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리우올림픽 빛낼 태극 전사]① 축구 권창훈
입력 : 2016. 01. 03(일) 17:02
축구대표팀 박건하 코치는 지난해 8월 2일 중국 우한에서 열린 2015동아시아축구연맹(EAFF) 동아시안컵 중국과의 1차전 경기 후 취재진과 대화를 나누던 한 선수의 어깨를 툭 쳤다. 흐뭇한 미소를 지으며 한 마디 던졌다. "얘 정말 공 잘차지 않나요?"
박 코치가 칭찬한 주인공은 그날 A매치 데뷔전을 치른 뉴페이스 권창훈(수원삼성)이었다. 나이는 21살에 불과했고 대표팀 경기도 처음이었지만 나쁘지 않은 활약을 보였다.
중앙 미드필더로 출전해 초반 다소 긴장한 듯한 인상을 보였으나 금세 실력을 발휘했다. 드리블, 패스, 슈팅까지 흠잡을 데 없는 모습으로 중국전 2-0 승리에 기여했다.
박 코치의 말을 대다수가 수긍하기까지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권창훈은 이어 열린 일본(5일), 북한(9일)과의 경기에서도 모두 출전해 유럽파가 빠진 미드필더진의 한 축을 맡았고, 한국의 동아시안컵 우승을 이끌었다.
재능있는 신예의 등장에 축구팬들의 관심이 쏠렸다. 하지만 아직 환호성은 일렀다.
권창훈이 본격적으로 실력을 선보인 것은 9월 치른 2018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 2연전이었다. 울리 슈틸리케(61·독일) 대표팀 감독은 유럽파가 합류한 가운데도 권창훈을 팀에 불러들였다.
기성용(26·스완지 시티) 등 쟁쟁한 선배들과 함께 2경기 모두 선발로 나선 권창훈은 공격적인 재능을 마음껏 뽐냈다. 라오스전(9월3일)에서 2골을 터뜨리며 8-0 대승을 이끌었고, 레바논 원정(9월8일)에서도 쐐기포를 기록해 3-0 승리를 견인했다.
부드러운 볼터치와 넓은 활동량에 폭발적인 마무리까지 흠잡을데 없었다. A매치 데뷔 시즌에 7경기에 출전 3골을 기록, 성인대표팀 주전 선수로 활약하기에 모자람이 없다는 것을 입증했다.
올림픽대표팀에서도 권창훈의 활약을 주목했다. 2016리우올림픽에 충분히 출전할 수 있는 나이이기 때문이다. 이에 성인대표팀과 올림픽대표팀이 서로 권창훈을 차출하기위해 의견을 조율하기도 했다.
1994년생인 권창훈은 서울 양천초교와 중동중을 다니며 축구선수에 대한 꿈을 키웠다. 이미 중학 시절 연령별 대표팀에 발탁될 정도로 재능을 인정받았다. 지난 2009년 도요타국제청소년축구대회에 출전한 것이 첫 태극마크의 기억이었다.
권창훈은 축구 명문으로 알려진 중동고 대신 프로축구 수원 삼성의 유스팀인 매탄고를 선택했다. 권창훈의 진가를 알아본 수원에서 공을 들였다.
능숙한 왼발 사용에 일찍부터 '제2의 고종수'라고 불렸다. 매탄고에서 코치 생활을 하던 고 코치가 '될 성 부른 나무'로 점찍어 집중적으로 키웠다.
고교 졸업과 함께 수원의 파란 유니폼을 입었다. 2013년 프로 무대에 데뷔, 정규리그 8경기에 출전 1골을 기록하며 가능성을 선보였다.
2014시즌에 앞서서는 무릎 부상으로 고생했다. 뒤늦게 복귀해 20경기에 출전해 1골2도움을 올렸다. 아직 유망주라는 표현이 맞았다.
껍질을 깬 것은 공격형 미드필더로 자리잡은 2015시즌이었다.
권창훈은 대표팀을 오가는 빡빡한 일정 속에서도 35경기를 소화했다. 골은 10골이나 기록했고, 염기훈(8골17도움)과 함께 수원의 준우승을 이끌었다.
그해 K리그 베스트11로 선정됐다. 신인상격인 영플레이어상에서는 이재성(23·전북)에게 밀려 간발의 차로 수상을 놓쳤다.
빵집을 하시는 부모님 덕에 일찍이 '빵훈이'라는 별명을 갖고 있다.
사진을 찍자고하면 황급히 안경을 벗을 정도로 앳된 티를 벗지 못했다. 그럼에도 의젓하고 담담하다.
지난달 있은 올림픽대표팀의 울산 소집훈련에서 만난 그는 "올해 많은 일들이 있었고, 하나하나 다 감사한다. 생각만 했던 일들이 내 앞에 생기면서 신기하기도 하고 어벙벙하기도 했다"며 "내년 리우올림픽 최종예선을 발판으로 한국 축구도 좋은 일이 많았으면 한다"고 돌아봤다.
올해 만 22세에 접어든 권창훈은 새로운 도전에 나선다.
