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인비 "더 많은 메이저 대회 우승하고 싶다"
뉴시스입력 : 2016. 08. 29(월) 16:53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 역사적인 '커리어 골든그랜드슬램'의 금자탑을 쌓은 박인비(28·KB금융그룹)가 남은 선수 생활 동안 더 많은 메이저 대회에서 우승하고 싶다는 욕심을 드러냈다.
박인비는 29일 서울 서초구 양재동 더케이호텔 컨벤션센터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다른 어떤 대회보다 메이저대회에서 더 많은 승수를 쌓는 게 개인적으로 가장 욕심이 난다. 메이저대회에 초점을 맞춰서 준비 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무대에서 10년 동안 메이저대회 7승을 포함해 17승을 거둔 박인비는 커리어 그랜드슬램(생애 통산 4대 메이저 대회 우승)과 최연소 명예의 전당(Hall of Fame) 입회와 함께 골프 역사상 커리어 골든그랜드슬램을 달성한 최초의 선수가 됐다.
다음은 박인비와의 일문일답.
▶현재 손가락 상태와 앞으로의 일정은.
"손가락 상태는 올림픽에서 느끼기에 호전이 됐다고 생각했는데 완치까지는 바라지 않았어도 좋은 결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의사선생님과 상의해보니 우선 3주 정도는 깁스를 해야 한다. 인대 재생 기간이 필요하다. 3주 정도 깁스를 해야 한다. 올 시즌 남은 메이저대회인 에비앙 대회는 참가가 어려울 것 같다. 가장 나가고 싶은 대회였고 무리를 해서라도 나가고 싶은 대회였는데 몸을 신경써야한다고 최종 결정을 내렸다. 3주 후에 상태를 보고 이후에 3주 정도 재활 훈련을 할 계획이다. 그 이후에 출전 여부 등을 결정할 것이다."
▶올림픽 포상금은 어디에 어떻게 사용할 계획인가.
"골프가 올림픽 정식종목이 되면서 골프에 많은 힘이 됐다고 생각한다. 골프에 관심이 있는 분들 뿐 아니라 그렇지 않은 팬 층이 생겼는데 올림픽을 계기로 젊은 층이 나를 알아봐주고, 올림픽에서 골프를 봤다고 말했다. 팬 층이 다양해지고 많은 분들에게 골프가 다가갈 수 있는 계기가 됐다. 박세리 프로에게 영감을 얻었던 것처럼 저도 어린 선수들에게 영감을 줄 수 있었으면 좋겠다. 많은 응원과 국민적인 지지가 있었기에 금메달을 목에 걸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포상금은 어디에 어떻게 좋은 일에 사용할지 고민하고 있다."
▶올림픽에 나가면서 전 종목 석권한 양궁에 영감을 얻었다고 했는데.
"예전부터 양궁과 골프가 많이 닮은 스포츠라고 들었다. 양궁 선수들이 바람과 싸우는 것을 TV로 보면서 양궁처럼 골프도 세계최강이라는 것을 세계적인 무대에서 입증할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하고 생각했다. 그런 면에서 양궁과 연관을 지어서 생각했던 것 같다."
▶태국의 에리야 쭈타누깐이 우승을 하는 등 젊은 선수들의 상승세가 무섭다. 그 구도에서 어떤 준비가 필요한가.
"부상 경과를 봐야 한다. 후반기로 접어들고 있어서 재활을 거치면 참가할 수 있는 대회가 얼마 안된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올해는 완치에 목표를 두고 있다. 기회가 된다면 한 두개 대회는 나가지 않을까 싶다. 젊은 층이 많은 발전이 있었던 한 해였다. 내년이나 내후년에도 젊은 층이 강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베테랑 선수들도 층이 단단하기 때문에 얼마든지 우승할 수 있다. 젊은 층의 기세를 바꾸기는 쉽지 않지만 골프는 나이와는 상관이 없는 운동이라고 생각한다."
▶입국해서 어떻게 지냈나.
"주말에 가족들과 경포대에 다녀왔다. 그 전에는 계속 바쁘게 지냈다. 무엇 때문인지 모르겠지만 바빴다. 병원에도 다녀왔다. 당분간은 바쁠 것 같다. 뵙지 못 한 분들을 만나면서 좋은 시간 보내고 싶다."
▶골프는 멘탈 스포츠라고 한다. 본인의 멘탈이 골프선수로서 어느 정도 적합하다고 생각하는가.
"제가 골프에 적합하다고 생각하는 건 한 가지에 집중하면 주변이 잘 안보이는 스타일이다. 가족들이 말하기를 무언가에 집중하면 다른 것에는 관심을 두지 않는다고 하는데 그것이 골프에서는 장점이 되는 거 같다. 그런 정신적인 부분이 대회때마다 그렇게 하자 해서 나오는건 아니고 상황이 되면 나오는 거 같다. 메이저대회나 다른 때보다 긴장되면 나오는 거 같다. 항상 매 대회 그런 느낌을 가지고 경기를 하고 싶은데 그게 쉽지 않다. 올림픽에서는 다른 대회보다 집중했다. 에너지가 고갈되는 느낌을 받았다. 다른 메이저대회보다 매 라운드 18홀을 끝내고 나오면 후회 없는 대회를 했다고 생각했다. 많은 타수를 줄여도 후회가 남았는데 이번에는 그렇지 않았다. 금메달도 중요한 선물이지만 제 자신을 한 단계 성장시킬 수 있는 계기가 됐던 게 큰 수확이었다."
