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화의 큰 산(巨山) 김영삼 전 대통령을 떠나보내며
김윤호 논설위원·행정학 박사 입력 : 2015. 12. 01(화) 17:21
지난 11월 22일, 한국 민주화의 큰 별, 큰 나무(巨木), 거산(巨山) 김영삼(金泳三) 전 대통령이 향년 88세로 서거했다. 삼가 깊은 애도를 표하고 고인의 명복(冥福)을 빈다. 김대중 전 대통령과 함께 ‘양김(兩金)시대’를 이끌었던 분이 ‘통합과 화합’의 화두(話頭)를 던지고 저 세상으로 떠났다.
경남 거제도에서 태어난 김영삼 전 대통령의 일생은 그야말로 파란만장했다. 만 25세로 최연소 국회의원이 된 이후 투옥과 가택연금, 헌정사상 최초의 국회의원직 제명, 군사독재정권에 저항하여 23일 간의 단식투쟁 등 갖은 시련과 고초를 이겨내며 김대중 전 대통령과 함께 경쟁과 협력관계를 유지하며 우리나라 민주화를 한 걸음씩 앞으로 전진시켰다.
그분은 취임 직후 군대 내 사조직인 ‘하나회’를 전격 해산시키고, 금융실명제와 부동산실명제 시행, 공직자 재산공개제도 도입, OECD 가입, 정보통신부 신설, 일제 잔재 청산, 전직 대통령 비자금 수사 등 많은 개혁적 조치들을 단행하여 사회의 민주화와 투명화, 부정부패 방지를 위하여 성과를 올렸다. 특히 5?18특별법을 제정하여 1980년 5월 광주민주화운동을 짓밟았던 전두환?노태우 전직 대통령을 구속 수사하여 법정에 세우고 형벌을 가했던 정치적 결단은 다시는 이 땅에 군사 쿠데타가 발붙이지 못하게 하는 근본적인 발본색원의 혁명적 조치였다. 민주화 투쟁의 역사에 쌓인 금자탑의 하나이다.
1990년 1월 22일, 신 군부독재 세력인 전두환?노태우 대통령의 민주정의당, 민주화 세력인 김영삼이 이끄는 통일민주당, 구(舊) 군부세력인 박정희 전 대통령 세력인 김종필이 이끄는 신민주공화당의 ‘삼당 합당’은 ‘여소 야대’ 정국을 ‘여대 야소’로 만들면서 ‘삼당 야합’이라는 등 많은 비판과 저항을 불러 일으켰다. ‘호랑이를 잡으려면 호랑이굴로 들어가야 한다’는 유명한 말을 남긴 김영삼은 1992년 실시된 14대 대통령 선거에서 대통령에 당선된다.
삼당 합당으로 한국정치는 ‘민주 대 반민주’ 구도가 ‘호남 대 비(非)호남’이라는 ‘지역주의 정치의 심화‘라는 부정적 결과를 초래하였다. 1979년 10월 유신독재에 저항했던 부산?마산 시민들의 부마항쟁과 1987년 6월 민주항쟁에 앞장서서 ’민주화의 선봉‘이라는 수식어가 따라다니던 김영삼 전 대통령의 정치적 고향 부산이 삼당 합당 이후 보수 여당 세력의 텃밭이 되어서 정체성이 모호하게 되었다.
국정 전반에 걸쳐서 개혁의 깃발을 들고 개혁 드라이브를 걸어서 취임 초기 90%가 넘었던 지지율이 임기 말 권력형 비리와 IMF 외환위기를 초래하여 역대 최저 수준인 8%대로 떨어졌다. 그러나 민주화의 성취와 사회 부조리 척결, 군사독재 청산 등 김영삼 전 대통령의 결단력과 추진력은 재평가되고 존경받아 마땅하다. 만약 김영삼과 김대중이라는 걸출한 대통령이 없었더라면 오늘의 우리나라 자유민주주의는 어림도 없을 것이다. 그분들의 선구적인 희생과 위대한 우리 국민들의 피와 땀으로 이룩한 이 나라 민주주의는 너무나 소중하다.
