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병호(29·히어로즈)와 손아섭(27·롯데)의 해외무대 도전이 공식화 됐다. 야구계 시선은 둘의 시장 가치와 성공적인 안착 여부를 가늠할 수 있는 '포스팅(비공개 경쟁입찰)' 액수에 쏠리고 있다. 박병호는 올 시즌에 앞서 미국에 진출한 강정호(28·피츠버그)의 두 배인 1000만 달러 선을 노릴만 하다. 그러나 뒤늦게 해외진출을 선언한 손아섭은 기대에 미치지 못한 포스팅 액수를 받아들 수 있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는 것을 염두에 둬야 한다.

박병호와 손아섭은 다음 달에 미국 메이저리그 사무국에 포스팅 참가 신청을 할 전망이다. 소속팀에 제공하는 이적료인 포스팅 액수는 영입을 원하는 구단에서 해당 선수를

얼마나 원하고 있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둘의 포스팅 액수 기준은 올해 메이저리그에 성공적으로 안착한 강정호다. 강정호는 500만 2015달러를 적어 낸 피츠버그와 우선협상을 벌였고, 4+1년 총액 1650만 달러 계약서에 사인했다. 피츠버그는 '스몰마켓'에 속한다. KBO에서 메이저리그로 직행한 첫 번째 야수로서 서운하지 않은 대우였다. 강정호는 구단의 배려 속에 시즌 내내 멀티 내야수로 그라운드에 나섰다.

꾸준히 빅리그 스카우트의 관심을 받아 온 '홈런왕'은 여유가 있다. 박병호는 “포스팅 등 몸값과 관련해 ‘얼마가 좋다’고 생각해본 적은 없다. 구단과 에이전트가 인정한다면 액수가 많건 적건 그것이 시장에서 형성된 내 가치라고 생각하고 진출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에서는 강정호보다 훨씬 많은 몸값을 받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미국 CBS스포츠는 지난 23일(한국시간) "강정호의 루키시즌 성공으로 박병호는 더 많은 금액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반면 손아섭은 사정이 조금 다르다. 시즌 뒤에서야 해외무대 도전 의지를 밝히면서 스카우트들의 큰 관심을 받지 못했다. 지난 겨울 KBO의 대표 왼손투수인 김광현(SK)과 양현종(KIA)은 포스팅 신청을 했으나, 각각 150만 달러(추정)와 그에 미치지 못하는 액수를 제시받고는 포기했다.

이순철 SBS sports 해설위원은 "후배들의 큰 무대 도전을 응원한다. 포스팅 액수는 곧 선수의 가치이자 자존심이다. 금액이 형편없이 낮다면 가서 뛸 기회를 보장해주지 않을 뿐더러 괜한 시간 낭비만 된다. KBO 위상과도 연결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