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민(30·KIA)이 이번주 등판을 건너뛴다.

KIA 이대진 투수코치는 26일 “윤석민이 주말 두산전까지 등판하지 않을 것 같다”며 “윤석민의 차례에 홍건희가 선발 등판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윤석민은 이미 한 차례 등판을 건너뛰었다. 지난 23일 사직 롯데전에 등판할 차례였지만 우완 한기주가 선발로 나섰다. 차례대로라면 28일 한화전에 나서야 한다. 그러나 이를 건너뛰고 주말 두산전까지도 등판하지 않은 채 이번 주 휴식을 취하기로 했다. KIA는 여라기지 상황을 검토한 뒤 아예 엔트리에서 한 번 제외해 열흘 휴식을 주는 방법도 고려하고 있다.

윤석민은 현재 오른쪽 어깨 상태에 부담을 느끼고 있다. 선발로 뛰기 시작한 이후 매년 겪는 증세다. 올시즌을 준비하며 스프링캠프에서도 막바지에 어깨 통증으로 조기 귀국했다. 그러나 통증 정도가 심하지는 않아 잠시 휴식과 치료 뒤 정상적으로 시즌을 시작할 수 있었다. 지난 17일 광주 넥센전에서는 9이닝 2실점으로 완투까지 했으나 최근 다시 미세하게 같은 증세가 나타났다.

올시즌 KIA 선발진이 ‘최강’ 타이틀을 달게 된 데는 2014년을 미국에서 보내고 지난해 복귀한 뒤 마무리로 뛴 윤석민이 선발로 돌아오게 된 것이 결정적인 이유였다. 동시에 한국에서 3년 만에 풀타임 선발을 소화해야 할 윤석민의 고질적인 어깨 상태는 변수로 꼽혔다. 9위로 처져있는 KIA가 시즌 초반 여유가 없어보임에도 윤석민에게 숨고를 시간을 주는 이유도 여기 있다. 심각한 정도의 통증이 아니지만 KIA는 시즌을 길게 보고 초반인 지금, 윤석민을 쉬어주기로 했다. ‘관리’ 차원이다. KIA가 이미 겨울부터 대비했던 상황이기도 하다. 탄탄한 선발 5명을 갖추고도 ‘비상사태’를 대비해 한기주, 임기준, 정용운을 선발 수업 시키며 총 8명의 선발 자원을 준비해왔다.

물론 이번주 두 선발이 한꺼번에 빠진 것은 ‘위기’일 수도 있다. KIA는 현재 5선발 임준혁이 경기 중 타구에 맞아 왼쪽 종아리 부상을 입고 엔트리 제외됐다. 이 자리를 한기주가 맡기로 한 가운데 윤석민도 빠지게 돼 어쩌면 이번 주 선발진이 중대기로에 서있다. 게다가 에이스 양현종은 26일 한화전에서도 6이닝 3실점을 하고도 승리하지 못해 개막후 5차례 등판에도 ‘무승’에 머물고 있다. KIA는 8승11패로 9위다.

그러나 시즌은 길다. KIA가 올시즌 끝까지 선발의 힘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윤석민의 존재가 반드시 필요하다. 급하더라도 오히려 시즌 초반 잠시 쉬어가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