환은 당초 세인트루이스의 마무리투수였던 트레버 로젠탈이 부진과 부상을 겪으면서 지난 7월 초 뒷문을 맡게 됐다. 오승환은 9월 중순 로젠탈이 복귀한 후에도 계속해서 마무리로 뛰었다.
강정호는 부상 여파와 성추문 속에서 타율 0.255(318타수 81안타) 21홈런 62타점 36볼넷 45득점으로 준수한 시즌을 보냈다.
지난해 9월 중순 왼 무릎을 다친 강정호는 무릎 부상 여파로 올 시즌 개막 엔트리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기나긴 재활을 거쳐 지난 5월7일 복귀한 강정호에게 이번 시즌이 평탄했던 것은 아니다.
지난 7월 초 한 23세 백인 여성이 강정호에게 성폭행을 당했다고 신고해 시카고 경찰이 수사에 착수한 사실이 세간에 알려졌다. 혐의가 사실로 입증될 경우 방출까지 당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그로부터 한 달 뒤인 8월20일에는 경기 도중 왼 어깨를 다쳐 부상자명단(DL)에 올랐다가 지난달 7일 복귀했다.
부상과 부침이 있었지만 강정호는 경기에 나설 때마다 피츠버그 중심타선에서 제 몫을 해냈다. 지난달 26일 워싱턴 내셔널스와의 경기에서는 20호 홈런을 때려내 아시아 출신 메이저리그 내야수로는 최초로 20홈런 달성에 성공했다.
아쉽게 추신수가 가지고 있는 한국인 메이저리거 한 시즌 최다 홈런(22개)에는 닿지 못했다.
강정호가 부상과 악재 속에서도 순조롭게 시즌을 마무리한 가운데 성폭행 혐의도 무혐의로 끝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피해자라고 신고한 여성이 경찰 조사에 협조하지 않아 상황이 강정호에게 긍정적인 상황이다. MLB 사무국은 혐의가 입증되기 전까지 강정호에게 징계가 없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대호·김현수-박병호, 엇갈린 희비 쌍곡선
올 시즌 나란히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이대호, 김현수와 박병호의 희비 쌍곡선은 완전히 엇갈렷다.
김현수와 이대호의 출발은 녹록치 않았다.
시즌 시작 전부터 김현수는 어려운 상황을 맞닥뜨렸다.
김현수가 메이저리그의 빠른 볼에 적응하지 못한 탓에 시범경기에서 타율 0.178(45타수 8안타)에 그치자 볼티모어 구단은 그에게 마이너리그행을 권유했다.
계약 조항에 있는 마이너리그 거부권을 행사한 김현수는 현지 언론의 비난을 받았을 뿐 아니라 홈 개막전에서 팬들의 야유까지 받았다. 시즌이 시작된 뒤 벅 쇼월터 감독은 김현수에게 좀처럼 기회를 주지 않았다.
이대호는 적지 않은 나이와 주루, 수비에서 우려 탓에 시애틀과 스플릿 계약을 맺고 스프링캠프에 초청 선수로 합류했다.
치열한 경쟁을 딛고 메이저리그 로스터 한 자리를 꿰찼지만, 이대호는 철저히 애덤 린드의 플래툰 파트너로만 기용됐다. 개막 이후 한 달 넘게 왼손 투수가 선발로 등판해야 기회가 돌아왔다.
하지만 김현수와 이대호는 묵묵히 실력으로 이를 이겨내고 주전급 선수로 올라섰다.
경쟁자 조이 리카드의 부진으로 얻은 기회를 놓치지 않고 출루 능력과 정교한 타격을 아낌없이 선보인 김현수는 쇼월터 감독의 신뢰를 얻는데 성공했다.
이대호도 적은 출전 기회 속에서더 '한 방'이 필요한 상황에서 해결사 역할을 톡톡히 해내며 깊은 인상을 남겨 스스로 출전 기회를 늘려나갔다.
김현수는 7월11일 전반기 마지막 경기에서 햄스트링 부상을 당해 한 차례 15일짜리 부상자명단에 오르기는 했지만 16일만인 7월26일 복귀해 시즌 끝까지 로스터의 한 자리를 지켰다.
성적은 타율 0.302(305타수 92안타) 6홈런 22타점 36볼넷 36득점이다.
