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저 색깔이 생존을 결정하는 사회
김윤호 논설위원·행정학 박사 입력 : 2015. 12. 22(화) 16:42
‘먼저 태어난 자, 가진 자, 힘 있는 자의 논리에 굴복하는 것이 이 사회의 합리이며 생존을 결정하는 것은 수저의 색깔이었다. 나와는 너무도 다른 이 세상에서 버티고 있을 이유가 없다.’ 이 글은 지난 18일 새벽 4시경, 서울 관악구 신림동 자취집 건물 옥상에서 투신자살한 서울대 자연대 학생 A(19)씨가 투신 직전 교내 온라인 커뮤니티에 남긴 공개 유서의 내용이다. 그는 1년 전 같은 날 자살한 같은 과 선배를 거론하며 ‘나도 형을 따라가려고 한다’고도 했다. 그의 아버지는 대학 강사로서 경제적으로 어려운 집안이 아니었다고 한다. 그의 외로운 영혼을 위로한다.
그가 서울대까지 합격해서 다니기까지 얼마나 많은 힘든 경쟁과 자기 시련을 겪었을까. 모든 청소년들이 모두 거치는 일이기는 하지만 유치원,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를 거치면서 수많은 시험과 좌절, 방황과 막막함을 겪었을 것이다. 짧은 기간에 과도한 경쟁으로 고속성장을 추구한 압축성장의 부작용으로 청소년 자살률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에서 1등을 차지하고 있다. 학교 성적이 나빠서 죽고, 원하는 대학에 떨어져서 죽고, 세상이 마음에 들지 안해서 죽고, 경쟁과 갈등을 이겨내자 못하고 죽고, 부조리한 사회에 절망하고 지처서 죽는 등 꽃송이 보다 더 소중한 목숨을 버리는 이유는 다양하다.
한참 꿈과 희망을 갖고 파도처럼 밀려오는 문제들을 인내와 용기, 신념으로 헤쳐 나가야 하는 청소년들이 감당하기에 그들이 짊어진 짐이 너무나 무겁나 보다. 목표지상주의(目標至上主義), 결과지상주의, 황금만능주의에 젖어 있는 우리 사회는 너무나 비정하고 너무나 절벽처럼 막혀 있나 보다. 그래서 취업난, 불안정한 일자리, 천정 부지(不知)로 치솟는 집값, 물가 상승에 따른 생활비용의 지출 등의 사회적 압박으로 인해 연애와 결혼, 출산을 포기한 청년층 세대를 삼포세대(三抛世代)라고 부른다. 각종 미디어 등을 통해 사회적으로 확산하였고, 현재 우리 사회가 당면한 과제를 보여주는 상징적인 용어로 사용되고 있다. 연애, 결혼, 출산에 취업과 주택 구입을 포기한 2030세대를 오포세대(五抛世代)라고도 하고, 여기에 인간관계와 꿈을 포기한 칠포세대(七抛世代)가 등장하여 청년들의 고통의 리스트가 늘어났다.
청년들의 고통과 절망의 짐이 너무 무겁다. 그러나 생명의 포기는 안된다. 나도 젊은 날의 질풍노도(疾風怒濤)의 방황과 절망 속을 헤쳐 나왔지만, 우리 부모님들은 우리들을 위하여 우리 보다 훨씬 더 많은 땀과 눈물을 흘리며 살아갔다. 시련과 실패, 좌절 없는 인생은 없다. 젊은 날의 시련과 실패는 성공을 위한 큰 자산이요 힘이다.
1000번 이상의 실험 끝에 세계 최초의 전구를 발명한 토머스 에디슨은 말했다. ‘나는 전구를 만들기 위해 1000번을 실패하지 않았다. 다만 전구를 만들지 않는 1000가지의 다른 방법을 찾아냈을 뿐이다.’ 성공을 위해서는 실패는 필요조건이다. 실패를 받아들이고 실패를 통해서 무언가 교훈을 배워야 한다. 세상에 시련 없이 성공한 사람이 없고, 시련 없이는 훌륭한 성과를 얻을 수도 없다. 어느 분야를 막론하고 성공한 사람들의 공통점은 딱 한 가지이다. 시련이나 실패에 결코 주저 앉거나 포기하지 않고 초지일관(初志一貫) 하여 주위의 부정적인 의견이나 불리한 환경에 휘둘리지 않고 성공할 때 까지 끈질기게 집념과 신념을 갖고 지속적으로 계속한다는 점이다.
