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正義)란 무엇인가. 국어사전에는 “사회나 공동체를 위한 옳고 바른 도리”라고 되어 있다. 마이클 샌델(하버드 대학교 교수, 정치철학자)은 “정의란 무엇인가”에서 정의의 판단기준을 행복, 자유, 미덕 등 3가지로 제시했다. 사회 구성원의 행복에 도움을 줄 수 있는가, 사회 구성원 각각의 자유로움을 보장할 수 있는가, 사회에 좋은 영향을 끼칠 수 있는가로 그 여부를 판단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이 판단을 누가 하느냐는 것이다. 궁극적으로는 국가기관들이 한다. 물론 그 과정에서 개인, 집단, 지역사회 등 종횡으로 존재하는 것들이 하겠지만. 국가기관은 맘대로 하는가. 예민한 것일수록 국가기관의 권력자들이 재단하는 경우가 많다. 중차대한 문제들은 결국 권력의 극지점에 있는 최고 권력자가 하는 경우가 많다. 이런 경향은 후진국일수록 강하다. 이는 민주 선진국이냐 후진국이냐의 구분의 경계선이 되기도 한다. 정의는 권리와 자유를 보장한다. 하지만 그 자유에는 제한점이 있다. 즉 내 행복과 자유와 미덕을 위해서 타인의 그것들을 제한할 수 없기 때문이다. 때문에 권리를 가짐과 동시에 의무도 발생하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이런 것들이 헌법에 나열되어 있다. 헌법 제8조 4항에 의하면 "…정당의 목적이나 활동이 민주적 기본질서에 위배되거나 국가의 존립에 위해가 될 때에는 정부는 헌법재판소에 그 해산을 제소할 수 있고, 정당은 헌법재판소의 심판에 의하여 해산된다."라고 되어 있다. 민권의 전형적인 표현인 정당도 결국은 '민주적 기본 질서'라는 정의의 원리에 입각하여 활약하지 않는다면 법률의 보호를 받을 수 없다는 것이다. 헌법 제32조 2항에서는 "국민의 자유와 권리는 국가안전보장·질서유지 또는 공공복리를 위하여 필요한 경우에 한하여 법률로써 제한할 수 있다"라고 규정되어 있다. 그리고 권리의 행사는 법 이전에 국가안전보장·질서유지 또는 공공복리라는 국가·사회적 정의에 모순되는 바가 없어야 한다는 점을 밝히고 있다. 얼마 전, 검찰인사가 있었다. 그런데 뒷맛이 개운치 않다는 것이 중론이다. 국내외를 떠들썩하게 한 주요사건에서 기소했다가 무죄를 받은 모 부장검사가 최고 요직인 대검찰청 범죄정보기획관으로 영전하는 등 불공평 인사가 진행되었다고 보기 때문이다. 이 사건은 다름 아닌 박 대통령의 세월호 당일 의혹에 관한 기사를 쓴 가토 다쓰야 전 산케이신문 서울지국장을 기소해서 국내외 이목을 집중시켰던 사건이다. 당초부터 무리한 기소라고 설왕설래했지만 진행했던 것이다. 물론 무죄선고를 받았다. 반면에 원세훈 전 국가정보원장의 대선개입 특별수사팀에서 활동했던 검사들은 계속 찬밥신세다. 그 중 한 명인 박 모 부장검사는 사표까지 제출했다. 윤 모 팀장 역시 한직에서 좋은 재능을 썩히고 있다. 쉽게 말해 청와대 입맛에 맞으면 승진, 심기를 건드리면 끝난다는 뜻이 아닐까. 안타깝다. 가장 정의가 살아있어야 하고 그 정의구현을 위해 노력해야 할 곳이 검찰이다. 하지만 작금의 상황 하에서는 그렇지가 못한 것 같다. 결국 편파적 수사가 난무할 수도 있다는 뜻이다. 해바라기성 검사가 많아질 때 그만큼 대한민국은 부패공화국, 썩은 오물들이 난무하는 집단으로 전락할 수밖에 없다. 남을 탓하기는 쉽다. 정의를 말하기도 쉽다. 하지만 정의를 실현하기는 어렵다. 실천이 없는 구호는 의미가 없다. 제발 자신들부터 성찰해보길 바란다. 국민들의 수준을 얕잡아 보지 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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