▶골프에서 상상력이 중요하다고 하는데 멘탈과 기술, 창의력 중 비중은 어느 정도 된다고 생각하나.
"우선은 정신력이 50%다. 그 다음 샷이나 테크닉이 35%, 창의력이 15% 되는 거 같다. 정신력이 있어야 연습이나 바른 정신으로 바른 샷을 할 수 있다. 정신력과 테크닉 너무 중요하다. 창의력은 그런 것을 필요로 하지 않는 코스도 있다. 밋밋한 코스는 필요가 없다. 하지만 올림픽 코스는 그렇지 않았다. 창의력이 필요한 코스였고, 전략도 중요한 코스였다."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딴 뒤 동기부여가 없어 힘들어하는 경우가 있다. 다음 목표가 무엇인지 궁금하다.
"이번 올림픽을 치르고 올림피언이 된다는 것이 어떤 기분인지 확실히 알 수 있는 기회였다. 다음 목표는 다른 어떤 대회보다 메이저대회에서 더 많은 승수를 쌓는 게 개인적으로 가장 욕심이 난다. 메이저대회에 초점을 맞춰서 준비 하고 있다. 올림픽 경험을 해보니 2020년 금메달을 지키는 것도 좋을것 같은데 당장은 다음 올림픽에 나갈 수 있을지 모르겠다. 우선은 메이저대회에 승수를 쌓는 선수가 되고 싶다. 그리고 무엇보다 메이저 트로피나 많은 승수를 쌓는 것도 중요하지만 다른 선수들에게 모범적인 선수가 되는 게 가장 큰 목표다."
▶박세리 키즈로서 박세리 감독에게 영감을 받았는데.
"시합 시작전부터 힘든 상황이 많았다. 부담도 되고 걱정도 했는데 감독님이 격려를 많이 해줬다. 누구보다 경기 끝나고 좋아해주셨다. 선수생활 하면서 우러러 본 감독님과 함께 올림픽 금메달을 일궈낸 것에서 특별함을 느낀다."
▶올림픽 금메달은 처음인데 기분이 어땠나.
"116년 만에 정식종목으로 채택된 것에 기뻤고, 출전만으로도 영광이라고 생각했는데 116년 만의 금메달리스트에 저의 이름을 남긴 것이 영광스럽다. 메이저 우승이 선수들에게 영감을 주는데 금메달은 의미가 다른 거 같다. 국민 모두의 금메달이라고 생각한다. 트로피는 입맞춤을 하는데 금메달은 깨물라고 한다. 처음에는 그 무게에 굉장히 놀랐다. 깨물었을 때는 그 동안 시합했었던 순간들과 감정이 비슷했던 것 같다."
▶어떤 아내와 엄마로 살아가고 싶은가.
"선수 생활하는 동안 남편의 외조를 참 많이 받았다. 굉장히 고마운 부분이 많다. 나중에 은퇴를 했을 때는 남편의 이런 외조 이상으로 남편에게 전폭적인 지지와 응원을 보내주고 싶다. 남편이 나에게 해준 것에 대해 보답하는 시간을 갖고 싶다. 엄마가 되고 싶은 생각은 분명하다. 하지만 아직 나이도 어리고 지금은 골프가 즐겁고 지금은 골프를 하고 싶다. 골프를 하는 동안에는 아이를 갖고 싶은 생각이 없다. 골프를 완전히 끝냈을 때 온전히 아이에게 시간을 보낼 수 있을 때 아이를 갖고 싶다. 구체적인 2세 계획은 없다. 다만 아이가 본인이 원한다면 골프를 시키자고 남편과 이야기 했다. 골프를 좋아하는 자녀가 태어나면 부모가 누구보다 골프를 잘 알고 있기 때문에 빠른 길로 안내해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얼마나 많은 메이저 승수를 쌓고 싶은지.
"몇 승을 하고 싶은지 염두에 두고 있지 않다. 다만 메이저는 미국이나 한국에서나 선수의 업적을 이야기할 때 빠지지 않는다. 본인 스스로 메이저 대회에 강하다고 생각한다. 메이저대회에 집중할 수 있는 컨디션을 만들어 가면 좋은 성적이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한 해 메이저 3승도 가능하다는 것을 느꼈으니까 고도의 집중력을 발휘하면 좋은 결과가 없으리란 보장이 없다. 에비앙 대회에서 우승을 했지만 메이저대회로 승격되고 나서는 우승을 못했다. 에비앙 대회라는 숙제를 남겨 놓은 것도 집중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 같다."