오른 손바닥 통증 여파로 후반기 들어 타격 슬럼프에 빠진 이대호도 8월20일 마이너리그로 강등되는 아픔을 겪었지만, 8일만에 빅리그에 돌아와 빅리그에서 시즌을 마감했다.
104경기에 출전한 이대호는 타율 0.253(292타수 74안타) 14홈런 49타점 33득점을 기록하며 나름대로 성공적인 메이저리그 데뷔 첫 해를 마쳤다.
반면 박병호의 시즌은 이들과 완전히 달랐다.
미네소타와 4년간 총액 1200만달러에 계약하고 미국으로 건너간 박병호의 시즌 출발은 순조로웠다.
메이저리그 데뷔 3경기만에 홈런을 신고한 박병호는 4월 한 달 동안 홈런 6개를 몰아치며 괴력을 과시했다. 4월 월간 타율은 0.227로 낮았지만 박병호가 때려낸 홈런의 엄청난 비거리는 기대를 높이기에 충분했다.
그러나 5월 중순부터 빠른 공에 약점을 보이며 페이스가 떨어진 박병호는 6월 한 달 동안 극심한 부진에 시달렸고, 타율이 0.191까지 떨어졌다. 결국 박병호는 7월2일 마이너리그로 강등됐다.
박병호는 트리플A 31경기에서 타율 0.244 10홈런 19타점을 기록하며 빅리그 복귀 기회를 노렸지만 결국 다시 빅리그로 돌아오지 못했다.
지난 8월25일 오른 손목 수술을 받아 시즌을 조기 마감한 박병호는 한국에서 재활을 하기로 결정하고 시즌이 끝나기 전인 지난달 28일 귀국했다.
6년간의 마이너리그 생활 끝에 개막 25인 로스터에 살아남으면서 빅리그 데뷔에 성공한 최지만은 타율 0.170(112타수 19안타) 5홈런 12타점 16볼넷 9득점으로 빅리그 데뷔 첫 해를 마무리했다.
지난 5월 '지명 할당(방출 대기·designated for assignment)' 조치된 최지만은 두 달만인 7월9일 빅리그에 복귀했지만, 올 시즌 내내 완전히 자리를 잡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다.
비록 빅리그에서 완전히 자리를 잡지 못했지만 최지만으로서는 빅리그 데뷔에 의미를 둘 수 있는 한 해였다.
◇부상에 운 추신수·류현진
추신수에게는 부상이 야속한 한 시즌이었다. 올 시즌 추신수는 4차례나 부상자명단에 올랐다.
지난 4월 종아리 염좌로 부상자명단에 오른 추신수는 5월21일 휴스턴 애스트로스와의 경기에서 복귀했으나 복귀전에서 왼 햄스트링에 통증을 느껴 복귀 3일만에 다시 부상자명단에 등재됐다.
추신수는 지난 6월14일 돌아와 한 달 동안 꾸준히 경기에 나섰으나 후반기 시작 이후 허리에 통증을 느껴 재차 전력에서 제외됐다.
8월5일 다시 복귀했던 추신수는 12경기를 뛰고는 부상 악령에 발목이 잡혔다. 8월16일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와의 경기에서 투구에 맞아 왼쪽 팔뚝 뼈가 골절되는 부상을 당한 것.
이달 1일에야 복귀한 추신수는 텍사스의 아메리칸리그 서부지구 우승 확정에도 함께하지 못했다.
4번이나 부상자명단에 오른 추신수는 올 시즌 48경기에 나서는데 그쳤다. 나올 때마다 제 몫을 해내기는 했지만 타율 0.242(178타수 43안타) 7홈런 17타점 25볼넷 27득점의 성적도 연봉에 비하면 아쉽기 그지 없다.
추신수는 가을야구 무대에서 설욕을 노린다. 시즌 아웃 전망까지 나왔음에도 포스트시즌 출전에 의욕을 보인 추신수는 재활을 예상보다 빨리 마치고 이달 1일 복귀해 정규리그 마지막 3경기에서 컨디션을 조율했다.
류현진은 절체절명의 위기에 놓인 상황이다.
지난해 스프링캠프 때부터 왼 어깨 통증을 호소한 류현진은 지난해 5월 왼 어깨 수술을 받았다.
