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원정도박 혐의로 물의를 일으킨 임창용(40)이 절절한 복귀 소감을 전했다.

KIA 타이거즈는 28일 오전 "임창용과 연봉 3억원에 계약을 했다"고 전격 발표했다. 괌에서 개인훈련을 하던 임창용은 이날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수수한 운동복 차림으로 공항에 도착한 임창용은 평소보다 더 까맣게 그을린 얼굴로 취재진 앞에 섰다.

그는 "저를 받아준 KIA에 감사하다. 팀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며 머리를 숙였다.

임창용은 이어 "2월 말까진 아무 일도 하지 못했다. '이대로 야구를 포기해야 하나'라고 생각했다"면서도 "훈련을 하며 몸을 만들고 있으면 기회가 올 것이라고 마음을 바꾸고 후배와 함께 괌에서 몸을 만들었다"고 근황을 전했다.

임창용은 지난해 11월 홍콩 마카오에서 해외원정 도박을 한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았고, 벌금 700만원에 약식 기소 처분을 받았다.

그대로 삼성 라이온즈에서 방출됐다. KBO에 시즌 50% 출장 정지 징계를 받아 갈 곳 없는 무적자 신세가 됐다.

그는 "KIA 측에 제가 여러 번 요청을 했다. 친정팀에서 선수생활을 마무리할 수 있는 기회를 달라고 부탁했다"면서 "어제 바로 좋은 소식이 들려서 오늘 들어오게 됐다"고 계약 배경을 설명했다.

그 동안 수사기관의 조사를 받고, 여론의 질타를 맞으며 답답했던 심경도 털어놨다.

임창용은 "조사를 받는 과정에서 제가 안했던 일들까지도 부풀려지면서 많이 힘들었다. 어쨌든 제가 실수를 한 것이니 감수해야 한다"고 고백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죗값은 충분히 치렀다. 소속팀에서도 잘리고, 벌금도 냈고, 출장정지도 당했다"면서 "징계 시간 만큼 최대한 반성하고 돌아오겠다"고 항변했다.

임창용은 72경기 출장 정지 징계를 받은 후 7월께 팀에 합류할 예정이다.

앞서 열렸던 미디어데이에서 주장 이범호와 투수 윤석민은 입을 모아 임창용의 합류를 반겼다. 확실한 마무리 카드가 없는 KIA 입장에서 임창용은 아직 매력적인 선수다.

임창용은 "삼성에 있을 때에도 말씀드렸지만 선수 생활 마무리는 KIA에서 하고 싶었다. 정말 그렇게 돼 기쁘고, 팬분들도 반겨주시는 것 같아 좋다"며 기쁨을 감추지 않았다.

그는 "이범호에게 가장 먼저 전화가 와서 인사를 나눴다. 김기태 감독님도 선수시절 함께 했기 때문에 잘해주실 것으로 믿는다"면서 "코칭스태프들과 동료들을 실망시키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출장 정지 기간 동안 그는 퓨처스리그 경기에도 나서지 못한다. 공백감이 우려되지 않느냐는 질문에는 "초등학교 때부터 야구를 해왔다. 1~2경기만 하면 돌아오지 않을까 싶다"고 자신했다.

임창용은 구단 측에 연봉도 백지위임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KIA는 연봉 3억원을 지급하고, 임창용은 반성의 의미에서 전액 기부를 하고 야구 재능 기부까지 할 것이라고 양측은 밝혔다.

임창용은 "돈보다도 야구를 할 수 있는 기회를 주셔서 감사하다. 재능 기부 형식은 구단과 합의를 해봐야 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올해 40살인 그는 은퇴를 설계해야 할 나이다. 그러나 지금 당장은 그라운드 복귀가 최우선 목표다.

선수생활 마지막 목표를 묻는 질문에 그는 "모르겠다. 그것까지 생각해 본 적은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