▶은퇴 계획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선수 생활 은퇴 후의 인생 계획은.
"지금은 선수 생활을 하는 것이 골프 업계나 스포츠 업계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 지금은 구체적인 계획은 없지만 은퇴 후 스포츠 관련 일을 하고 싶다. 기회가 주어지면 열심히 해 볼 생각이다."
▶전 국민적이 인지도가 올랐다고 했는데 언제 느꼈나.
"이번에 강원도에 가족들과 여행을 갔는데 구수한 강원도 사투리를 쓰시는 할머니 두 분 이 골프를 모르는 것 같은데 금메달 딴 것을 봤다며 축하해주는 것을 보고 굉장히 놀랐다. 골프 복장도 아니었고, 사복 차림에 나물하는 집에 갔는데 알아봐줘서 놀랐다. 그리고 어린 아이들이 알아봐준다는 것과 골프를 치지 않는 분들이 알아봐주신다는 점에서 우리나라 골프 발전에 도움이 될 것 같다. 인지도 상승도 중요하지만 우리나라에서 골프가 좀 더 편안하게 접근할 수 있는 부분은 골프선수로서 좋은 일이다."
▶올림픽 출전을 결심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포기하고 싶은 부분도 많았다. 컨디션도 100%가 아니었다. 언제 아플지도 모르는 부분이다. 하지만 116년 만에 열리는 대회이고 나라를 대표해 나가는 대회이니만큼 컨디션이 좋지 않다고 나가지 않는다는 것은 개인적으로 아니라고 생각했다. 올림픽에 나가는 것은 운동선수로서 자신의 한계에 도전하고 극복해가는 것을 열정과 노력으로 많은 이들에게 영감을 줄 수 있는 것 같다. 사소한 부상이나 마음속에 있는 두려움 때문에 포기한다면 올림픽 뿐 아니라 골프 인생도 포기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자신에게 패배자가 되고 싶지 않은 생각이 있었다."
▶올림픽을 앞두고 출전한 삼다수 대회에서는 컷 탈락을 했는데 전략적이었나.
"삼다수 대회에 나가기 전에 4주 정도 훈련을 했다. 삼다수 대회는 테스트를 하는 대회였다. 많은 것을 기대하지 않은 대회였다. 처음 시합이었고 긴장 상황에서는 어떤 샷이 어떤 상황에서 터질지 모르는 일이었다. 대비책을 세우는 대회였다. 컷 탈락을 했을 때 샷적인 부분에서 정상적으로 했다고 생각했다. 연습하는 동안 우려했던 동작도 나오지 않았다. 다만 결과가 좋지 않다보니 삼다수 대회 마치고 3일 동안 시간이 있었는데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연구를 하니까 시간이 빨리 갔다. 리우에 5일 정도 일찍 도착해서 연습라운드를 돌면서 일찍 준비를 해서 대회가 시작하고 원하던 것이 나오기 시작했다. 첫 라운드를 잘 풀어나갔던 게 이번 올림픽에서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었던 키(Key)였던 것 같다."
▶왼손에 깁스를 했는데 대회 때는 통증이 없는 것처럼 보였다. 통증을 어떻게 이겼나.
"중요한 시합 때는 진짜 아플 때도 통증이 잘 안 느껴진다. 도핑에 관련 없는 진통제나 소염제를 복용할 수도 있었으나 약을 먹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몸에 조금이라도 무리가 된다면 테이핑이나 약을 먹지 않았다. 조금의 통증은 감수한다는 마음가짐이었기 때문에 이겨내려고 했다. 의사 선생님도 완치를 위해서는 교정을 하라고 했는데 올림픽이 끝나고 재생을 위해서는 사용하지 않는 편이 제일 중요해서 손가락을 고정했다. 엄지 손가락 부위만 깁스를 했기 때문에 다른 손가락의 근육이나 큰 깁스를 했을 때보다는 재활적인 부분에서 더 편할 수 있겠다."
▶언제 우승을 할 수 있다고 확신이 들었나.
"사실 다른 대회였으면 마지막 라운드 9번홀이 끝나고 예상을 했을 텐데 이번에는 17번홀까지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었다. 올림픽이라는 막중한 책임감이 들었다. 집중력을 최대한 발휘해야 했다. 많은 분들이 보고 있다고 생각하면서 마음이 풀어지려고 하는 순간순간마다 마음을 다 잡고 경기를 했다.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대처를 하니까 당황스럽지 않았다."
▶올림픽 골프 코스의 바람이 부담은 안됐나.
