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타이거즈의 오키나와 마무리훈련 캠프 명단이 발표 됐을 때 가장 눈에 띄는 이름은 한기주였다.

한기주가 마무리 훈련 캠프에 참가한 것은 데뷔 이후 처음이다. 입단 계약 이후 고등학교 3학년생 신분으로 마무리캠프에 참가했을 뿐이다. 이후엔 국가대표팀 소집과 부상 등으로 마무리캠프에 참가할 기회가 없었다.

한기주는 "캠프 기간 동안 아프지 않고 끝까지 스케줄을 소화한 뒤 한국에 돌아가고 싶다"고 소감을 전했다.

부상과 수술, 재활로 약 3년의 시간을 보낸 한기주는 올 시즌 중반 1군 마운드에 오르며 부활을 알렸다. 비록 짧은 기간 1군에 머물며 '쇼 케이스' 정도로 팬들에게 인사했지만, 내년 시즌엔 팀 전력의 한 축을 당당히 맡겠다는 의지를 가지고 오키나와행 비행기에 올랐다.

그는 "내년이면 데뷔 11년차가 되지만 막상 야구를 한 건 3~4년에 불과하다"며 "신인의 마음가짐으로 다시 던지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다음은 한기주와의 일문일답.



▶ 마무리훈련 캠프에 정말 오랜만에 합류하게 됐다. 소감은.

-소감이랄 게 없다. 각오도 특별히 없다. 여기에 있는 1개월 동안 아프지 않고 끝까지 스케줄을 소화한 뒤 한국에 돌아가고 싶은 마음뿐이다.





▶ 몸 상태는 어떤가

-아픈 곳 없이 매우 좋다.



▶ 올 시즌 약 3년 만에 1군에 돌아왔다. 당시 등판 소감은 어땠나.

-처음 마운드에 올라갔을 때 몸도 그렇고, 기분도 그렇고 공중에 떠 있는 느낌이었다. 실감 나지 않았다. 공 1개를 던지고 나서는 정상으로 돌아오더라. 내 자신 스스로 너무 긴장했었던 것 같다.



▶ 1군 무대에 다시 섰다. 각오가 새로울 것 같은데.

-아프지 않았다는 게 의미가 있다. 이제 아프면 끝이라고 생각한다. 아프지 않으니 이제 어깨 빠질 때까지 한 번 해봐야 하지 않겠나. 정말 열심히 해보겠다.



▶ 부상 전과 달라진 게 있다면.

-1군에서 마운드 오를 땐 조금 여유로운 상황이어서 타자들 성향이나 승부 방식에 대해 감을 제대로 잡지 못했다. 실전을 더 치러봐야 그런 감각이 돌아올 것 같다.



▶ 현재 구속은 어느 정도인가.

-2군에서는 146km까지 찍었다. 1군에서는 139까지 나온 걸로 알고 있다.



▶ 그 정도 구속이 최고치일까

-주로 짧은 이닝을 던져서 나온 구속이다. 불펜에서 몸을 풀고 올라갔지만 완전하지는 않았던 것 같다. 구속은, 한 번 해봐야 알 것 같다. 구속이 더 올라갈 수도 있고, 더 떨어질 수도 있다.



▶ 그래도 이제 예전과 같은 강속구는 어려울 듯 한데

-구속에 대한 욕심은 버렸다. 예전에는 강속구 위주였는데, 어깨 상태를 생각해서 제구를 먼저 생각해야 한다. 그게 살아남는 하나의 방법이니까. 그 길을 찾아가야 하는 게 과제다.



▶ 제구력을 생각한다면 변화구도 이제 중요해질 것 같다

-변화구도 여러가지를 만들어야 할 것 같다. 이번 마무리캠프 기간이 그 것을 만들어야 할 시기이다. 여기서 잘 만들어야 내년 스프링캠프때부터 변화구를 내 것으로 만들어 쓸 수 있으니까. 이번 캠프 동안 다양한 변화구 장착에 집중할 것이다.



▶ 캠프에서 최고참급인데 책임감이나 마음가짐이 다를 것 같은데

- 내년이면 11년차인데 막상 야구를 한 기억은 3~4년 정도밖에 안된다. 11년 동안을 풀 시즌으로 뛰었다면 베테랑이라고 하겠지만, 나이만 서른에 가까워졌다. 아직 나는 베테랑이 아니다. 신인의 마음가짐으로 다시 던지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