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병호(30·미네소타 트윈스)가 디트로이트의 에이스 우완투수 조던 짐머맨에게 시즌 첫 피홈런을 안기는 등 메이저리그 데뷔 첫 달을 성공적으로 장식했다.

박병호는 1일(한국시간) 디트로이트 타이거즈와의 경기에서 5번타자 겸 1루수로 선발 출전해 홈런 1개를 포함해 4타수 1안타 1타점을 올렸다.

박병호는 팀이 0-3으로 뒤진 4회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짐머맨을 상대로 좌중간 담장을 넘기는 솔로포를 날렸다. 볼카운트 1볼 2스트라이크에서 87마일(약 140㎞)짜리 슬라이더를 받아쳤다. 비거리는 428피트(130.45m).

지난달 28일 클리블랜드 인디언스전 이후 2경기 만에 터진 홈런이다. 특히 디트로이트의 짐머맨을 상대로 빼앗은 홈런이라서 의미가 더 크다.

짐머맨은 이날 경기를 포함해 올 시즌 5경기에서 5승 무패, 평균자책점 0.55를 달리고 있다. 그는 이날 7이닝 동안 탈삼진 7개를 던지는 호투를 펼쳤다. 실점은 박병호에게 허용한 솔로포 한 방이 유일했다.

박병호는 mlb.com과의 인터뷰에서 "짐머맨은 몰리는 공이 거의 없는 등 제구가 정말 좋은 투수다. 하지만 실투가 한 개 들어왔고, 그걸 때려 홈런을 만들었다. 운이 좋았을 뿐"이라고 말했다.

짐머맨은 경기를 마친 후 "오늘 경기 중 내 유일한 실수였다"고 말했다. 그는 전날까지 26이닝 1자책으로 평균자책점(0.35)이 MLB 전체에서 1위였다.

미국 언론들도 여기에 주목했다.

mlb.com은 1일(한국시간) "팀 최다홈런을 기록 중인 박병호가 조단 짐머맨에게 올 시즌 첫 피홈런을 안겼다"면서 "팀이 패하면서 그의 홈런은 빛이 바랬다"고 총평했다.

또 미국의 스포츠 전문 매체인 ESPN은 "짐머맨은 첫 3이닝 동안 순항했지만 박병호가 4회에 무실점을 깨는 홈런을 쳤다"며 "홈런 6개를 때린 그는 팀에서 홈런 1위를 달리고 있다"고 호평했다.

박병호는 캔자스시키 원정에서 데뷔 첫 홈런을 때리는 등 4월 한 달 동안 치른 19경기에서 홈런 6개를 쏘아 올렸다. 이번 시즌 기록한 15안타 중 10번째 장타이기도 하다. 시즌 타율은 0.227(66타수 15안타)에 홈런 비거리 평균은 131.37ｍ에 달한다.

박병호의 홈런 기록은 메이저리그 내에서도 상위권이다. 이날 경기까지 홈런 6개 이상을 신고한 선수는 22명에 불과하다. 미네소타 구단 역사상 신인이 첫 20경기 안에서 6개 이상의 홈런을 기록한 것은 박병호가 처음이다.

최희섭이 2004년 4월 기록한 역대 한국인 월간 최다 홈런 기록(9홈런)을 깨지는 못했지만, 역대 한국인 메이저리거 시즌 최다 홈런 경신 가능성도 높아졌다. 미네소타는 4월까지 24경기를 치렀고, 앞으로 118경기가 남아있다.

지금까지 역대 한국인 메이저리거 시즌 최다 홈런 기록은 추신수가 2010년과 2015년 기록한 22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