눈이 오고 날씨도 많이 추워지고 지금 서민들은 살기 팍팍하다고 힘들어 하고 있다. 국회는 여당과 야당이 서로 상대방이 국민을 위하여 제대로 하지 않고 있다고 다투고 있고, 새누리당은 친박(親朴)과 비박 간에 내년 4월에 있을 총선 공천 룰과 공천권을 두고 갈등하고 있다. 새정치민주연합은 이대로 가면 총선과 2017년 대선도 필패(必敗)라는 위기의식 아래 문재인 대표의 사퇴를 놓고 친노(親盧)?주류와 비노?비주류가 공방(攻防)을 주고받고 있다. 민주노총과 시민단체들은 노동관련 법안 개악을 반대하며 14만 명이 참여하여 민노총과 경찰이 서로 불법폭력 시위와 과잉 폭력진압이라고 비난하고 있는 11월 14일 1차 ‘민중 총궐기’에 이어서 12월 5일 서울광장에서 2차 민중 총궐기 대회를 열 계획이다.
나는 서울대 병원 장례식장의 빈소를 찾아갔고, 11월 26일 오후 2시 국회 앞마당에서 열린 국가장(國家葬) 영결식에 참석해서 조의를 표했다. 눈발이 내리는 영하 3도의 추운 날씨에 어른들은 모두 두꺼운 외투와 목도리, 무릎 담요까지 덮고, 구리시 초등학생 합창단원들을 엷고 짧은 치마 등 합창단복만 입혀서 두 시간 동안 덜덜 떨게 만들어서 뒤 늦게 행정자치부와 김현철씨가 사과하는 일도 있었다. 역사 교과서 국정화문제와 함께 민주주의의 위기라는 말이 나오는 요즈음, 큰 길을 가는 데에는 거칠 것이 없다는 대도무문(大道無門)의 정신으로 한평생을 살다 가신 김영삼 전 대통령의 유훈(遺訓), 통합과 화합의 길을 우리 모두 각자의 위치에서 한번 쯤 진지하게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갖자.
김윤호 논설위원·행정학 박사
경남 거제도에서 태어난 김영삼 전 대통령의 일생은 그야말로 파란만장했다. 만 25세로 최연소 국회의원이 된 이후 투옥과 가택연금, 헌정사상 최초의 국회의원직 제명, 군사독재정권에 저항하여 23일 간의 단식투쟁 등 갖은 시련과 고초를 이겨내며 김대중 전 대통령과 함께 경쟁과 협력관계를 유지하며 우리나라 민주화를 한 걸음씩 앞으로 전진시켰다.
그분은 취임 직후 군대 내 사조직인 ‘하나회’를 전격 해산시키고, 금융실명제와 부동산실명제 시행, 공직자 재산공개제도 도입, OECD 가입, 정보통신부 신설, 일제 잔재 청산, 전직 대통령 비자금 수사 등 많은 개혁적 조치들을 단행하여 사회의 민주화와 투명화, 부정부패 방지를 위하여 성과를 올렸다. 특히 5?18특별법을 제정하여 1980년 5월 광주민주화운동을 짓밟았던 전두환?노태우 전직 대통령을 구속 수사하여 법정에 세우고 형벌을 가했던 정치적 결단은 다시는 이 땅에 군사 쿠데타가 발붙이지 못하게 하는 근본적인 발본색원의 혁명적 조치였다. 민주화 투쟁의 역사에 쌓인 금자탑의 하나이다.
