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시아를 대표하는 한국과 일본은 이번 대회에서 거세게 몰아치던 중동의 모래바람을 잠재우고 결승에서 만나 우승을 다투는 등 전통적인 축구강국의 면모를 과시했다.

아시아축구연맹(AFC)은 2013년 U-22(22세 이하) 챔피언십을 신설했다. 그리고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이 열리는 2016년 대회 참가 연령대를 U-23(23세 이하)으로 조정해 상위 세 개팀에 올림픽 본선 출전권을 부여하는 최종예선을 겸하겠다고 공표했다.

그동안 올림픽 최종예선은 홈 앤드 어웨이 방식으로 진행됐다. 이 방식에서의 최고팀은 한국과 일본이었다.

긴 호흡을 갖고 치르는 대회에서 상대적으로 두터운 선수층을 보유하고 있는 한국과 일본은 쉽게 무너지지 않았다. 4년 전 런던올림픽까지 한국은 7회, 일본은 5회 연속 본선을 경험했다는 점이 이를 잘 대변해준다.

AFC는 U-23 대회를 올림픽 최종예선과 결부시켰다. 기존 시스템에서 열세를 면치 못하는 중동 축구를 돕기 위한 성격이 짙었다. 당연히 안정적으로 세계무대에 나섰던 한국과 일본에는 달갑지 않은 일이었다.

게다가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출전권이 걸린 이번 대회지는 중동의 카타르에서 열렸다. 그동안 중동에서의 경기에 약한 모습을 보였던 한국과 일본에는 원정 경기나 다름없었다.

하지만 수십여 년 간 아시아 축구를 쌍끌이 했던 한국과 일본은 쉽게 무너지지 않았다. 역대 최약체라는 공통점 속에 불안하게 출범했지만 거센 모래 바람을 뿌리치고 결승에 안착했다.

막대한 투자로 축구 선진국 도약을 노리는 카타르는 한국과의 4강전에서 1-3으로 무너졌다. 한국의 어린 선수들은 홈 팬들의 일방적인 성원을 받던 카타르를 보란 듯이 쓰러뜨렸다.

일본도 중동 2개팀과의 부담스러운 토너먼트를 무사히 통과했다. 8강에서 '난적' 이란을 연장전 끝에 따돌렸고 4강에서는 '디펜딩 챔피언' 이라크마저 넘었다.

승승장구한 두 팀은 챔피언을 가리기 위해 30일 압둘라 빈 칼리파 스타디움에 섰다. 자신들의 결승행을 예상해 카타르축구협회가 마련한 오프닝 세러머니는 이들의 결승전을 더욱 빛나게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