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시즌 KIA 마운드를 이끌 ‘원투펀치’ 윤석민(30)과 양현종(28)이 아주 다른 모습으로 스프링캠프를 시작했다.

윤석민과 양현종은 지난 1일 일본 오키나와로 출국했다. 지난달 16일 미국 애리조나로 떠나 훈련 중인 선수단 본 조와 달리 일부 선수는 국내에서 훈련하다 KIA의 2차 훈련지인 오키나와로 바로 이동했다. 올시즌 선발 핵심이 될 윤석민과 양현종도 김기태 감독의 배려로 자율 훈련을 하다 본격적인 실전이 열릴 오키나와에서부터 캠프를 시작하게 됐다.

현재 둘의 훈련 단계가 매우 다르다. 윤석민은 불펜페칭 단계에 있고, 양현종은 이제 캐치볼을 시작했다.

윤석민은 지난해 12월부터 철저히 준비해왔다. 일본 오키나와에서 1월초까지 개인훈련을 통해 몸을 만들었고 귀국해서도 광주에서 이미 공을 던졌다. 일본 캠프에 도착한 뒤인 지난 2일부터 곧바로 불펜피칭을 시작했다.

윤석민은 “굳이 선발이라서가 아니라 내 몸 상태를 위해서 쉬는 동안에도 공을 만지는 것 자체는 쉬지 않으려 노력했다. 올 시즌은 절대 부상 없이 치르기 위해 겨울 동안 계속 쉬지 않았다”고 말했다.

2005년 입단 이후 KIA의 에이스로 자리해온 윤석민은 미국 생활과 지난해 마무리 보직을 거쳐 2013년 이후 3년 만에 풀타임 선발로 돌아간다. 이맘때 불펜피칭이 이르지는 않다. 윤석민도 “선발로 돌아간다고 해서 준비를 특별히 달리 하지는 않는다”고 말하고 있다. 하지만 이전보다 확실히 몸을 만들고 신중히 준비하기 위해 휴식기인 12월부터 쉬지 않고 철저하게 마음을 다잡고 운동해왔다.

반면 양현종은 2일부터 캐치볼을 시작했다. 투수가 공을 던지기 위해 준비하는 첫 단계다. 상당히 늦은 듯 보이지만 지난해와 똑같은 페이스다.

양현종은 그동안 전반기를 잘 보내고도 후반기에 체력이 떨어져 페이스도 떨어지는 경향을 보였다. 이에 지난해부터 시즌 준비 일정 자체를 바꿨다. 1월 중순 전지훈련을 시작한 뒤에도 웜업과 러닝 등 몸을 만드는 데 주력한 뒤 2월부터 공을 잡았다. 지난해에는 첫 불펜 피칭을 2월26일 시작했다. 스프링캠프 연습경기에도 등판하지 않은 채 캠프 종료 후 3월11일 시범경기에서야 처음으로 실전 등판을 했다.

우여곡절은 있었지만 코칭스태프와 상의 끝에 양현종 스스로 원하는 일정에 맞춰 훈련하도록 에이스로서 배려받았고, 양현종은 15승(6패)을 거두고 방어율 1위(2.44)로 생애 첫 타이틀을 따내 시즌을 훌륭히 치렀다. 후반기가 완벽하지는 않았다. 어깨 통증이 생겨 잠시 엔트리 제외되기도 했지만 이전에 비해 훨씬 좋은 모습으로 시즌을 마무리했다.

올해도 지난해와 같은 속도로 시즌을 준비할 계획이다. 이제 공을 잡기 시작했으니 불펜피칭은 2월말에 시작하고 일본 현지에서 열릴 연습경기에는 역시 등판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양현종은 “1월까지는 충분히 쉬면서 서서히 몸을 만드는 데 주력했다. 일본에서 캐치볼부터 시작해 지난해와 같은 페이스로 차근차근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윤석민과 양현종은 올 시즌 KIA의 열쇠를 쥐고 있다. 함께 스프링캠프지로 떠났다. 그러나 각자 다른 방식으로, 그러나 누구보다 굳은 각오를 갖고 확실하게 시즌 준비를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