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흔히 자신에게 익숙한 길만 고집한다. 가보지 않은 길은 쉽게 가려 하지 않는다. 문제는 과거에 비해 늘어난 세월이 한 번도 가보지 않은 길이라는 데 있다. 그런 길을 거부하는 것은 자신의 미래를 포기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나이가 들수록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살아야 한다. 지금까지 용기가 없어 도전하지 못했다면 한번 도전해 보라! 모든 것을 내려놓은 나이에 뭐가 두렵다는 말인가. 설령 그 일에 도전하고도 뜻을 이루지 못하면 또 어떤가. 나이 많은 사람들은 도전 그 자체만으로도 행복을 캐는 일이다. 노인이 행복해야 우리 모두가 웃는다. 한국은 세계에서 가장 고령화가 빠른데도 고령친화산업의 진전은 더디게 발전하고 있다. 우리는 그동안 고용 없는 성장으로만 일관해 왔다. 노인에게도 일이 있어야 하고 건강도 필요하다. 노후생활을 풍요롭고 즐겁게 사는 것은 우리 모두의 희망이다. 하지만 2050년경의 한국은 전체소비자 3명 중 1명은 노인일 정도로 노인이 막강한 소비 주체로 떠오르게 될 것이라는 전망은 최근 현대경제연구원의 분석이다. 꾸준한 고령자 시장의 확대에도 불구하고 국내 실버산업 수준은 국내 총생산(GDP)의 5.4%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우리보다 먼저 초고령사회를 경험한 독일, 일본에 비해 우리는 실버산업의 발걸음이 매우 느리다. 지금의 추세라면 노인 인구가 20%를 넘는 초고령사회가 되는데 10년밖에 안 걸린다. 요즘은 학교를 졸업하고 독립할 나이인데도 취업을 못한 자식의 생계까지 책임지느라 퇴직 후 이런저런 일자리를 전전하는 중산층 노인도 많다. 그러나 일하는 노인의 증가는 평균 수명 80세 시대로 접어든 고령화 사회의 필연적인 추세다. 한국은 고령화 속도가 매우 빨라 불과 11년 후인 2026년에는 65세 이상 인구가 1000만 명을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이다. 과거와 비교하면 지금의 60대는 노인이라 할 수 없을 정도로 활동량이 많다. 하지만 그런 사람들을 노인이라는 이름으로 묶어놓고 제대로 대우하지 않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아직 열심히 일 할 나이에 그들이 지닌 경륜과 노하우를 살리지 못하는 것은 그 이유가 어디에 있든 커다란 인력 손실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그렇다고 해서 정부가 노인들을 위해 무엇을 해 줄 것인가를 생각하며 기다리는 것 또한 어리석은 일이다. 지금 이 순간에도 많은 사람이 일하고 싶어도 하지 못하고 무위도식하며 세월을 낚고 있다. 100세 시대를 목전에 두고 나이를 먹었다는 핑계를 앞세우며 아무 일도 하지 않고 그냥 허송세월을 해서는 안 된다. 설령 돈은 되지 않더라도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찾아서 하는 사람이 현명한 사람이다. 재능기부도 좋고 봉사도 좋다. 자신의 재능을 사장(私裝)시키는 것보다 내 이웃을 위해 유익하게 활용한 수 있다면 그것이 훨씬 가치 있는 일이다. 스스로 당당해지기 위해 노력하지 않으면 아무도 자신의 삶에 징검다리를 놓아주지 않는다. 무슨 일이 되었든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찾아서 도전해 보는 게 남아 있는 삶을 위해 바람직한 일일 것이다. 나이가 들면 가장 무서운 것이 외로움이다. 그 외로움마저 훌훌 털어내고 자신감 넘치는 삶을 찾아 젊은이들에게 나이를 먹는다는 것이 얼마나 아름다운 일인지 보여 주어야 한다. 그것이 바로 우리 시대 실버들이 해야 할 일이다. 지금 부터라도 풍부한 직업 경력과 인생 경험을 터득한 노인들이 생산적 활동을 통해 사회 발전에 기여하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다. 청년부터 노인에 이르기 까지 다양한 연령층의 사람들이 어울려 일하는 직장을 만들기 위해서는 노년층의 고용을 막는 장벽이 없어져야 한다. 그것은 ‘은발의 현역’이 더 행복한 이유다. 실버들이 당당한 사회, 생각만 해도 얼마나 멋있고 아름다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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