그는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올림픽대표팀에 승선해 지난 연말 아랍에미리트(UAE)로 출국했다. 오는 14일부터 카타르 도하에서 열리는 2016아시아축구연맹(AFC) 23세 이하(U-23) 챔피언십 출전에 앞서 현지 적응 훈련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신 감독은 지난해 11월 권창훈에 대해 "A대표팀에서 검증된 선수로 올림픽팀에서도 잘해 줄 것"이라며 "나머지 선수들이 한 단계 발전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 줄 것"이라고 기대감을 표했다. 또 지난달에도 "우리팀의 핵심"이라며 애정을 보였다.
하지만 권창훈은 지난해 K리그 마지막 경기에서 좌측 전방 십자인대 부상을 입었다. 이로 인해 신태용호가 국내 전지훈련에 몰입할 동안 홀로 재활에 몰두했다.
UAE로 출국하던 지난달 28일 취재진과 만난 그는 "상태가 많이 좋아졌다"며 문제가 없음을 시사했다.
그러면서 "나 혼자 잘해서 잘 되는 것은 아니다. 팀이 다 잘 해야 한다. 나 뿐 아니라 모든 선수들이 책임감을 갖고 임한다면 잘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신태용호의 최종 목적지는 브라질리우올림픽이다.
이를 위해 먼저 리우올림픽 최종예선을 겸하는 이번 대회에서 3위 안에 들어야 한다. 조별리그 통과후 8강 토너먼트에서 3위 자리를 확보하면 한국의 8회 연속 올림픽 본선행을 이루 수 있다.
올림픽 본선에서는 16개국이 참가해 메달을 다툰다. 4개조로 나뉘어 조별리그를 치른 뒤 조 2위까지만 8강 토너먼트에 진출, 승부를 겨루는 방식이다.
현재까지 참가가 확정된 국가는 덴마크, 독일, 포르투갈, 스웨덴, 알제리, 나이지리아, 남아공, 온두라스, 멕시코, 피지, 아르헨티나, 브라질 등 12개국이다. 여기에 아시아에서 3개국과 미국·콜럼비아 간 플레이오프 승자가 합류한다.
신태용호는 4년전 런던올림픽에서 동메달 신화를 썼던 선배들의 발자취를 좇아 일을 내겠다는 각오다. 자연스레 에이스 권창훈의 발끝에 시선이 모인다.
◇권창훈 프로필
▲ 이름 : 권창훈
▲ 생년월일 : 1994년 6월 30일
▲ 신장 : 175㎝
▲ 몸무게 : 66㎏
▲ 학력 : 양천초~중동고~매탄고
▲ 소속팀 : 수원 삼성
▲ 포지션 : 미드필더
▲ A매치 : 7경기 3골
박 코치가 칭찬한 주인공은 그날 A매치 데뷔전을 치른 뉴페이스 권창훈(수원삼성)이었다. 나이는 21살에 불과했고 대표팀 경기도 처음이었지만 나쁘지 않은 활약을 보였다.
중앙 미드필더로 출전해 초반 다소 긴장한 듯한 인상을 보였으나 금세 실력을 발휘했다. 드리블, 패스, 슈팅까지 흠잡을 데 없는 모습으로 중국전 2-0 승리에 기여했다.
박 코치의 말을 대다수가 수긍하기까지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권창훈은 이어 열린 일본(5일), 북한(9일)과의 경기에서도 모두 출전해 유럽파가 빠진 미드필더진의 한 축을 맡았고, 한국의 동아시안컵 우승을 이끌었다.
재능있는 신예의 등장에 축구팬들의 관심이 쏠렸다. 하지만 아직 환호성은 일렀다.
권창훈이 본격적으로 실력을 선보인 것은 9월 치른 2018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 2연전이었다. 울리 슈틸리케(61·독일) 대표팀 감독은 유럽파가 합류한 가운데도 권창훈을 팀에 불러들였다.
기성용(26·스완지 시티) 등 쟁쟁한 선배들과 함께 2경기 모두 선발로 나선 권창훈은 공격적인 재능을 마음껏 뽐냈다. 라오스전(9월3일)에서 2골을 터뜨리며 8-0 대승을 이끌었고, 레바논 원정(9월8일)에서도 쐐기포를 기록해 3-0 승리를 견인했다.
부드러운 볼터치와 넓은 활동량에 폭발적인 마무리까지 흠잡을데 없었다. A매치 데뷔 시즌에 7경기에 출전 3골을 기록, 성인대표팀 주전 선수로 활약하기에 모자람이 없다는 것을 입증했다.
올림픽대표팀에서도 권창훈의 활약을 주목했다. 2016리우올림픽에 충분히 출전할 수 있는 나이이기 때문이다. 이에 성인대표팀과 올림픽대표팀이 서로 권창훈을 차출하기위해 의견을 조율하기도 했다.
