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 최대 라이벌 매치인 수원 삼성과 FC서울의 '슈퍼매치'가 이틀 앞으로 다가온 28일 양팀 사령탑이 조금은 다른 방식으로 승리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다.

서정원 감독과 최용수 감독은 이날 오전 서울 종로구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수원과 서울의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2016 8라운드 경기 미디어데이에 참석해 "슈퍼매치는 K리그를 대표하는 라이벌 매치다. 상당히 설렌다"고 입을 모았다.

올 시즌 서울이 6승1패(승점 18)로 승승장구했다. 리그 1위다. 반면 수원은 1승5무1패(승점 8)를 6위다. 현재까지는 기대 이하다.

그런데 이날 기자회견에서는 두 감독의 입장이 뒤바뀐 모습이었다. 서 감독이 오히려 자신감을 외쳤고, 최 감독은 잔뜩 경계심을 드러냈다.

서 감독은 "서울이 올 시즌 쓰리백과 투톱으로 강점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우리는 우리가 잘하는 시스템을 가져가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4-1-4-1 포매이션을 3년 정도 활용하면서 안정되고 있다. 득점이 아쉬우나 팀 조직력에서는 작년보다 더 좋아졌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라이벌전에서 리그 순위는 크게 의미가 없다"며 "서울이 올 시즌 최고 위에 있지만, 1위와 12위라고 해도 라이벌전이라면 5대5 경기가 진행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공은 둥글다. 스페인에서 FC바르셀로나가 레알 마드리드에 잡혀 흔들렸듯이 1위를 가다가 갑자기 하향곡선을 그리고, 밑에 있는 팀이 무섭게 치고올라갈지 누구도 모른다"고 강조했다.

자신감을 강조해 선수단 분위기를 끌어올리려는 심산으로 보인다. 그는 "우리는 9경기째 패가 없다"며 "우리 경기력만 가져가면 충분히 좋은 경기한다고 자신한다"고 했다.

이에 반해 최 감독은 방심을 최대 적으로 규정했다.

최 감독은 "지금 순위표는 큰 의미가 없다. 큰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는 매 경기 온 힘을 쏟아내야 한다"며 "슈퍼매치에서 방심하거나, 평소와 다른 플레이를 하면 순위가 뒤바뀔 수 있다"고 염려했다.

아울러 "수원은 우리보다 강한 동기부여를 지니고 있다. 경기가 또 원정경기다. 평소 이상의 준비를 해야한다"고 경계심을 드러냈다.

올 시즌 최고의 모습을 보이고 있는 선수단이지만 긴장을 놓지 않게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현재 가지고 있는 고민에 대한 답변에서도 입장차가 드러났다.

서 감독은 "최전방에서 골이 터졌으면 하는 것이 가장 큰 고민"이라며 "경기의 열에 아홉은 만들었는데 마지막에 아쉬움이 남는다. 아직 많은 시즌이 남은 만큼 모자란 부분을 가다듬는 것이 관건"이라고 털어놨다.

반면 최 감독은 "현실 가능한 이야기를 하겠다"면서 "팬들이 많이 찾아와 우리 선수들의 전투력을 올려줬으면 하는 바람이있다"고 말했다.

끝으로 이번 경기에 몇골이 터질지 묻는 질문에 서 감독은 3골, 최 감독은 4골을 예상했다.

한편, 미디어데이에 동석한 수원 주장 염기훈은 "매년 슈퍼매치는 설레고 기대되는데 올해는 유독 기다려진다. 더욱 설렌다"며 "팬들이 직접 현장을 찾아 슈퍼매치의 매력을 느껴봤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서울 선수 대표로 나온 데얀은 "슈퍼매치를 치른지 벌써 2년이 지났다. 다시 할 수 있게 돼 영광"이라면서 "한국에서 가장 큰 라이벌 매치인 만큼 좋은 경기를 하고 골도 최대한 많이 내겠다"고 의지를 전했다.

수원과 서울의 경기는 오는 30일 오후 3시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