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로는 고독과 고통이 필요하다
김윤호 논설위원·행정학 박사 입력 : 2016. 02. 23(화) 17:12
현대인은 모두 너무나 바쁘다. 일차적으로 벌어먹고 살기 위해서 바쁘지 않으면 안된다. 물론 바쁘고 부지런하다고 생존과 생활의 모든 문제가 죄다 풀리는 것도 아니다. 그러나 초고속으로 변화하고 발전해 가는 정보기술(IT) 사회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바쁘게 움직이지 않을 수가 없다. 게으르고 미루고 해서는 아무 것도 이룰 수가 없다.
현대사회가 너무나 빠르게 돌아가기 때문에 좀 천천히, 슬로우(Slow)가 미덕으로 치부되는 경향도 있다. 특히 우리 한국인은 짧은 기간 동안 경제성장을 압축적으로 성취하는 과정에서 무엇이나 ‘빨리 빨리’하지 않으면 뒤처지고 낙오자가 되는 극심한 경쟁을 헤쳐 나왔다. 정치 경제 사회 등 모든 분야에서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고 성공과 성취 만을 소중한 목표로 삼고 헐레벌떡 달려왔기 때문에 절차의 중요성과 수단의 가치를 망각했다. 살아남기 위해서, 성공하기 위해서 좌고우면(左顧右眄)할 마음의 여유가 없다.
2차 세계대전으로 독립국가가 된 나라 중에서 6?25 전쟁까지 치른 폐허와 극심한 이념 대결 속에서 원조를 받는 나라에서 원조를 주는 나라가 된 세계 유일의 나라가 우리 대한민국이다. 더구나 국토가 두 동강난 분단 70년이라는 부끄러운 현실에 남북 대결과 전쟁 위기의 먹구름이 한반도를 뒤덮고 있는 암울한 오늘이다. 남북 분단에 동서(東西) 간의 지역감정과 지역 차별, 이념과 빈부(貧富), 세대 간의 격차와 대립은 우리 사회의 고질병이 된지 오래다. 해결될 전망은 그렇게 밝지 않다.
먹을 것도 귀하던 옛날에 비하면 지금은 천국이나 다름없다. 그런데도 자기 삶과 환경에 불만족하고 행복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무지하게 많다. 극심한 경쟁에서 오는 긴장과 좌절, 잘 사는 사람들과의 비교에서 오는 상대적 박탈감에서 분노조절장애에 걸린 사람들도 무지하게 많다. 그래서 세계 10대 경제 강국이 된 오늘도 대한민국은 세계 1위의 자살율이라는 불명예를 목에 걸고 있다.
어둠이 있어야 빛의 고마움과 소중함을 알 수 있듯이, 고독과 고통이 있어야 행복의 고마움을 알 수 있게 된다. 가정과 학교, 군대와 직장 등을 통해서 자신을 알게 되고 사회를 알게 되고 인간을 알게 되는 것이 일반적인 삶의 길이다. 그러나 고독과 고통은 우리 인생길에서 썩지 않는 소금과 같은 존재이다. 고독과 고통을 모르고 승승장구하다가는 언젠가는 쓰디쓴 좌절과 실패를 맛보게 되어 있다. 돈이 있다고, 힘이 있다고 교만하게 굴다가는 가슴을 치는 아픔과 비극이 찾아올 수가 있다. 우리 삶은 빛과 어둠, 올라감과 내려옴, 웃음과 눈물, 채움과 비움, 강과 약, 음과 양이 교묘하고 정교하게 섞여있는 신비로운 존재이기 때문이다. 기(奇)와 정(正)이 상생하여 끝없이 돌고 도는 신비로운 삶이기 때문이다. 돈이 있다고 행복한 것도 아니고, 돈이 없다고 불행한 것도 아니다. 수많은 요소들이 영향을 주고받으면서 무한히 생성되고 변화되어 가는 것이 우리네 삶이다. 알 수 없는 것이 우리네 삶이고 운명이기에, 점(占)을 보러 다니는 적지 않은 사람들은 오늘도 점쟁이를 찾아 나서고 있다.