1990년 1월 22일, 신 군부독재 세력인 전두환?노태우 대통령의 민주정의당, 민주화 세력인 김영삼이 이끄는 통일민주당, 구(舊) 군부세력인 박정희 전 대통령 세력인 김종필이 이끄는 신민주공화당의 ‘삼당 합당’은 ‘여소 야대’ 정국을 ‘여대 야소’로 만들면서 ‘삼당 야합’이라는 등 많은 비판과 저항을 불러 일으켰다. ‘호랑이를 잡으려면 호랑이굴로 들어가야 한다’는 유명한 말을 남긴 김영삼은 1992년 실시된 14대 대통령 선거에서 대통령에 당선된다.
삼당 합당으로 한국정치는 ‘민주 대 반민주’ 구도가 ‘호남 대 비(非)호남’이라는 ‘지역주의 정치의 심화‘라는 부정적 결과를 초래하였다. 1979년 10월 유신독재에 저항했던 부산?마산 시민들의 부마항쟁과 1987년 6월 민주항쟁에 앞장서서 ’민주화의 선봉‘이라는 수식어가 따라다니던 김영삼 전 대통령의 정치적 고향 부산이 삼당 합당 이후 보수 여당 세력의 텃밭이 되어서 정체성이 모호하게 되었다.
국정 전반에 걸쳐서 개혁의 깃발을 들고 개혁 드라이브를 걸어서 취임 초기 90%가 넘었던 지지율이 임기 말 권력형 비리와 IMF 외환위기를 초래하여 역대 최저 수준인 8%대로 떨어졌다. 그러나 민주화의 성취와 사회 부조리 척결, 군사독재 청산 등 김영삼 전 대통령의 결단력과 추진력은 재평가되고 존경받아 마땅하다. 만약 김영삼과 김대중이라는 걸출한 대통령이 없었더라면 오늘의 우리나라 자유민주주의는 어림도 없을 것이다. 그분들의 선구적인 희생과 위대한 우리 국민들의 피와 땀으로 이룩한 이 나라 민주주의는 너무나 소중하다.
눈이 오고 날씨도 많이 추워지고 지금 서민들은 살기 팍팍하다고 힘들어 하고 있다. 국회는 여당과 야당이 서로 상대방이 국민을 위하여 제대로 하지 않고 있다고 다투고 있고, 새누리당은 친박(親朴)과 비박 간에 내년 4월에 있을 총선 공천 룰과 공천권을 두고 갈등하고 있다. 새정치민주연합은 이대로 가면 총선과 2017년 대선도 필패(必敗)라는 위기의식 아래 문재인 대표의 사퇴를 놓고 친노(親盧)?주류와 비노?비주류가 공방(攻防)을 주고받고 있다. 민주노총과 시민단체들은 노동관련 법안 개악을 반대하며 14만 명이 참여하여 민노총과 경찰이 서로 불법폭력 시위와 과잉 폭력진압이라고 비난하고 있는 11월 14일 1차 ‘민중 총궐기’에 이어서 12월 5일 서울광장에서 2차 민중 총궐기 대회를 열 계획이다.
나는 서울대 병원 장례식장의 빈소를 찾아갔고, 11월 26일 오후 2시 국회 앞마당에서 열린 국가장(國家葬) 영결식에 참석해서 조의를 표했다. 눈발이 내리는 영하 3도의 추운 날씨에 어른들은 모두 두꺼운 외투와 목도리, 무릎 담요까지 덮고, 구리시 초등학생 합창단원들을 엷고 짧은 치마 등 합창단복만 입혀서 두 시간 동안 덜덜 떨게 만들어서 뒤 늦게 행정자치부와 김현철씨가 사과하는 일도 있었다. 역사 교과서 국정화문제와 함께 민주주의의 위기라는 말이 나오는 요즈음, 큰 길을 가는 데에는 거칠 것이 없다는 대도무문(大道無門)의 정신으로 한평생을 살다 가신 김영삼 전 대통령의 유훈(遺訓), 통합과 화합의 길을 우리 모두 각자의 위치에서 한번 쯤 진지하게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갖자.
김윤호 논설위원·행정학 박사 ihonam@naver.com
| 김윤호 주필 / ihonam@naver.com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