시즌 개막에 맞춰 복귀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지만 류현진은 좀처럼 실전 마운드에 서지 못했다. 5월 중순부터 마이너리그 재활 등판에 나섰지만 통증이 재발하는 바람에 빅리그 등판이 미뤄졌다.
류현진은 지난 7월8일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의 홈경기에서 복귀전을 치렀지만, 4⅔이닝 8피안타(1홈런) 2볼넷 4탈삼진 6실점으로 부진해 패전의 멍에를 썼다.
그의 복귀전이 올 시즌 처음이자 마지막 등판이었다. 후반기가 시작되고 7월21일 워싱턴전에 등판할 예정이었던 류현진은 왼 팔꿈치 통증으로 7월20일 15일자리 부상자명단에 등재됐다. 8월2일에는 60일짜리 부상자명단으로 이동해 올해 복귀가 힘들 것으로 보였다.
류현진은 "올해 안에 복귀를 시도하겠다"는 뜻을 드러내기도 했지만, 지난달 29일 왼 팔꿈치 수술을 받아 복귀 꿈이 무산됐다.
부상에 발목이 잡혀 1경기 등판에 그친 류현진은 이제 내년 시즌을 바라보며 재활을 이어가게 됐다.
뉴시스
기나긴 시즌을 치르면서 다사다난했던 한국인 메이저리거 8인방의 희비는 극명하게 엇갈렸다.
'돌부처' 오승환(34·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은 성공적으로 데뷔 시즌을 치렀다. 강정호(29·피츠버그 파이어리츠)는 부침 속에서도 절반의 성공을 거뒀다.
올해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김현수(28·볼티모어 오리올스)와 이대호(34·시애틀 매리너스), 박병호(30·미네소타 트윈스)의 희비 쌍곡선은 극명하게 엇갈렸다. 최지만(25·LA 에인절스)도 올해 처음으로 빅리그 로스터에 이름을 올렸다.
기존에 메이저리그에서 뛰고 있었던 추신수(34·텍사스 레인저스)와 류현진(29·LA 다저스)에게 2016년은 부상이 야속한 시즌이었다.
◇마무리 꿰찬 오승환…강정호, 부침 속 '절반의 성공'
오승환은 한국인 메이저리거 8인방 가운데 가장 크게 미소를 지을 만 했다. 가장 기복이 적고 안정적인 모습으로 빅리그 데뷔 첫 해를 성공적으로 보냈다.
올 시즌 76경기에 등판해 79⅔이닝을 소화한 오승환은 시즌 19세이브(6승3패)를 수확했고, 평균자책점 1.92를 기록했다.
한국과 일본에서 리그 최고 마무리투수로 군림한 오승환은 지난해 겨울 해외 원정 도박 파문 속에 메이저리그 진출에 성공했다.
시즌 초반 중간계투로, 이후 셋업맨 자리를 꿰찬 오승환은 당초 세인트루이스의 마무리투수였던 트레버 로젠탈이 부진과 부상을 겪으면서 지난 7월 초 뒷문을 맡게 됐다. 오승환은 9월 중순 로젠탈이 복귀한 후에도 계속해서 마무리로 뛰었다.
강정호는 부상 여파와 성추문 속에서 타율 0.255(318타수 81안타) 21홈런 62타점 36볼넷 45득점으로 준수한 시즌을 보냈다.
지난해 9월 중순 왼 무릎을 다친 강정호는 무릎 부상 여파로 올 시즌 개막 엔트리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기나긴 재활을 거쳐 지난 5월7일 복귀한 강정호에게 이번 시즌이 평탄했던 것은 아니다.
지난 7월 초 한 23세 백인 여성이 강정호에게 성폭행을 당했다고 신고해 시카고 경찰이 수사에 착수한 사실이 세간에 알려졌다. 혐의가 사실로 입증될 경우 방출까지 당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그로부터 한 달 뒤인 8월20일에는 경기 도중 왼 어깨를 다쳐 부상자명단(DL)에 올랐다가 지난달 7일 복귀했다.
