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 사상 첫 본선행을 노리는 한국 여자축구대표팀이 라이벌 호주와의 모의고사에서 덜미를 잡혔다.

윤덕여 감독이 이끄는 여자축구대표팀은 29일 오후 경기 이천시 이천종합운동장에서 열린 호주와의 평가전에서 0-1로 패했다.

이틀 전 30분씩 3쿼터로 치러진 연습 경기에서 3-1로 이긴 한국은 호주의 두터운 방패를 뚫지 못하며 맥없이 무너졌다. 호주와의 상대전적은 2승1무11패가 됐다. 2010년 10월 피스퀸컵 2-1 승리 후 3연패다.

한국은 이현영(이천대교)을 최전방에 두고 지소연(첼시 레이디스)과 이금민(서울시청), 강유미(화천KSPO)를 2선에 둔 4-2-3-1 전술을 들고 나왔다. 김정미(현대제철)가 변함없이 골문을 지켰고 신예 홍혜지(고려대)가 임선주(현대제철)와 호흡을 맞춰 센터백을 이뤘다. 이민아(현대제철)와 권하늘(부산상무)은 중앙 수비형 미드필더에 배치됐다.

호주는 키아 사이몬을 원톱으로 내세웠다. 에밀리 반 에그몬드가 중앙에서 공격을 조율했다.

한국은 전반 9분 만에 결정적인 기회를 잡았다. 강유미가 페널티 박스 왼쪽에 있던 이금민에게 정확한 패스를 배달했다. 하지만 이금민이 감아찬 공은 골대를 살짝 넘어갔다.

득점 기회를 놓친 한국은 호주의 공세에 애를 먹었다. 전반 16분에는 백헤딩 실수를 골키퍼 김정미가 잡으려다 놓치면서 아찔한 장면을 연출하기도 했다. 2분 뒤에는 왼쪽 측면 수비수 이은미가 부상으로 교체되는 악재까지 겹쳤다.

호주는 짧고 긴 패스를 적절히 섞어 한국을 압박했다. 반 에그몬드는 여러 차례 위협적인 슛으로 한국의 간담을 서늘하게 했다.

줄곧 끌려가던 한국은 측면을 활용한 공격으로 기회를 엿봤다. 이민아는 전반 31분 코너킥 상황에서 혼전 중 흘러나온 공을 왼발슛으로 연결했지만 아쉽게 빗나갔다.

한국은 후반 들어 베테랑 유영아(현대제철)를 투입해 공격진에 변화를 줬다. 여기에 전가을(현대제철)과 이영주(부산상무) 등 교체 선수들의 분발이 더해지면서 활기를 띄었다.

특히 전가을의 몸놀림이 돋보였다. 전가을은 후반 18분 날카로운 오른발 슛으로 직접 골문을 겨냥하더니 1분 뒤에는 개인기로 오른쪽 측면을 완벽히 뚫어내며 이금민에게 슛 기회를 제공했다.

좋은 흐름은 오래 지속되지 못했다. 후반 23분 쇄도하던 키아 사이몬에게 선제골을 내줬다. 앨래나 케네디의 패스를 받은 사이몬은 침착한 왼발슛으로 김정미를 무너뜨렸다.

한국은 후반 37분 유영아가 회심의 중거리 슛을 날렸지만 허공을 갈랐다. 후반 추가 시간 임선주의 터닝슛 역시 무위에 그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