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들이 믿고 따르는 코치가 될 것
KIA 유동훈 코치 인터뷰
입력 : 2015. 11. 23(월) 17:25
오키나와 마무리캠프에서 유동훈 코치의 발걸음이 유독 분주하다. 지난해 스프링캠프 때만 해도 최고참 선수였는데 불과 1년여만에 막내(?) 신세가 되어 이것 저것 할 일이 태산이다. 훈련 스케줄 관리와 선수 지도는 물론, 타자들 타격 연습 때면 배팅볼 투수를 자처하기도 하고 코치들 중 가장 신참내기라 운전도 그의 몫이다.
입단 후 줄곧 달았던 39번이라는 익숙한 배번 대신 그의 등에는 89번이 아로새겨져 있다. 이제는 마운드에 서는 대신 후배들이 그 자리에서 최고의 기량을 뽐낼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역할이 그의 일이 되었다. 선수 유동훈이 아닌 코치 유동훈은 과연 어떤 지도자의 삶을 살고 싶을까. 오키나와 인터뷰, 그 5번째 시간. 그 주인공은 유동훈 코치다.
▶은퇴를 결심하게 된 결정적인 계기는 무엇이었나?
-일단은 부상이었다. 무릎이 좋지 않아 작년 스프링캠프를 제대로 소화하지 못했는데, 이후 재활을 하면서 괜찮아지겠지 싶었지만 결국 그 부상에서 회복하지 못했다. 하지만 더 결정적인 이유는 후배들에게 길을 열어주고 싶었다. 물론 재활을 잘 마치고 1,2년 선수 생활을 연장할 수 있었겠지만 그건 내 욕심일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최고의 기량을 뽐낼 수 있다면야 팀에도 도움이 됐겠지만 그게 최선의 선택이라 생각했다.
▶아내가 많이 서운했을 것 같다?
-왜 안그랬겠나. 처음 은퇴한다는 얘기를 했을 때 무척 서운해 했다. 나만큼이나 아쉬움이 컸던 것 같다. 그래도 나의 마음을 이해하고는 흔쾌히 동의해주었다. 나의 뜻을 존중해준 아내에게 참 고맙기도 하고 미안했다.
▶은퇴 결정 후 후회나 아쉬웠던 적은 없었나?
-공을 손에서 놓고 몇 달이 지나자 아팠던 곳이 감쪽같이 사라지더라(웃음). 그러면서 잠시 현역 복귀에 대한 욕심도 생겼는데 은퇴 번복 후 제대로 성공한 전례도 드물고, 야구가 결코 만만한 게 아니지 않는가.
▶현역 시절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을 꼽는다면?
-프로데뷔 첫해인 1999년, 첫 선발 승 경기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당시 광주에서 한화와의 경기(5월 22일)였는데 그날 9이닝 완투를 펼쳤다. 그 경기 전까지만 해도 사실 나의 역할은 흔히 말하는 패전 투수에 불과했다. 대학 때 나름 야구 한다는 소리를 듣다 프로 와서 좌절의 연속이었던 나에게 그 날 경기는 스스로 할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 생긴 결정적인 시합이었다.
그리고 2009년 우승 했던 순간도 잊을 수 없을 것 같다. 초등학교 때부터 우승하고는 거리가 멀었던 나에게 그 해 우승은 팀에게도 값진 것이었지만 개인적으로도 첫 우승 경험이었기 때문에 더욱 특별했다. 평생 우승 한번 못할 줄 알았는데…
▶선수 유동훈과 코치 유동훈, 그 가장 큰 차이점은 무엇인가?
-선수 때는 내 것만 하면 됐는데 코치가 된 후에는 투수 파트를 전체적으로 봐야 한다는 게 가장 큰 차이점인 것 같다. 신인 코치다 보니 공부도 많이 해야 하고, 배팅볼도 던져줘야 하고 이래저래 정말 바쁜 것 같다.
▶코치가 된 후 가장 큰 변화가 있다면?
A. 음…뭐랄까 참을성이 좀 많아졌다고 해야 하나. 선수 때는 팀 내 고참으로 이런 저런 얘기들을 많이 했는데 코치가 되고 보니 선수들을 다그치기 보다 품어줘야 하는 부분들이 많더라. 그러면서 자연스레 참는 법도 배우게 된 것 같다.
▶본인이 생각하는 가장 이상적인 코치상은 무엇인가?
-얼마 전 조계현 수석코치님께서 '선수들이 따라올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이 진짜 좋은 코치다'라는 말씀을 해주셨다. 그 말씀을 듣고 전적으로 공감했다. 선수들과 많은 대화를 통해 그들이 나를 믿고 따를 수 있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 다만 확실한 것은 훈련에 있어서 만큼은 타협하고 싶지 않다. 후배들이 스스로 한계를 낮춰 나약해지지 않았으면 한다.
▶마지막으로 만약 시계추를 돌릴 수만 있다면 언제로 되돌아가고 싶나. 그리고 그 이유는 무엇 때문인가?
