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마운드의 불같은 강속구에 한국 타자들은 맥을 못췄다.

한국은 8일 일본 삿포로돔에서 열린 2015 프리미어12 개막전 일본과의 경기에 0-5로 패했다.

이날 일본의 선발투수로 출격한 오타니 쇼헤이(니혼햄)은 6이닝 2피안타 2볼넷 10탈삼진 무실점으로 한국 타선을 꽁꽁 묶었다.

이어 마운드에 오른 일본 탈삼진왕 노리모토 다카히로(라쿠텐) 역시 강속구를 앞세워 2이닝을 무실점으로 지켰다.

결국 한국 타자들은 일본의 강속구 투수들과의 대결에서 완패했다.

오타니는 일본을 대표하는 강속구 투수다. 최고 구속 163㎞의 일본 타이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이날 오타니는 최고 161㎞를 기록했다.

오타니의 빠른 공은 완급조절 능력에 힘입어 막강한 무기가 됐다. 오타니는 143㎞ 직구부터 혼신의 힘을 다한 강속구를 자유자재로 섞어가며 한국 타선을 농락했다.

오타니 뿐만이 아니다. 7회 구원 등판한 노리모토 역시 최고 구속 157㎞를 기록하며 한국 타선을 요리했다.

오타니보다는 할 만 했다. 한국 타선은 8회 대타 오재원과 김상수의 안타, 정근우의 볼넷으로 2사 만루 기회를 만들었다. 타석에는 오타니에게 안타를 쳤던 '타격기계' 김현수가 들어섰다.

홈런을 치면 동점까지 갈 수 있는 절대적인 기회였다. 그러나 결국 강속구가 승부를 갈랐다.

노리모토는 포크볼 2개로 카운트를 잡은 후 구속 152㎞의 빠른 직구를 과감히 몸쪽으로 찔러 넣었고 김현수는 삼구삼진으로 물러났다.

한국은 9회 140㎞ 중반대 구속을 유지하는 기교파 투수 마츠이 유키를 무사 만루까지 몰아세웠지만 하위타선이 침묵하며 그대로 패했다.

일본 투수들이 자유자재로 150㎞대 강속구를 구사한데 비해 한국은 느렸다. 김광현이 최고 구속 149km를 기록했지만 오타니의 기세에 눌렸다. 150㎞대는 딱 한 차례 나왔다. 3회 구원 등판한 조상우가 150km 직구로 히라타 료스케를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140㎞대 중반의 직구를 던지는 차우찬도 일본타자들 앞에서 실점을 피하지 못했다. 낮은 제구의 달인으로 한국무대에서 위력투를 펼쳤던 정우람은 일본타자들의 '현미경 야구' 앞에서 대회 첫 홈런을 헌납했다.

최근 한국은 강속구 투수가 많이 줄어드는 추세다. 구속은 느리지만 제구력을 앞세워 최동원상을 수상한 유희관(두산)이 대표적이다. 그러나 결국 이번 대결을 통해 국제전에는 강속구 투수가 필수적임이 다시 한번 증명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