"올림픽 코스를 돌아보며 바람을 가장 우려했다. 바람이 불면 정상적인 스윙을 할 수 없어서 가장 바람을 걱정했다. 다행히 대회 기간 4일 중 3일은 바람이 거의 불지 않았다. 그래서 잘 넘겼던 거 같다. 스윙에서는 손가락 부상으로 스윙이 작아졌다. 조금 전문적인 용어로 '온몸이 골프를 하지 않고 있다'라고 새로운 코치 선생님이 이야기를 했다. 그래서 온몸이 골프를 할 수 있도록 5주를 보냈다. 동작이 작아진 것을 늘렸고, 위축된 스윙을 늘리기 위해 수많은 반복적인 훈련을 했다. 준비 기간이 길어서 다행이었다. 정말 잘 대비하고 옳은 타이밍에 옳은 사람을 만났다. 모든 것이 운명처럼 맞아 떨어졌다."
▶한국 선수들과 숙소 생활을 하면서 알려지지 않은 이야기가 있다면.
"시합을 앞두고 8명 정도가 함께 엘리베이터에 갇힌 경우가 있었다. 30분 정도 갇혔고, 구조대가 출동해서 구조됐다. 처음 엘리베이터에 갇혔는데 한 층 정도 떨어졌다. 놀라기도 했지만 모두들 올림픽을 앞두고 액땜했다고 생각했다. 좋은 일이 있겠다고 생각했다. 연습라운드에서 홀인원도 나왔다. 길조였다. 샷이 잘 됐기 때문에 홀인원이 나왔다고 생각한다. 연습라운드에서 만족스러웠다."
▶퍼팅할 때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은 무엇인가.
"올림픽 기간 중에 퍼팅 기법은 달리진 것이 없다. 퍼팅 스트로크는 올 시즌 마음에 들었다. 다만 백스윙을 느낌 있게 해야하는 데 그것이 부족했다. 올림픽을 앞두고 연습하면서 그 느낌이 살아났던 거 같다. 그린 스피드도 잘 맞았다."
▶퍼팅할 때 발감각이나 손감각 중 어디에 비중을 두는가.
"느껴볼 새가 없다. 눈은 공을 보고 있지만 공은 보이지 않는다. 무의식 상태에서 홀과 집중할 때 그런 느낌에서 좋은 퍼팅이 나온다. 어떤 친구가 공을 보고 치는니, 채를 보고 치는지 물어본적이 있는데 잘 모르겠더라. 집중력이 나올 때 거리감이 나오는것 같다."
▶얼마전 청와대 방문했다. 박근혜 대통령과 어떤 이야기를 나눴나.
"우선은 올림픽에 출전한 대표선수들과 만날 수 있어서 좋았다. 운동 선수로서 종목의 특성과 마음가짐 등에서 통하는 것이 많았다. 처음 봤지만 쉽게 대화를 끌어 갔다. 대통령 옆자리에 앉은 것은 영광이었다. 대통령께서 국민들에게 희망을 주었다며 좋은 이야기와 격려를 많이 해주셨다. 다른 종목 선수들과 사진도 많이 찍고, 이야기를 나누는 좋은 시간이었다."
▶애니카 소렌스탐은 아이를 가지면서 은퇴를 했고, 줄리 잉스터는 아이와 함께 대회에 참가한다. 아이가 생긴다면 어느 쪽인가.
"당연히 소렌스탐 쪽일 거 같다. 아이에게 100% 한 순간도 놓치고 싶지 않을 것 같다. 하지만 지금 당장은 아이 생각이 없다. 언제 어떻게 새로운 가정을 꾸리고 싶을지는 상상이 안 된다. 애니카의 책을 읽은 적이 있는데 책에서 '연습장에 섰는데 내가 왜 여기에 있지?'라는 생각이 들었을 때 은퇴를 발표했었다고 했다. 언제까지라고 정해놓기 보다는 준비가 됐을 때나 하고 싶을 때 아이를 갖는 게 맞고 은퇴를 하는게 맞다고 생각한다. 지금은 모든 것이 말한 대로 이뤄지고 있어 굉장히 놀랍다. 충분히 제가 원할 때는 새로운 삶을 향해 나갈 때는 준비가 될 거라고 생각한다. 언제라고 알 수 있으면 좋겠는데 아직은 구체적으로 언제가 될지는 알 수 없다."
▶다음 시즌 전체 대회 스케줄에 영향을 줄 것인가.
"10년 동안 많은 누구보다 많은 대회를 했다. 나도 모르게 만성적인 부상이 왔던 거 같다. 오랜 기간 원하는 몸 상태로 경기를 하려면 스케줄 관리가 필요할 것 같다. 예년처럼 많은 대회에 나서는 건 아니다. 메이저에 집중하며 몸을 돌봐가며 연습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 동안 박인비의 골프는 무엇이었고, 앞으로 추구할 골프는 무엇인가.
"매순간 최선을 다하는 것이 목표인데 이번 시즌에는 목표 의식이 강하지 않았다. 올림픽을 제외하면 제 자신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 시켜줄 계기가 없었다. 끊임없이 발전할 수 있는 계기를 찾아야하고 안주하면 안된다고 절실하게 생각한 한 해였다. 올림픽은 분명히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킬 수 있는 계기가 필요했는데 그런 계기가 됐다. 선수가 아닌 한 인간으로서 끊임없이 연구하고 생활해 나가는 게 좋을 거 같다. 어떻게 하면 더 좋은 사람으로 살아갈지, 더 발전할 수 있는 사람이 될지 끊임없이 연구하면서 살아갔으면 한다."