1994년생인 권창훈은 서울 양천초교와 중동중을 다니며 축구선수에 대한 꿈을 키웠다. 이미 중학 시절 연령별 대표팀에 발탁될 정도로 재능을 인정받았다. 지난 2009년 도요타국제청소년축구대회에 출전한 것이 첫 태극마크의 기억이었다.
권창훈은 축구 명문으로 알려진 중동고 대신 프로축구 수원 삼성의 유스팀인 매탄고를 선택했다. 권창훈의 진가를 알아본 수원에서 공을 들였다.
능숙한 왼발 사용에 일찍부터 '제2의 고종수'라고 불렸다. 매탄고에서 코치 생활을 하던 고 코치가 '될 성 부른 나무'로 점찍어 집중적으로 키웠다.
고교 졸업과 함께 수원의 파란 유니폼을 입었다. 2013년 프로 무대에 데뷔, 정규리그 8경기에 출전 1골을 기록하며 가능성을 선보였다.
2014시즌에 앞서서는 무릎 부상으로 고생했다. 뒤늦게 복귀해 20경기에 출전해 1골2도움을 올렸다. 아직 유망주라는 표현이 맞았다.
껍질을 깬 것은 공격형 미드필더로 자리잡은 2015시즌이었다.
권창훈은 대표팀을 오가는 빡빡한 일정 속에서도 35경기를 소화했다. 골은 10골이나 기록했고, 염기훈(8골17도움)과 함께 수원의 준우승을 이끌었다.
그해 K리그 베스트11로 선정됐다. 신인상격인 영플레이어상에서는 이재성(23·전북)에게 밀려 간발의 차로 수상을 놓쳤다.
빵집을 하시는 부모님 덕에 일찍이 '빵훈이'라는 별명을 갖고 있다.
사진을 찍자고하면 황급히 안경을 벗을 정도로 앳된 티를 벗지 못했다. 그럼에도 의젓하고 담담하다.
지난달 있은 올림픽대표팀의 울산 소집훈련에서 만난 그는 "올해 많은 일들이 있었고, 하나하나 다 감사한다. 생각만 했던 일들이 내 앞에 생기면서 신기하기도 하고 어벙벙하기도 했다"며 "내년 리우올림픽 최종예선을 발판으로 한국 축구도 좋은 일이 많았으면 한다"고 돌아봤다.
올해 만 22세에 접어든 권창훈은 새로운 도전에 나선다.
그는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올림픽대표팀에 승선해 지난 연말 아랍에미리트(UAE)로 출국했다. 오는 14일부터 카타르 도하에서 열리는 2016아시아축구연맹(AFC) 23세 이하(U-23) 챔피언십 출전에 앞서 현지 적응 훈련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신 감독은 지난해 11월 권창훈에 대해 "A대표팀에서 검증된 선수로 올림픽팀에서도 잘해 줄 것"이라며 "나머지 선수들이 한 단계 발전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 줄 것"이라고 기대감을 표했다. 또 지난달에도 "우리팀의 핵심"이라며 애정을 보였다.
하지만 권창훈은 지난해 K리그 마지막 경기에서 좌측 전방 십자인대 부상을 입었다. 이로 인해 신태용호가 국내 전지훈련에 몰입할 동안 홀로 재활에 몰두했다.
UAE로 출국하던 지난달 28일 취재진과 만난 그는 "상태가 많이 좋아졌다"며 문제가 없음을 시사했다.
그러면서 "나 혼자 잘해서 잘 되는 것은 아니다. 팀이 다 잘 해야 한다. 나 뿐 아니라 모든 선수들이 책임감을 갖고 임한다면 잘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신태용호의 최종 목적지는 브라질리우올림픽이다.
이를 위해 먼저 리우올림픽 최종예선을 겸하는 이번 대회에서 3위 안에 들어야 한다. 조별리그 통과후 8강 토너먼트에서 3위 자리를 확보하면 한국의 8회 연속 올림픽 본선행을 이루 수 있다.
올림픽 본선에서는 16개국이 참가해 메달을 다툰다. 4개조로 나뉘어 조별리그를 치른 뒤 조 2위까지만 8강 토너먼트에 진출, 승부를 겨루는 방식이다.
현재까지 참가가 확정된 국가는 덴마크, 독일, 포르투갈, 스웨덴, 알제리, 나이지리아, 남아공, 온두라스, 멕시코, 피지, 아르헨티나, 브라질 등 12개국이다. 여기에 아시아에서 3개국과 미국·콜럼비아 간 플레이오프 승자가 합류한다.
신태용호는 4년전 런던올림픽에서 동메달 신화를 썼던 선배들의 발자취를 좇아 일을 내겠다는 각오다. 자연스레 에이스 권창훈의 발끝에 시선이 모인다.
◇권창훈 프로필
▲ 이름 : 권창훈
▲ 생년월일 : 1994년 6월 30일
▲ 신장 : 175㎝
▲ 몸무게 : 66㎏
▲ 학력 : 양천초~중동고~매탄고
▲ 소속팀 : 수원 삼성
▲ 포지션 : 미드필더
▲ A매치 : 7경기 3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