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여자 양궁이 올림픽 8연패의 위업을 달성했다.

기보배(28·광주시청)-장혜진(29·LH)-최미선(20·광주여대)으로 구성된 양궁 여자대표팀은 8일(한국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의 삼보드로모 경기장에서 열린 2016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양궁 여자 단체전 결승전에서 러시아를 세트스코어 5-1(58-49 55-51 51-51)로 누르고 정상에 올랐다.

1988 서울올림픽을 시작으로 올림픽 8연패다.

올림픽 단체전 2연패를 달성한 기보배와 첫 올림픽 금메달을 거머쥔 최미선에게 대만과의 준결승은 특별했다.

지난해 광주하계유니버시아드에서 뼈아픈 패배의 아픔을 안겨줬던 상대이기 때문이다.

여자 양궁은 지난해 광주하계유니버시아드 단체전 결승전에서 탄야팅을 앞세운 대만을 극복하지 못해 은메달에 만족했다.

올림픽, 아시안게임 등에서 단골로 정상에 오르는 여자 양궁이 한 단계 수준이 낮은 유니버시아드에서 우승하지 못한 장면이 어색했다.

한국은 이날 준결승에서 대만에 세트스코어 5-1(60-50, 53-53 56-52)로 승리했다. 탄야팅, 린시치아 등은 지난해 광주에도 왔던 선수들이다.

기보배와 최미선은 당시 강채영(20·경희대)과 팀을 이뤄 단체전에 출전했다. 한국은 세트스코어 2-2로 팽팽했던 3세트에서 최미선의 실수로 대만에 금메달을 넘겨줬다.

실수로 7점을 쐈던 최미선은 경기 후, 동료들을 향한 미안함에 많은 눈물을 흘렸다. 맏언니 기보배는 "은메달도 값지다. 오히려 큰 대회를 앞두고 좋은 약이 될 것"이라며 최미선을 다독였다.

금메달을 목에 걸고 눈물을 흘린 최미선은 "내가 원래 잘 울지 않는다. 랭킹라운드까지만 해도 올림픽과 다른 대회가 다르지 않다고 느꼈는데 막상 결승을 치르고, 메달을 목에 거니 올림픽이라는 무대가 실감난다"고 했다.

그러면서 대만과의 준결승에 대해선 "작년에 아픈 기억이 있지만 지금 나의 실력은 그 때보다 좋아졌다고 생각한다 솔직히 대만을 크게 신경쓰진 않았다"고 당당히 밝혔다.

기보배가 "금메달의 맛은 잊을 수가 없다. 엄마가 끓여준 김치찌개의 맛"이라고 하자 최미선은 공식 기자회견에서 "나는 아직 배가 고프다"고 말해 취재진을 웃게 했다.

기보배는 "솔직히 대만은 좀 의식이 됐다. 대회 전부터 그랬다"며 "결승에서 만날 팀을 준결승에서 만나 부담스러웠지만 긴장이 풀려서 제 기량이 나온 것 같다"고 설명했다.

장혜진도 4년 전, 아쉬움을 씼었다. 2012 런던올림픽 최종선발전에서 4위에 그쳐 올림픽 문턱에서 좌절했다. 남자부의 김우진(24·청주시청)과 같은 경우다.

리우로 오는 길도 누구보다 험난했다. 지난 4월 국가대표 최종선발전에서 마지막 발까지 강채영과 치열하게 경쟁해 어렵게 최종엔트리에 이름을 올렸다.

장혜진의 리우행을 점치는 이는 많지 않았다.

당시 세계랭킹으로 최미선이 1위, 기보배가 2위, 강채영이 4위였다. 장혜진은 7위.

장혜진은 리우올림픽 선발이 확정되고 "아무도 할 수 없다고 했는데 기적을 이룬 것 같다. 런던올림픽 선발전만큼 힘들었다. 나의 눈물은 기쁨과 슬픔이 반반 섞인 것이다"며 울었다.

"금메달 맛이 무지갯빛 솜사탕"이라고 한 장혜진은 "런던올림픽 선발전에서 4위로 떨어지고 서러웠다"며 "그래도 힘든 기간 동안 나 스스로를 반성하고, 돌아볼 수 있었다. 그동안 깨우치고, 반성하면서 보내왔다"고 밝혔다.

나름 사연 있는 세 태극낭자들이 올림픽 양궁 여자 단체전 금메달의 전통을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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