뉴시스
박인비는 29일 서울 서초구 양재동 더케이호텔 컨벤션센터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다른 어떤 대회보다 메이저대회에서 더 많은 승수를 쌓는 게 개인적으로 가장 욕심이 난다. 메이저대회에 초점을 맞춰서 준비 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무대에서 10년 동안 메이저대회 7승을 포함해 17승을 거둔 박인비는 커리어 그랜드슬램(생애 통산 4대 메이저 대회 우승)과 최연소 명예의 전당(Hall of Fame) 입회와 함께 골프 역사상 커리어 골든그랜드슬램을 달성한 최초의 선수가 됐다.
다음은 박인비와의 일문일답.
▶현재 손가락 상태와 앞으로의 일정은.
"손가락 상태는 올림픽에서 느끼기에 호전이 됐다고 생각했는데 완치까지는 바라지 않았어도 좋은 결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의사선생님과 상의해보니 우선 3주 정도는 깁스를 해야 한다. 인대 재생 기간이 필요하다. 3주 정도 깁스를 해야 한다. 올 시즌 남은 메이저대회인 에비앙 대회는 참가가 어려울 것 같다. 가장 나가고 싶은 대회였고 무리를 해서라도 나가고 싶은 대회였는데 몸을 신경써야한다고 최종 결정을 내렸다. 3주 후에 상태를 보고 이후에 3주 정도 재활 훈련을 할 계획이다. 그 이후에 출전 여부 등을 결정할 것이다."
▶올림픽 포상금은 어디에 어떻게 사용할 계획인가.
"골프가 올림픽 정식종목이 되면서 골프에 많은 힘이 됐다고 생각한다. 골프에 관심이 있는 분들 뿐 아니라 그렇지 않은 팬 층이 생겼는데 올림픽을 계기로 젊은 층이 나를 알아봐주고, 올림픽에서 골프를 봤다고 말했다. 팬 층이 다양해지고 많은 분들에게 골프가 다가갈 수 있는 계기가 됐다. 박세리 프로에게 영감을 얻었던 것처럼 저도 어린 선수들에게 영감을 줄 수 있었으면 좋겠다. 많은 응원과 국민적인 지지가 있었기에 금메달을 목에 걸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포상금은 어디에 어떻게 좋은 일에 사용할지 고민하고 있다."
▶올림픽에 나가면서 전 종목 석권한 양궁에 영감을 얻었다고 했는데.
"예전부터 양궁과 골프가 많이 닮은 스포츠라고 들었다. 양궁 선수들이 바람과 싸우는 것을 TV로 보면서 양궁처럼 골프도 세계최강이라는 것을 세계적인 무대에서 입증할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하고 생각했다. 그런 면에서 양궁과 연관을 지어서 생각했던 것 같다."
▶태국의 에리야 쭈타누깐이 우승을 하는 등 젊은 선수들의 상승세가 무섭다. 그 구도에서 어떤 준비가 필요한가.
"부상 경과를 봐야 한다. 후반기로 접어들고 있어서 재활을 거치면 참가할 수 있는 대회가 얼마 안된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올해는 완치에 목표를 두고 있다. 기회가 된다면 한 두개 대회는 나가지 않을까 싶다. 젊은 층이 많은 발전이 있었던 한 해였다. 내년이나 내후년에도 젊은 층이 강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베테랑 선수들도 층이 단단하기 때문에 얼마든지 우승할 수 있다. 젊은 층의 기세를 바꾸기는 쉽지 않지만 골프는 나이와는 상관이 없는 운동이라고 생각한다."
▶입국해서 어떻게 지냈나.
"주말에 가족들과 경포대에 다녀왔다. 그 전에는 계속 바쁘게 지냈다. 무엇 때문인지 모르겠지만 바빴다. 병원에도 다녀왔다. 당분간은 바쁠 것 같다. 뵙지 못 한 분들을 만나면서 좋은 시간 보내고 싶다."
▶골프는 멘탈 스포츠라고 한다. 본인의 멘탈이 골프선수로서 어느 정도 적합하다고 생각하는가.
"제가 골프에 적합하다고 생각하는 건 한 가지에 집중하면 주변이 잘 안보이는 스타일이다. 가족들이 말하기를 무언가에 집중하면 다른 것에는 관심을 두지 않는다고 하는데 그것이 골프에서는 장점이 되는 거 같다. 그런 정신적인 부분이 대회때마다 그렇게 하자 해서 나오는건 아니고 상황이 되면 나오는 거 같다. 메이저대회나 다른 때보다 긴장되면 나오는 거 같다. 항상 매 대회 그런 느낌을 가지고 경기를 하고 싶은데 그게 쉽지 않다. 올림픽에서는 다른 대회보다 집중했다. 에너지가 고갈되는 느낌을 받았다. 다른 메이저대회보다 매 라운드 18홀을 끝내고 나오면 후회 없는 대회를 했다고 생각했다. 많은 타수를 줄여도 후회가 남았는데 이번에는 그렇지 않았다. 금메달도 중요한 선물이지만 제 자신을 한 단계 성장시킬 수 있는 계기가 됐던 게 큰 수확이었다."