부상과 부침이 있었지만 강정호는 경기에 나설 때마다 피츠버그 중심타선에서 제 몫을 해냈다. 지난달 26일 워싱턴 내셔널스와의 경기에서는 20호 홈런을 때려내 아시아 출신 메이저리그 내야수로는 최초로 20홈런 달성에 성공했다.
아쉽게 추신수가 가지고 있는 한국인 메이저리거 한 시즌 최다 홈런(22개)에는 닿지 못했다.
강정호가 부상과 악재 속에서도 순조롭게 시즌을 마무리한 가운데 성폭행 혐의도 무혐의로 끝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피해자라고 신고한 여성이 경찰 조사에 협조하지 않아 상황이 강정호에게 긍정적인 상황이다. MLB 사무국은 혐의가 입증되기 전까지 강정호에게 징계가 없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대호·김현수-박병호, 엇갈린 희비 쌍곡선
올 시즌 나란히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이대호, 김현수와 박병호의 희비 쌍곡선은 완전히 엇갈렷다.
김현수와 이대호의 출발은 녹록치 않았다.
시즌 시작 전부터 김현수는 어려운 상황을 맞닥뜨렸다.
김현수가 메이저리그의 빠른 볼에 적응하지 못한 탓에 시범경기에서 타율 0.178(45타수 8안타)에 그치자 볼티모어 구단은 그에게 마이너리그행을 권유했다.
계약 조항에 있는 마이너리그 거부권을 행사한 김현수는 현지 언론의 비난을 받았을 뿐 아니라 홈 개막전에서 팬들의 야유까지 받았다. 시즌이 시작된 뒤 벅 쇼월터 감독은 김현수에게 좀처럼 기회를 주지 않았다.
이대호는 적지 않은 나이와 주루, 수비에서 우려 탓에 시애틀과 스플릿 계약을 맺고 스프링캠프에 초청 선수로 합류했다.
치열한 경쟁을 딛고 메이저리그 로스터 한 자리를 꿰찼지만, 이대호는 철저히 애덤 린드의 플래툰 파트너로만 기용됐다. 개막 이후 한 달 넘게 왼손 투수가 선발로 등판해야 기회가 돌아왔다.
하지만 김현수와 이대호는 묵묵히 실력으로 이를 이겨내고 주전급 선수로 올라섰다.
경쟁자 조이 리카드의 부진으로 얻은 기회를 놓치지 않고 출루 능력과 정교한 타격을 아낌없이 선보인 김현수는 쇼월터 감독의 신뢰를 얻는데 성공했다.
이대호도 적은 출전 기회 속에서더 '한 방'이 필요한 상황에서 해결사 역할을 톡톡히 해내며 깊은 인상을 남겨 스스로 출전 기회를 늘려나갔다.
김현수는 7월11일 전반기 마지막 경기에서 햄스트링 부상을 당해 한 차례 15일짜리 부상자명단에 오르기는 했지만 16일만인 7월26일 복귀해 시즌 끝까지 로스터의 한 자리를 지켰다.
성적은 타율 0.302(305타수 92안타) 6홈런 22타점 36볼넷 36득점이다.
오른 손바닥 통증 여파로 후반기 들어 타격 슬럼프에 빠진 이대호도 8월20일 마이너리그로 강등되는 아픔을 겪었지만, 8일만에 빅리그에 돌아와 빅리그에서 시즌을 마감했다.
104경기에 출전한 이대호는 타율 0.253(292타수 74안타) 14홈런 49타점 33득점을 기록하며 나름대로 성공적인 메이저리그 데뷔 첫 해를 마쳤다.
반면 박병호의 시즌은 이들과 완전히 달랐다.
미네소타와 4년간 총액 1200만달러에 계약하고 미국으로 건너간 박병호의 시즌 출발은 순조로웠다.
메이저리그 데뷔 3경기만에 홈런을 신고한 박병호는 4월 한 달 동안 홈런 6개를 몰아치며 괴력을 과시했다. 4월 월간 타율은 0.227로 낮았지만 박병호가 때려낸 홈런의 엄청난 비거리는 기대를 높이기에 충분했다.
그러나 5월 중순부터 빠른 공에 약점을 보이며 페이스가 떨어진 박병호는 6월 한 달 동안 극심한 부진에 시달렸고, 타율이 0.191까지 떨어졌다. 결국 박병호는 7월2일 마이너리그로 강등됐다.