우리 사회에 금수저, 은수저, 흙수저가 공감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부모를 잘 만나서 별 노력이나 고생을 안 하고도 학교와 취업, 권력이나 금력 등을 세습적으로 차지하는 사람을 금수저라고 한다. 흙수저가 금수저가 될 수 있는 계층 상승의 사다리 역할을 했던 사법시험의 2017년 폐지를 4년간 연기한다는 법무부 발표에 대하여 전국 법학전문대학원(로 스쿨) 교수와 학생들이 벌떼같이 들고 일어나서 반대하고 있다. 한 학기 등록금이 천만 원씩 하는 ‘로(Law)스쿨은 돈 스쿨’이어서 돈 없는 서민들의 사법시험 준비생 등 흙수저들은 사법시험을 계속 존치해야 한다고 대한변호사협회와 함께 강력 주장하고 있다.
비가 오면 우산 장사는 웃지만, 구두 닦는 구두 미화공은 울게 된다. 모든 사람을 모두 만족시킬 수 없는 것이 세상사의 이치이지만, 우리 사회의 가장 큰 병폐와 약점은 불평등과 사회 양극화이다. 한 번 금수저는 자손 대대로 금수저를 입에 물고 태어나서 살아가고, 한 번 흙수저는 자손 대대로 영원히 훍수저로 태어나서 살아가야 하는 사회는 우리가 바라는 세상은 결코 아니다. 올해 ‘교수신문’이 전국 880명의 교수들 90%의 추천을 받아 선정한 사자성어(四字成語)는 세상이 온통 어지럽고 혼탁하여 도리가 제대로 행하여 지지 않는다는 의미의 ‘혼용무도(昏庸無道)’이다. 두 번째 추천된 사자성어는 겉은 옳은 것 같으나 속은 틀렸다는 ‘사시이비(似是而非)’이다. 둘 다 우리 사회의 민낯인데, 절망하기 딱 좋은 어두운 현실이다.
이러한 사회의 잘못과 아픔, 슬픔을 고칠 수 있는 힘과 책임을 가진 사람은 아무리 욕을 많이 얻어먹어도 정치인과 정당, 대통령이다. 그래서 선거 때, 진정한 일꾼을 잘 선택해서 뽑는 일이 가장 중요하다. 잘못 뽑고 후회해도 아무 소용이 없다. 이 시대에 장래가 촉망되는 한 청년이 목숨을 버리면서 외친 마지막 절규(絶叫)를 정치권과 사회 지도층 인사들은 가슴 깊이 음미해 보아야 할 것이다. ‘먼저 태어난 자, 가진 자, 힘 있는 자의 논리에 굴복하는 것이 이 사회의 합리이며 생존을 결정하는 것은 수저의 색깔이었다.’
김윤호 논설위원·행정학 박사
그가 서울대까지 합격해서 다니기까지 얼마나 많은 힘든 경쟁과 자기 시련을 겪었을까. 모든 청소년들이 모두 거치는 일이기는 하지만 유치원,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를 거치면서 수많은 시험과 좌절, 방황과 막막함을 겪었을 것이다. 짧은 기간에 과도한 경쟁으로 고속성장을 추구한 압축성장의 부작용으로 청소년 자살률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에서 1등을 차지하고 있다. 학교 성적이 나빠서 죽고, 원하는 대학에 떨어져서 죽고, 세상이 마음에 들지 안해서 죽고, 경쟁과 갈등을 이겨내자 못하고 죽고, 부조리한 사회에 절망하고 지처서 죽는 등 꽃송이 보다 더 소중한 목숨을 버리는 이유는 다양하다.
한참 꿈과 희망을 갖고 파도처럼 밀려오는 문제들을 인내와 용기, 신념으로 헤쳐 나가야 하는 청소년들이 감당하기에 그들이 짊어진 짐이 너무나 무겁나 보다. 목표지상주의(目標至上主義), 결과지상주의, 황금만능주의에 젖어 있는 우리 사회는 너무나 비정하고 너무나 절벽처럼 막혀 있나 보다. 그래서 취업난, 불안정한 일자리, 천정 부지(不知)로 치솟는 집값, 물가 상승에 따른 생활비용의 지출 등의 사회적 압박으로 인해 연애와 결혼, 출산을 포기한 청년층 세대를 삼포세대(三抛世代)라고 부른다. 각종 미디어 등을 통해 사회적으로 확산하였고, 현재 우리 사회가 당면한 과제를 보여주는 상징적인 용어로 사용되고 있다. 연애, 결혼, 출산에 취업과 주택 구입을 포기한 2030세대를 오포세대(五抛世代)라고도 하고, 여기에 인간관계와 꿈을 포기한 칠포세대(七抛世代)가 등장하여 청년들의 고통의 리스트가 늘어났다.