▶골프에서 상상력이 중요하다고 하는데 멘탈과 기술, 창의력 중 비중은 어느 정도 된다고 생각하나.
"우선은 정신력이 50%다. 그 다음 샷이나 테크닉이 35%, 창의력이 15% 되는 거 같다. 정신력이 있어야 연습이나 바른 정신으로 바른 샷을 할 수 있다. 정신력과 테크닉 너무 중요하다. 창의력은 그런 것을 필요로 하지 않는 코스도 있다. 밋밋한 코스는 필요가 없다. 하지만 올림픽 코스는 그렇지 않았다. 창의력이 필요한 코스였고, 전략도 중요한 코스였다."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딴 뒤 동기부여가 없어 힘들어하는 경우가 있다. 다음 목표가 무엇인지 궁금하다.
"이번 올림픽을 치르고 올림피언이 된다는 것이 어떤 기분인지 확실히 알 수 있는 기회였다. 다음 목표는 다른 어떤 대회보다 메이저대회에서 더 많은 승수를 쌓는 게 개인적으로 가장 욕심이 난다. 메이저대회에 초점을 맞춰서 준비 하고 있다. 올림픽 경험을 해보니 2020년 금메달을 지키는 것도 좋을것 같은데 당장은 다음 올림픽에 나갈 수 있을지 모르겠다. 우선은 메이저대회에 승수를 쌓는 선수가 되고 싶다. 그리고 무엇보다 메이저 트로피나 많은 승수를 쌓는 것도 중요하지만 다른 선수들에게 모범적인 선수가 되는 게 가장 큰 목표다."
▶박세리 키즈로서 박세리 감독에게 영감을 받았는데.
"시합 시작전부터 힘든 상황이 많았다. 부담도 되고 걱정도 했는데 감독님이 격려를 많이 해줬다. 누구보다 경기 끝나고 좋아해주셨다. 선수생활 하면서 우러러 본 감독님과 함께 올림픽 금메달을 일궈낸 것에서 특별함을 느낀다."
▶올림픽 금메달은 처음인데 기분이 어땠나.
"116년 만에 정식종목으로 채택된 것에 기뻤고, 출전만으로도 영광이라고 생각했는데 116년 만의 금메달리스트에 저의 이름을 남긴 것이 영광스럽다. 메이저 우승이 선수들에게 영감을 주는데 금메달은 의미가 다른 거 같다. 국민 모두의 금메달이라고 생각한다. 트로피는 입맞춤을 하는데 금메달은 깨물라고 한다. 처음에는 그 무게에 굉장히 놀랐다. 깨물었을 때는 그 동안 시합했었던 순간들과 감정이 비슷했던 것 같다."
▶어떤 아내와 엄마로 살아가고 싶은가.
"선수 생활하는 동안 남편의 외조를 참 많이 받았다. 굉장히 고마운 부분이 많다. 나중에 은퇴를 했을 때는 남편의 이런 외조 이상으로 남편에게 전폭적인 지지와 응원을 보내주고 싶다. 남편이 나에게 해준 것에 대해 보답하는 시간을 갖고 싶다. 엄마가 되고 싶은 생각은 분명하다. 하지만 아직 나이도 어리고 지금은 골프가 즐겁고 지금은 골프를 하고 싶다. 골프를 하는 동안에는 아이를 갖고 싶은 생각이 없다. 골프를 완전히 끝냈을 때 온전히 아이에게 시간을 보낼 수 있을 때 아이를 갖고 싶다. 구체적인 2세 계획은 없다. 다만 아이가 본인이 원한다면 골프를 시키자고 남편과 이야기 했다. 골프를 좋아하는 자녀가 태어나면 부모가 누구보다 골프를 잘 알고 있기 때문에 빠른 길로 안내해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얼마나 많은 메이저 승수를 쌓고 싶은지.
"몇 승을 하고 싶은지 염두에 두고 있지 않다. 다만 메이저는 미국이나 한국에서나 선수의 업적을 이야기할 때 빠지지 않는다. 본인 스스로 메이저 대회에 강하다고 생각한다. 메이저대회에 집중할 수 있는 컨디션을 만들어 가면 좋은 성적이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한 해 메이저 3승도 가능하다는 것을 느꼈으니까 고도의 집중력을 발휘하면 좋은 결과가 없으리란 보장이 없다. 에비앙 대회에서 우승을 했지만 메이저대회로 승격되고 나서는 우승을 못했다. 에비앙 대회라는 숙제를 남겨 놓은 것도 집중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 같다."
▶은퇴 계획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선수 생활 은퇴 후의 인생 계획은.
