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막전 선발에서 제외된 김현수(28·볼티모어 오리올스)가 홈 팬들의 야유까지 받으며 험난한 시즌을 예고했다.

김현수는 5일(한국시간) 미국 메릴랜드주 볼티모어의 오리올스파크 앳 캠든야즈에서 열린 2016 메이저리그 미네소타 트윈스와의 개막전에서 벤치에 대기했다.

홈에서 열리는 개막전이다보니 볼티모어는 경기에 앞서 식전행사로 개막 25인 로스터에 포함된 선수를 팬들에게 소개하는 시간을 가졌다.

한 사람씩 호명되면 그라운드로 뛰어나가 관중에게 인사했다. 팬들은 한 시즌 동안 선전을 기원하며 박수와 환호로 선수를 맞았다.

김현수의 차례가 됐고, 간단한 소개와 함께 모습을 드러내자 관중석에서는 야유가 쏟아져 나왔다. 시즌 개막 첫날부터 홈팀 선수가 관중들로부터 야유를 받는 보기 드문 장면이었다.

팬들은 김현수가 시범경기 부진에도 마이너리그가 아닌 메이저리그 개막 로스터에 포함된 데 대한 불만을 나타낸 것으로 보였다.

김현수는 시범경기 기간 타율 0.178(45타수 8안타)로 저조한 성적을 남겼다. 급기야 구단은 과도한 언론 플레이로 김현수를 깎아 내리며 마이너리그 강등을 권유하기도 했다.

마이너리그 강등이냐, 메이저리그 잔류냐를 놓고 고민하던 김현수는 거부권을 행사하며 개막 25인 로스터에 남기로 결정했다.

이 문제를 놓고 현지 언론에서도 김현수가 계약에 명시된 정당한 권리를 행사했을 뿐 볼티모어 구단의 무리한 행태를 지적하기도 했지만 팬들의 시선은 달랐다.

시범경기에서 실력 발휘를 하지 못하며 적응에 애를 먹고 있는 김현수가 시즌 개막도 하기 전에 로스터 진입을 두고 구단과 마찰을 빚은 것에 대해 곱지 않은 시선일 수밖에 없다.

우여곡절 끝에 김현수는 빅리그에 잔류했지만 좌익수 주전 자리는 신예 조이 리카드의 차지였다. 김현수로서는 경기 후반 대타로 출전하며 기회를 엿봐야 하는 상황이다. 여기에 현지 홈 팬들의 부정적인 시선도 극복해야 한다.

김현수가 주전 경쟁과 함께 현지의 부정적인 여론을 이겨내고 메이저리그에서 살아 남으려면 오로지 실력으로서 평가 받는 수밖에 없다.

한편, 이날 개막전 좌익수겸 9번 타자로 선발 출전하며 메이저리그 데뷔전을 치른 리카드는 팀의 선취 득점을 올리는 등 멀티히트로 펄펄 날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