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타자' 이승엽(39·삼성)이 역대 최초로 10번째 골든글러브를 수상했다.

이승엽은 8일 오후 서울 서초구 양재동 더케이호텔서울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2015 타이어뱅크 KBO리그 골든글러브 시상식에서 총 358표 중 246표를 얻어 지명타자 부문 골든글러브를 수상했다.

국내 프로야구 사상 처음으로 10번째 골든글러브 수상이다.

이승엽은 "기대하지 않았다. 아무래도 개인성적에서 밀리지 않았느냐"며 "통산 400홈런과 팀 성적 때문에 표를 얻은 것 같다. 한 자리와 두 자리의 의미는 다르다. (10번째 수상은)매우 영광스러운 수상으로 생각한다"고 입을 열었다.

이번 수상으로 최고령 기록도 갈아치웠다. 이날 39세 3개월20일이 된 이승엽은 지난 2013년 이병규(LG)가 세웠던 최고령 수상 기록(39세 1개월15일)을 넘어섰다.

이승엽은 "야구장에서는 실력으로 말해야 한다. 나이는 상관없다"며 "요즘 사회가 힘들다. 같은 40대로서 40대 분들에게 힘이 된다면 만족한다"고 했다.

이어 "20대 중반부터 30대 중반 사이에 주축 선수들이 포진해 (사회뿐 아니라 야구장에서도)40대는 설 자리가 없는 것 같다"며 "체력·실력·정신력으로 지지 않으려고 노력했다"고 덧붙였다.

올 시즌이 끝나고 자유계약(FA) 자격을 얻은 이승엽은 소속팀 삼성과 2년간 총액 36억원에 재계약을 맺었다. 나이를 감안하면 사실상 마지막 계약으로 보는 이들이 많다.

이승엽은 "이제 개인적으로 욕심나는 기록은 없다"며 "남은 2년 동안 봉사한다는 마음으로 임할 것이다. 또 내가 야구와 팬을 위해서 무엇을 할 수 있는지에 대해 이번 겨울에 곰곰이 고민하겠다"고 했다.

자신과 경쟁을 펼친 최준석(롯데·77표), 이호준(NC·35표)에 대해선 "미안하게 생각한다. 내년에도 선의의 경쟁을 펼쳤으면 한다"고 했다.

가장 기억에 남는 골든글러브로는 "아무래도 1997년 처음 받았던 게 가장 기억에 남는다"면서도 "올해 수상이 마지막이라면 이번 상이 가장 기억에 남을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그러면서 "일본에서 돌아오며 '마지막으로 후회 없이 불태워보자'는 마음을 먹었다. 전성기 때보다 요즘 야구가 정말 재미있고, 행복하다. 연구하고 노력하며 재미를 느낀다"고 했다.

삼성은 올 시즌 정규시즌 5연패를 달성했지만 한국시리즈에선 불미스러운 일로 전력누수가 커 두산 베어스에 무릎을 꿇었다.

3루수 박석민(NC), 투수 임창용 등 주축들이 FA나 기타 이유로 팀을 떠나 내년 시즌 더욱 험난한 행보가 예상된다.

이승엽은 "사람들은 누가 빠졌다고 이해해 주지 않는다. 프로는 1등으로 말한다. 우리가 올해 페넌트레이스에서 1위를 했지만 그렇게 말하는 사람은 없다"며 "프로는 최고가 돼야 한다. 올해가 긍정적인 터닝포인트라고 생각하고 임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