어릴 적 아버지로부터 ‘점쟁이 자기 죽을 날도 모른다’는 말씀을 듣고 자란 나는 점을 본 적이 거의 없다. 자기에게 주어진 삶의 시간과 공간, 인간 속에서 감사하면서 부지런하고 성실하게 최선을 다해서 살아가는 것이 우리 인생의 갈 길이다. 가능하면 가까운 가족에서부터 남에 대한 사랑, 자비, 배려를 잊지 않고 실천하면 금상첨화가 될 것이다. 부모가 어린 아들 딸을 학대하고 죽이고 사체를 훼손하는 말세(末世) 시대에 참으로 참담하고, 부모 노릇, 인간 노릇하기가 쉽지 않다. 모두가 부족한 인간이지만, 인간의 탈을 쓴 이상, 인간으로서의 최소한의 양심과 어느 정도(程度)가 있어야 한다.
그런가 하면 혼자 살면서 고독을 생활화하고 있는 사람들도 너무나 많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통계청 자료를 토대로 분석한 것을 보면 우리나라 1인 가구 수는 지난 1985년 66만여 가구였지만 지난해에는 7.7배인 506만여 가구로 추정됐다. 전체 가구 가운데 1인 가구가 차지하는 비중이 1985년 6.9%였던 것이 지난해 27.1%로 3.9배 증가한 것이다. 이 비중은 오는 2035년에는 34.3%까지 올라갈 것으로 예상됐다. 혼자 사는 노인들, 결혼의 시기를 놓치고 혼자 사는 여성들, 황혼 이혼하고 혼자 사는 사람들의 문제도 국가사회적으로 정책적인 이슈가 되고 있다.
우리 인생길에서 고독과 고통은 잘 활용하면 몸과 마음에 보약과 같은 효과를 줄 수가 있다. 때로는 혼자가 되어 보는 것도 필요하다. 때로는 혼자일 때, 지금까지 보이지 않던 자기 자신의 민낯과 참 모습을 발견할 수가 있다. 때로는 혼자일 때, 지금까지 알지 못했던 가족과 세상의 고마움을 뼈저리게 체득(體得)할 수도 있다. 고독과 고통을 두려워하지 말고 회피하지 말고, 자기 앞에 다가오는 고독과 고통을 당당히 맞서는 용기와 인내가 필요하다. 고독과 고통을 이겨내고 자기 인생의 주인공, 자기 삶의 승리자가 되기를 바란다.
김윤호 논설위원·행정학 박사
현대사회가 너무나 빠르게 돌아가기 때문에 좀 천천히, 슬로우(Slow)가 미덕으로 치부되는 경향도 있다. 특히 우리 한국인은 짧은 기간 동안 경제성장을 압축적으로 성취하는 과정에서 무엇이나 ‘빨리 빨리’하지 않으면 뒤처지고 낙오자가 되는 극심한 경쟁을 헤쳐 나왔다. 정치 경제 사회 등 모든 분야에서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고 성공과 성취 만을 소중한 목표로 삼고 헐레벌떡 달려왔기 때문에 절차의 중요성과 수단의 가치를 망각했다. 살아남기 위해서, 성공하기 위해서 좌고우면(左顧右眄)할 마음의 여유가 없다.
2차 세계대전으로 독립국가가 된 나라 중에서 6?25 전쟁까지 치른 폐허와 극심한 이념 대결 속에서 원조를 받는 나라에서 원조를 주는 나라가 된 세계 유일의 나라가 우리 대한민국이다. 더구나 국토가 두 동강난 분단 70년이라는 부끄러운 현실에 남북 대결과 전쟁 위기의 먹구름이 한반도를 뒤덮고 있는 암울한 오늘이다. 남북 분단에 동서(東西) 간의 지역감정과 지역 차별, 이념과 빈부(貧富), 세대 간의 격차와 대립은 우리 사회의 고질병이 된지 오래다. 해결될 전망은 그렇게 밝지 않다.
먹을 것도 귀하던 옛날에 비하면 지금은 천국이나 다름없다. 그런데도 자기 삶과 환경에 불만족하고 행복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무지하게 많다. 극심한 경쟁에서 오는 긴장과 좌절, 잘 사는 사람들과의 비교에서 오는 상대적 박탈감에서 분노조절장애에 걸린 사람들도 무지하게 많다. 그래서 세계 10대 경제 강국이 된 오늘도 대한민국은 세계 1위의 자살율이라는 불명예를 목에 걸고 있다.