"지금은 선수 생활을 하는 것이 골프 업계나 스포츠 업계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 지금은 구체적인 계획은 없지만 은퇴 후 스포츠 관련 일을 하고 싶다. 기회가 주어지면 열심히 해 볼 생각이다."
▶전 국민적이 인지도가 올랐다고 했는데 언제 느꼈나.
"이번에 강원도에 가족들과 여행을 갔는데 구수한 강원도 사투리를 쓰시는 할머니 두 분 이 골프를 모르는 것 같은데 금메달 딴 것을 봤다며 축하해주는 것을 보고 굉장히 놀랐다. 골프 복장도 아니었고, 사복 차림에 나물하는 집에 갔는데 알아봐줘서 놀랐다. 그리고 어린 아이들이 알아봐준다는 것과 골프를 치지 않는 분들이 알아봐주신다는 점에서 우리나라 골프 발전에 도움이 될 것 같다. 인지도 상승도 중요하지만 우리나라에서 골프가 좀 더 편안하게 접근할 수 있는 부분은 골프선수로서 좋은 일이다."
▶올림픽 출전을 결심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포기하고 싶은 부분도 많았다. 컨디션도 100%가 아니었다. 언제 아플지도 모르는 부분이다. 하지만 116년 만에 열리는 대회이고 나라를 대표해 나가는 대회이니만큼 컨디션이 좋지 않다고 나가지 않는다는 것은 개인적으로 아니라고 생각했다. 올림픽에 나가는 것은 운동선수로서 자신의 한계에 도전하고 극복해가는 것을 열정과 노력으로 많은 이들에게 영감을 줄 수 있는 것 같다. 사소한 부상이나 마음속에 있는 두려움 때문에 포기한다면 올림픽 뿐 아니라 골프 인생도 포기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자신에게 패배자가 되고 싶지 않은 생각이 있었다."
▶올림픽을 앞두고 출전한 삼다수 대회에서는 컷 탈락을 했는데 전략적이었나.
"삼다수 대회에 나가기 전에 4주 정도 훈련을 했다. 삼다수 대회는 테스트를 하는 대회였다. 많은 것을 기대하지 않은 대회였다. 처음 시합이었고 긴장 상황에서는 어떤 샷이 어떤 상황에서 터질지 모르는 일이었다. 대비책을 세우는 대회였다. 컷 탈락을 했을 때 샷적인 부분에서 정상적으로 했다고 생각했다. 연습하는 동안 우려했던 동작도 나오지 않았다. 다만 결과가 좋지 않다보니 삼다수 대회 마치고 3일 동안 시간이 있었는데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연구를 하니까 시간이 빨리 갔다. 리우에 5일 정도 일찍 도착해서 연습라운드를 돌면서 일찍 준비를 해서 대회가 시작하고 원하던 것이 나오기 시작했다. 첫 라운드를 잘 풀어나갔던 게 이번 올림픽에서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었던 키(Key)였던 것 같다."
▶왼손에 깁스를 했는데 대회 때는 통증이 없는 것처럼 보였다. 통증을 어떻게 이겼나.
"중요한 시합 때는 진짜 아플 때도 통증이 잘 안 느껴진다. 도핑에 관련 없는 진통제나 소염제를 복용할 수도 있었으나 약을 먹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몸에 조금이라도 무리가 된다면 테이핑이나 약을 먹지 않았다. 조금의 통증은 감수한다는 마음가짐이었기 때문에 이겨내려고 했다. 의사 선생님도 완치를 위해서는 교정을 하라고 했는데 올림픽이 끝나고 재생을 위해서는 사용하지 않는 편이 제일 중요해서 손가락을 고정했다. 엄지 손가락 부위만 깁스를 했기 때문에 다른 손가락의 근육이나 큰 깁스를 했을 때보다는 재활적인 부분에서 더 편할 수 있겠다."
▶언제 우승을 할 수 있다고 확신이 들었나.
"사실 다른 대회였으면 마지막 라운드 9번홀이 끝나고 예상을 했을 텐데 이번에는 17번홀까지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었다. 올림픽이라는 막중한 책임감이 들었다. 집중력을 최대한 발휘해야 했다. 많은 분들이 보고 있다고 생각하면서 마음이 풀어지려고 하는 순간순간마다 마음을 다 잡고 경기를 했다.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대처를 하니까 당황스럽지 않았다."
▶올림픽 골프 코스의 바람이 부담은 안됐나.
"올림픽 코스를 돌아보며 바람을 가장 우려했다. 바람이 불면 정상적인 스윙을 할 수 없어서 가장 바람을 걱정했다. 다행히 대회 기간 4일 중 3일은 바람이 거의 불지 않았다. 그래서 잘 넘겼던 거 같다. 스윙에서는 손가락 부상으로 스윙이 작아졌다. 조금 전문적인 용어로 '온몸이 골프를 하지 않고 있다'라고 새로운 코치 선생님이 이야기를 했다. 그래서 온몸이 골프를 할 수 있도록 5주를 보냈다. 동작이 작아진 것을 늘렸고, 위축된 스윙을 늘리기 위해 수많은 반복적인 훈련을 했다. 준비 기간이 길어서 다행이었다. 정말 잘 대비하고 옳은 타이밍에 옳은 사람을 만났다. 모든 것이 운명처럼 맞아 떨어졌다."
