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톱'의 부재.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를 호령하던 한국이 겪고 있는 현실이다.

7일까지 LPGA 투어 24개 대회가 열린 가운데 한국이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린 것은 6번.

시즌 마지막 메이저 대회인 에비앙 챔피언십을 비롯해 9개 대회가 남아있지만 한국이 거둔 성적은 지난해와 비교해 초라하다.

한국 선수들은 지난해 LPGA 무대에서 역대 최다인 15승을 합작했다. 31개 대회 중 절반에 가까운 트로피를 가져왔다.

'골프여제' 박인비(28·KB금융그룹)가 지난해 5승을 올렸고, 김세영(23·미래에셋자산운용)이 3승을 거두며 신인왕에 오르는 등 스타플레이어들이 즐비했다.

앞서 2014년에는 개막부터 5개월가량 무승 가뭄에 시달렸지만 박인비가 6월초 매뉴라이프 클래식에서 우승하고 난 뒤 남은 4개월 동안 14개 대회에서 9승을 추가하는 기염을 토했다.

하지만 이번 시즌은 다르다. 세계랭킹 1위 리디아 고(뉴질랜드)와 데뷔 2년차인 태국의 에리야 쭈타누깐이 각각 4승과 5승을 챙겨가는 등 LPGA 투어를 양분하고 있다.

특히 쭈타누깐의 활약은 그 누구도 예상치 못했다.

그는 지난 5월에 열린 대회를 싹쓸이한데 이어 시즌 4번째 메이저 대회인 리코 위민스 브리티시 오픈에서도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올 시즌 LPGA 무대에서 가장 눈에 띄는 선수다.

캐나다의 '골프 천재소녀' 브룩 헨더슨이 KPMG 위민스 PGA 챔피언십에서 생애 첫 메이저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는 등 2승을 챙겼고, 노무라 하루(일본)가 2승을 기록 중이다.

장하나(24·BC카드)와 김세영이 나란히 시즌 2승을 달성했지만 쭈타누깐이나 리디아 고에게 밀리는 게 사실이다.

'루키' 전인지(22·하이트진로) 역시 올 시즌 신인왕 부문을 독주하고 있지만 우승과는 인연이 없다. 아쉽게도 준우승만 3차례, 3등은 3번이나 됐다.

박인비는 2016 리우 올림픽 여자 골프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며 건재를 과시했다. 하지만 올 초부터 이어진 부상으로 인한 부진 탓에 LPGA 투어에서는 우승을 안지 못했다.

박인비는 올해 마지막 메이저인 에비앙 챔피언십에 불참한다. 왼손 엄지손가락 부상을 완벽히 치료하기 위해서다. 그는 올 시즌 1~2개 대회를 더 출전할 계획이다.

명예의 전당 입회를 비롯해 역대 최초 골든 그랜드슬램 등의 금자탑을 쌓은 그녀지만 올해에는 LPGA 투어에서 무승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

한국은 김세영이 지난 6월 마이어 LPGA 클래식을 제패한 이후 3개월가량 우승을 올리지 못하고 있다.

남은 대회는 9개. 태극낭자들의 반전이 나오지 않는다면 한국은 2012년의 8승 기록을 넘지 못하고 올 시즌을 마무리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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