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테랑 김상현(36)까지 불미스러운 일로 형사 입건되면서 KBO리그 막내 구단인 kt 위즈가 '사고뭉치 구단'으로 전락했다.

김상현은 지난달 16일 오후 4시50분께 전북 익산시 신동의 한 원룸 앞에서 길을 지나던 여대생 B(20)씨를 보며 음란행위를 한 혐의(공연음란)로 지난 4일 불구속 입건됐다. 김상현은 B씨 옆에 자신의 차량을 세우고 바지를 내린 뒤 음란행위를 한 것으로 조사됐다.

12일 김상현의 입건 소식이 세간에 알려졌고, kt는 하루 뒤인 13일 오전 구단 자체 징계위원회를 열고 김상현을 임의탈퇴 처분하기로 했다.

1군 무대 진입 2년째인 kt가 추문에 휩싸인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말 kt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때문에 몸살을 앓았다.

작년 10월 포수 장성우가 전 여자친구와 나눈 내용이 SNS를 통해 공개돼 물의를 일으켰다. 공개된 내용에는 야구 관계자들을 비방하는 내용이 담겨있어 문제가 됐다.

장성우는 이로 인해 치어리더 박기량씨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정보통신망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로 기소돼 1심에 이어 항소심에서도 벌금 700만원을 선고받았다.

또 한국야구위원회(KBO)로부터 240시간 봉사활동 징계를, 구단으로부터 50경기 출전정지와 연봉 동결, 벌금 등의 징계를 받았다.

비슷한 시기에 투수 장시환(29)도 전 여자친구가 SNS에 올린 글 탓에 논란을 불러일으켜 구단으로부터 징계를 받았다.

올 3월에는 오정복이 수원에서 음주운전을 하다가 경찰에 적발돼 구단과 KBO로부터 징계를 받는 일이 벌어졌다. KBO는 오정복에게 15경기 출전정지와 유소년야구 봉사활동 120시간 제재를 내렸다.

kt는 이미 '장성우 사태'가 일어났을 때 사회적 물의를 일으켜 구단 이미지를 훼손하면 '원아웃 제도'를 적용하겠다고 천명했지만, 계속해서 선수단 관리에 허점을 드러내고 있다.

사실 '원아웃 제도'를 내세우며 징계 수위를 높이겠다고 선언한 kt 구단이 이후 실제로 보여준 대처에는 물음표가 달린다.

오정복의 음주 운전 때 kt가 오정복에게 내린 구단 자체 징계는 10경기 출장 정지 및 벌금 300만원이었다. 그러나 하루 뒤 KBO는 오정복에게 15경기 출전 정지와 120시간 봉사활동 제재를 내렸다.

이번에 kt 구단이 보여준 대처도 오정복에게 솜방망이 징계를 내렸을 때와 크게 다르지 않아 보인다.

kt는 지난 12일 오후 4시께 김상현의 입건 사실을 알게 된 것으로 전해졌다. 수원 kt 위즈 파크에서 넥센 히어로즈와의 경기가 열리기 약 두 시간 전이다. 그러나 김상현의 이름은 경기 시작 1시간 전에 제출하는 선발 라인업에 올라 있었다.

보도가 나온 뒤에도 김상현은 계속 그라운드를 누비고 있었다. 실명이 거론된 뒤인 4회초 수비 때가 되어서야 김상현은 김연훈으로 교체됐다.

kt 구단은 김상현에게 임의탈퇴라는 중징계를 내렸지만 또다시 선수단 관리에 소홀했다는 비판을 피하기 힘들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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