어둠이 있어야 빛의 고마움과 소중함을 알 수 있듯이, 고독과 고통이 있어야 행복의 고마움을 알 수 있게 된다. 가정과 학교, 군대와 직장 등을 통해서 자신을 알게 되고 사회를 알게 되고 인간을 알게 되는 것이 일반적인 삶의 길이다. 그러나 고독과 고통은 우리 인생길에서 썩지 않는 소금과 같은 존재이다. 고독과 고통을 모르고 승승장구하다가는 언젠가는 쓰디쓴 좌절과 실패를 맛보게 되어 있다. 돈이 있다고, 힘이 있다고 교만하게 굴다가는 가슴을 치는 아픔과 비극이 찾아올 수가 있다. 우리 삶은 빛과 어둠, 올라감과 내려옴, 웃음과 눈물, 채움과 비움, 강과 약, 음과 양이 교묘하고 정교하게 섞여있는 신비로운 존재이기 때문이다. 기(奇)와 정(正)이 상생하여 끝없이 돌고 도는 신비로운 삶이기 때문이다. 돈이 있다고 행복한 것도 아니고, 돈이 없다고 불행한 것도 아니다. 수많은 요소들이 영향을 주고받으면서 무한히 생성되고 변화되어 가는 것이 우리네 삶이다. 알 수 없는 것이 우리네 삶이고 운명이기에, 점(占)을 보러 다니는 적지 않은 사람들은 오늘도 점쟁이를 찾아 나서고 있다.
어릴 적 아버지로부터 ‘점쟁이 자기 죽을 날도 모른다’는 말씀을 듣고 자란 나는 점을 본 적이 거의 없다. 자기에게 주어진 삶의 시간과 공간, 인간 속에서 감사하면서 부지런하고 성실하게 최선을 다해서 살아가는 것이 우리 인생의 갈 길이다. 가능하면 가까운 가족에서부터 남에 대한 사랑, 자비, 배려를 잊지 않고 실천하면 금상첨화가 될 것이다. 부모가 어린 아들 딸을 학대하고 죽이고 사체를 훼손하는 말세(末世) 시대에 참으로 참담하고, 부모 노릇, 인간 노릇하기가 쉽지 않다. 모두가 부족한 인간이지만, 인간의 탈을 쓴 이상, 인간으로서의 최소한의 양심과 어느 정도(程度)가 있어야 한다.
그런가 하면 혼자 살면서 고독을 생활화하고 있는 사람들도 너무나 많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통계청 자료를 토대로 분석한 것을 보면 우리나라 1인 가구 수는 지난 1985년 66만여 가구였지만 지난해에는 7.7배인 506만여 가구로 추정됐다. 전체 가구 가운데 1인 가구가 차지하는 비중이 1985년 6.9%였던 것이 지난해 27.1%로 3.9배 증가한 것이다. 이 비중은 오는 2035년에는 34.3%까지 올라갈 것으로 예상됐다. 혼자 사는 노인들, 결혼의 시기를 놓치고 혼자 사는 여성들, 황혼 이혼하고 혼자 사는 사람들의 문제도 국가사회적으로 정책적인 이슈가 되고 있다.
우리 인생길에서 고독과 고통은 잘 활용하면 몸과 마음에 보약과 같은 효과를 줄 수가 있다. 때로는 혼자가 되어 보는 것도 필요하다. 때로는 혼자일 때, 지금까지 보이지 않던 자기 자신의 민낯과 참 모습을 발견할 수가 있다. 때로는 혼자일 때, 지금까지 알지 못했던 가족과 세상의 고마움을 뼈저리게 체득(體得)할 수도 있다. 고독과 고통을 두려워하지 말고 회피하지 말고, 자기 앞에 다가오는 고독과 고통을 당당히 맞서는 용기와 인내가 필요하다. 고독과 고통을 이겨내고 자기 인생의 주인공, 자기 삶의 승리자가 되기를 바란다.
김윤호 논설위원·행정학 박사 ihonam@naver.com
| 김윤호 주필 / ihonam@naver.com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