박병호는 트리플A 31경기에서 타율 0.244 10홈런 19타점을 기록하며 빅리그 복귀 기회를 노렸지만 결국 다시 빅리그로 돌아오지 못했다.
지난 8월25일 오른 손목 수술을 받아 시즌을 조기 마감한 박병호는 한국에서 재활을 하기로 결정하고 시즌이 끝나기 전인 지난달 28일 귀국했다.
6년간의 마이너리그 생활 끝에 개막 25인 로스터에 살아남으면서 빅리그 데뷔에 성공한 최지만은 타율 0.170(112타수 19안타) 5홈런 12타점 16볼넷 9득점으로 빅리그 데뷔 첫 해를 마무리했다.
지난 5월 '지명 할당(방출 대기·designated for assignment)' 조치된 최지만은 두 달만인 7월9일 빅리그에 복귀했지만, 올 시즌 내내 완전히 자리를 잡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다.
비록 빅리그에서 완전히 자리를 잡지 못했지만 최지만으로서는 빅리그 데뷔에 의미를 둘 수 있는 한 해였다.
◇부상에 운 추신수·류현진
추신수에게는 부상이 야속한 한 시즌이었다. 올 시즌 추신수는 4차례나 부상자명단에 올랐다.
지난 4월 종아리 염좌로 부상자명단에 오른 추신수는 5월21일 휴스턴 애스트로스와의 경기에서 복귀했으나 복귀전에서 왼 햄스트링에 통증을 느껴 복귀 3일만에 다시 부상자명단에 등재됐다.
추신수는 지난 6월14일 돌아와 한 달 동안 꾸준히 경기에 나섰으나 후반기 시작 이후 허리에 통증을 느껴 재차 전력에서 제외됐다.
8월5일 다시 복귀했던 추신수는 12경기를 뛰고는 부상 악령에 발목이 잡혔다. 8월16일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와의 경기에서 투구에 맞아 왼쪽 팔뚝 뼈가 골절되는 부상을 당한 것.
이달 1일에야 복귀한 추신수는 텍사스의 아메리칸리그 서부지구 우승 확정에도 함께하지 못했다.
4번이나 부상자명단에 오른 추신수는 올 시즌 48경기에 나서는데 그쳤다. 나올 때마다 제 몫을 해내기는 했지만 타율 0.242(178타수 43안타) 7홈런 17타점 25볼넷 27득점의 성적도 연봉에 비하면 아쉽기 그지 없다.
추신수는 가을야구 무대에서 설욕을 노린다. 시즌 아웃 전망까지 나왔음에도 포스트시즌 출전에 의욕을 보인 추신수는 재활을 예상보다 빨리 마치고 이달 1일 복귀해 정규리그 마지막 3경기에서 컨디션을 조율했다.
류현진은 절체절명의 위기에 놓인 상황이다.
지난해 스프링캠프 때부터 왼 어깨 통증을 호소한 류현진은 지난해 5월 왼 어깨 수술을 받았다.
시즌 개막에 맞춰 복귀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지만 류현진은 좀처럼 실전 마운드에 서지 못했다. 5월 중순부터 마이너리그 재활 등판에 나섰지만 통증이 재발하는 바람에 빅리그 등판이 미뤄졌다.
류현진은 지난 7월8일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의 홈경기에서 복귀전을 치렀지만, 4⅔이닝 8피안타(1홈런) 2볼넷 4탈삼진 6실점으로 부진해 패전의 멍에를 썼다.
그의 복귀전이 올 시즌 처음이자 마지막 등판이었다. 후반기가 시작되고 7월21일 워싱턴전에 등판할 예정이었던 류현진은 왼 팔꿈치 통증으로 7월20일 15일자리 부상자명단에 등재됐다. 8월2일에는 60일짜리 부상자명단으로 이동해 올해 복귀가 힘들 것으로 보였다.
류현진은 "올해 안에 복귀를 시도하겠다"는 뜻을 드러내기도 했지만, 지난달 29일 왼 팔꿈치 수술을 받아 복귀 꿈이 무산됐다.
부상에 발목이 잡혀 1경기 등판에 그친 류현진은 이제 내년 시즌을 바라보며 재활을 이어가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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