▶한국 선수들과 숙소 생활을 하면서 알려지지 않은 이야기가 있다면.
"시합을 앞두고 8명 정도가 함께 엘리베이터에 갇힌 경우가 있었다. 30분 정도 갇혔고, 구조대가 출동해서 구조됐다. 처음 엘리베이터에 갇혔는데 한 층 정도 떨어졌다. 놀라기도 했지만 모두들 올림픽을 앞두고 액땜했다고 생각했다. 좋은 일이 있겠다고 생각했다. 연습라운드에서 홀인원도 나왔다. 길조였다. 샷이 잘 됐기 때문에 홀인원이 나왔다고 생각한다. 연습라운드에서 만족스러웠다."
▶퍼팅할 때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은 무엇인가.
"올림픽 기간 중에 퍼팅 기법은 달리진 것이 없다. 퍼팅 스트로크는 올 시즌 마음에 들었다. 다만 백스윙을 느낌 있게 해야하는 데 그것이 부족했다. 올림픽을 앞두고 연습하면서 그 느낌이 살아났던 거 같다. 그린 스피드도 잘 맞았다."
▶퍼팅할 때 발감각이나 손감각 중 어디에 비중을 두는가.
"느껴볼 새가 없다. 눈은 공을 보고 있지만 공은 보이지 않는다. 무의식 상태에서 홀과 집중할 때 그런 느낌에서 좋은 퍼팅이 나온다. 어떤 친구가 공을 보고 치는니, 채를 보고 치는지 물어본적이 있는데 잘 모르겠더라. 집중력이 나올 때 거리감이 나오는것 같다."
▶얼마전 청와대 방문했다. 박근혜 대통령과 어떤 이야기를 나눴나.
"우선은 올림픽에 출전한 대표선수들과 만날 수 있어서 좋았다. 운동 선수로서 종목의 특성과 마음가짐 등에서 통하는 것이 많았다. 처음 봤지만 쉽게 대화를 끌어 갔다. 대통령 옆자리에 앉은 것은 영광이었다. 대통령께서 국민들에게 희망을 주었다며 좋은 이야기와 격려를 많이 해주셨다. 다른 종목 선수들과 사진도 많이 찍고, 이야기를 나누는 좋은 시간이었다."
▶애니카 소렌스탐은 아이를 가지면서 은퇴를 했고, 줄리 잉스터는 아이와 함께 대회에 참가한다. 아이가 생긴다면 어느 쪽인가.
"당연히 소렌스탐 쪽일 거 같다. 아이에게 100% 한 순간도 놓치고 싶지 않을 것 같다. 하지만 지금 당장은 아이 생각이 없다. 언제 어떻게 새로운 가정을 꾸리고 싶을지는 상상이 안 된다. 애니카의 책을 읽은 적이 있는데 책에서 '연습장에 섰는데 내가 왜 여기에 있지?'라는 생각이 들었을 때 은퇴를 발표했었다고 했다. 언제까지라고 정해놓기 보다는 준비가 됐을 때나 하고 싶을 때 아이를 갖는 게 맞고 은퇴를 하는게 맞다고 생각한다. 지금은 모든 것이 말한 대로 이뤄지고 있어 굉장히 놀랍다. 충분히 제가 원할 때는 새로운 삶을 향해 나갈 때는 준비가 될 거라고 생각한다. 언제라고 알 수 있으면 좋겠는데 아직은 구체적으로 언제가 될지는 알 수 없다."
▶다음 시즌 전체 대회 스케줄에 영향을 줄 것인가.
"10년 동안 많은 누구보다 많은 대회를 했다. 나도 모르게 만성적인 부상이 왔던 거 같다. 오랜 기간 원하는 몸 상태로 경기를 하려면 스케줄 관리가 필요할 것 같다. 예년처럼 많은 대회에 나서는 건 아니다. 메이저에 집중하며 몸을 돌봐가며 연습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 동안 박인비의 골프는 무엇이었고, 앞으로 추구할 골프는 무엇인가.
"매순간 최선을 다하는 것이 목표인데 이번 시즌에는 목표 의식이 강하지 않았다. 올림픽을 제외하면 제 자신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 시켜줄 계기가 없었다. 끊임없이 발전할 수 있는 계기를 찾아야하고 안주하면 안된다고 절실하게 생각한 한 해였다. 올림픽은 분명히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킬 수 있는 계기가 필요했는데 그런 계기가 됐다. 선수가 아닌 한 인간으로서 끊임없이 연구하고 생활해 나가는 게 좋을 거 같다. 어떻게 하면 더 좋은 사람으로 살아갈지, 더 발전할 수 있는 사람이 될지 끊임없이 연구하면서 살아갔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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