-되돌아 갈수만 있다면 고교 시절로 가고 싶다. 그 이유는 프로에서 체득한 모든 노하우를 제대로 활용해보고 싶어서다. 프로와서 웨이트 훈련이 얼마나 중요한 지 깨닫게 되었다. 만약 고등학교 시절부터 몸을 잘 만들었다면 지금보다는 좀 더 뛰어난 기록을 남기고 은퇴 할 수 있었을 것 같다는 부질없는 미련이 든다. 최소한 우리 후배들은 그런 미련이 남지 않도록 잘 지도하겠다.
입단 후 줄곧 달았던 39번이라는 익숙한 배번 대신 그의 등에는 89번이 아로새겨져 있다. 이제는 마운드에 서는 대신 후배들이 그 자리에서 최고의 기량을 뽐낼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역할이 그의 일이 되었다. 선수 유동훈이 아닌 코치 유동훈은 과연 어떤 지도자의 삶을 살고 싶을까. 오키나와 인터뷰, 그 5번째 시간. 그 주인공은 유동훈 코치다.
▶은퇴를 결심하게 된 결정적인 계기는 무엇이었나?
-일단은 부상이었다. 무릎이 좋지 않아 작년 스프링캠프를 제대로 소화하지 못했는데, 이후 재활을 하면서 괜찮아지겠지 싶었지만 결국 그 부상에서 회복하지 못했다. 하지만 더 결정적인 이유는 후배들에게 길을 열어주고 싶었다. 물론 재활을 잘 마치고 1,2년 선수 생활을 연장할 수 있었겠지만 그건 내 욕심일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최고의 기량을 뽐낼 수 있다면야 팀에도 도움이 됐겠지만 그게 최선의 선택이라 생각했다.
▶아내가 많이 서운했을 것 같다?
-왜 안그랬겠나. 처음 은퇴한다는 얘기를 했을 때 무척 서운해 했다. 나만큼이나 아쉬움이 컸던 것 같다. 그래도 나의 마음을 이해하고는 흔쾌히 동의해주었다. 나의 뜻을 존중해준 아내에게 참 고맙기도 하고 미안했다.
▶은퇴 결정 후 후회나 아쉬웠던 적은 없었나?
-공을 손에서 놓고 몇 달이 지나자 아팠던 곳이 감쪽같이 사라지더라(웃음). 그러면서 잠시 현역 복귀에 대한 욕심도 생겼는데 은퇴 번복 후 제대로 성공한 전례도 드물고, 야구가 결코 만만한 게 아니지 않는가.
▶현역 시절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을 꼽는다면?
-프로데뷔 첫해인 1999년, 첫 선발 승 경기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당시 광주에서 한화와의 경기(5월 22일)였는데 그날 9이닝 완투를 펼쳤다. 그 경기 전까지만 해도 사실 나의 역할은 흔히 말하는 패전 투수에 불과했다. 대학 때 나름 야구 한다는 소리를 듣다 프로 와서 좌절의 연속이었던 나에게 그 날 경기는 스스로 할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 생긴 결정적인 시합이었다.
그리고 2009년 우승 했던 순간도 잊을 수 없을 것 같다. 초등학교 때부터 우승하고는 거리가 멀었던 나에게 그 해 우승은 팀에게도 값진 것이었지만 개인적으로도 첫 우승 경험이었기 때문에 더욱 특별했다. 평생 우승 한번 못할 줄 알았는데…
▶선수 유동훈과 코치 유동훈, 그 가장 큰 차이점은 무엇인가?
-선수 때는 내 것만 하면 됐는데 코치가 된 후에는 투수 파트를 전체적으로 봐야 한다는 게 가장 큰 차이점인 것 같다. 신인 코치다 보니 공부도 많이 해야 하고, 배팅볼도 던져줘야 하고 이래저래 정말 바쁜 것 같다.
▶코치가 된 후 가장 큰 변화가 있다면?
A. 음…뭐랄까 참을성이 좀 많아졌다고 해야 하나. 선수 때는 팀 내 고참으로 이런 저런 얘기들을 많이 했는데 코치가 되고 보니 선수들을 다그치기 보다 품어줘야 하는 부분들이 많더라. 그러면서 자연스레 참는 법도 배우게 된 것 같다.
▶본인이 생각하는 가장 이상적인 코치상은 무엇인가?
-얼마 전 조계현 수석코치님께서 '선수들이 따라올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이 진짜 좋은 코치다'라는 말씀을 해주셨다. 그 말씀을 듣고 전적으로 공감했다. 선수들과 많은 대화를 통해 그들이 나를 믿고 따를 수 있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 다만 확실한 것은 훈련에 있어서 만큼은 타협하고 싶지 않다. 후배들이 스스로 한계를 낮춰 나약해지지 않았으면 한다.
▶마지막으로 만약 시계추를 돌릴 수만 있다면 언제로 되돌아가고 싶나. 그리고 그 이유는 무엇 때문인가?
-되돌아 갈수만 있다면 고교 시절로 가고 싶다. 그 이유는 프로에서 체득한 모든 노하우를 제대로 활용해보고 싶어서다. 프로와서 웨이트 훈련이 얼마나 중요한 지 깨닫게 되었다. 만약 고등학교 시절부터 몸을 잘 만들었다면 지금보다는 좀 더 뛰어난 기록을 남기고 은퇴 할 수 있었을 것 같다는 부질없는 미련이 든다. 최소한 우리 후배들은 그런 미련이 남지 않도록 잘 지도하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