청년들의 고통과 절망의 짐이 너무 무겁다. 그러나 생명의 포기는 안된다. 나도 젊은 날의 질풍노도(疾風怒濤)의 방황과 절망 속을 헤쳐 나왔지만, 우리 부모님들은 우리들을 위하여 우리 보다 훨씬 더 많은 땀과 눈물을 흘리며 살아갔다. 시련과 실패, 좌절 없는 인생은 없다. 젊은 날의 시련과 실패는 성공을 위한 큰 자산이요 힘이다.
1000번 이상의 실험 끝에 세계 최초의 전구를 발명한 토머스 에디슨은 말했다. ‘나는 전구를 만들기 위해 1000번을 실패하지 않았다. 다만 전구를 만들지 않는 1000가지의 다른 방법을 찾아냈을 뿐이다.’ 성공을 위해서는 실패는 필요조건이다. 실패를 받아들이고 실패를 통해서 무언가 교훈을 배워야 한다. 세상에 시련 없이 성공한 사람이 없고, 시련 없이는 훌륭한 성과를 얻을 수도 없다. 어느 분야를 막론하고 성공한 사람들의 공통점은 딱 한 가지이다. 시련이나 실패에 결코 주저 앉거나 포기하지 않고 초지일관(初志一貫) 하여 주위의 부정적인 의견이나 불리한 환경에 휘둘리지 않고 성공할 때 까지 끈질기게 집념과 신념을 갖고 지속적으로 계속한다는 점이다.
우리 사회에 금수저, 은수저, 흙수저가 공감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부모를 잘 만나서 별 노력이나 고생을 안 하고도 학교와 취업, 권력이나 금력 등을 세습적으로 차지하는 사람을 금수저라고 한다. 흙수저가 금수저가 될 수 있는 계층 상승의 사다리 역할을 했던 사법시험의 2017년 폐지를 4년간 연기한다는 법무부 발표에 대하여 전국 법학전문대학원(로 스쿨) 교수와 학생들이 벌떼같이 들고 일어나서 반대하고 있다. 한 학기 등록금이 천만 원씩 하는 ‘로(Law)스쿨은 돈 스쿨’이어서 돈 없는 서민들의 사법시험 준비생 등 흙수저들은 사법시험을 계속 존치해야 한다고 대한변호사협회와 함께 강력 주장하고 있다.
비가 오면 우산 장사는 웃지만, 구두 닦는 구두 미화공은 울게 된다. 모든 사람을 모두 만족시킬 수 없는 것이 세상사의 이치이지만, 우리 사회의 가장 큰 병폐와 약점은 불평등과 사회 양극화이다. 한 번 금수저는 자손 대대로 금수저를 입에 물고 태어나서 살아가고, 한 번 흙수저는 자손 대대로 영원히 훍수저로 태어나서 살아가야 하는 사회는 우리가 바라는 세상은 결코 아니다. 올해 ‘교수신문’이 전국 880명의 교수들 90%의 추천을 받아 선정한 사자성어(四字成語)는 세상이 온통 어지럽고 혼탁하여 도리가 제대로 행하여 지지 않는다는 의미의 ‘혼용무도(昏庸無道)’이다. 두 번째 추천된 사자성어는 겉은 옳은 것 같으나 속은 틀렸다는 ‘사시이비(似是而非)’이다. 둘 다 우리 사회의 민낯인데, 절망하기 딱 좋은 어두운 현실이다.
이러한 사회의 잘못과 아픔, 슬픔을 고칠 수 있는 힘과 책임을 가진 사람은 아무리 욕을 많이 얻어먹어도 정치인과 정당, 대통령이다. 그래서 선거 때, 진정한 일꾼을 잘 선택해서 뽑는 일이 가장 중요하다. 잘못 뽑고 후회해도 아무 소용이 없다. 이 시대에 장래가 촉망되는 한 청년이 목숨을 버리면서 외친 마지막 절규(絶叫)를 정치권과 사회 지도층 인사들은 가슴 깊이 음미해 보아야 할 것이다. ‘먼저 태어난 자, 가진 자, 힘 있는 자의 논리에 굴복하는 것이 이 사회의 합리이며 생존을 결정하는 것은 수저의 색깔이었다.’
김윤호 논설위원·행정학 박사 ihonam@naver.com
| 김윤호 주필 / ihonam@naver.com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