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 지키기와 평화 만들기는 함께 추진되어야 한다
입력 : 2015. 08. 25(화) 17:08
세상에는 자주 보는 일, 반복되는 일도 많지만 처음 보는 일, 처음 있는 일, 처음 겪는 일도 아주 많다. 25일 새벽 2시, 무박 4일, 43시간의 마라톤협상 끝에 6개항의 합의사항을 남북이 동시에 발표했다. 어제 오후 3시 반에 시작된 2차 남북 고위급 회담이 무박(無泊) 2일 33시간을 넘기며 남북회담 역사상 최장의 기록을 남겼다. 북한이 통지한 최후통첩 시한 22일 5시를 앞두고 성사된 1차 남북 고위급 회담은 남한의 김관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홍용표 통일부장관, 북한의 황병서 북한군 총정차국장과 김양건 북한 노동당 비서가 오후 6시 30분에 시작되어서 23일 새벽 4시 30분까지 무박 2일 10시간 진행되었다.
지난 2004년 강원도 속초에서 열린 제2차 남북 장성급 군사회담에서 남북은 오전 10시부터 다음날 새벽까지 장장 21시간 동안 협상을 이어가며 서해상의 우발적 충돌 방지 방안에 합의한 일이 있다. 과거의 협상은 평상시의 협상이었고 이번과 같이 준전시상태(準戰時狀態)라는 특수한 상황에서 이런 회담을 한다는 것은 사례를 찾기 어렵다. 일촉즉발의 군사적 대치 상황에서 협상이 진행되고 있고, 의제 자체가 양측 모두 물러서기 힘든 사안이라는 점이 협상 시간을 늘린 주요 원인이다. 하지 안했다는 휴전선 목함 지뢰 폭발과 확성기 포격에 대한 북한의 사과, 대북 심리전의 주요 수단인 휴전선 확성기 방송 중단은 서로 양보하기 어려운 사안이었다.
사상 유례 없는 반전과 유여곡절을 겪은 이번 남북 고위급 회담에서 합의한 6개항은 1. 남북 당국회담 조만간 개최, 2. 군사분계선 비무장지대 지뢰 폭발에 대한 유감 표명, 3. 8월 25일 정오부터 군사분계선 일대에서 대북 확성기 방송 중단, 4. 북한은 준전시상태 해제, 5. 올해 추석 이산가족상봉을 위한 적십자사 회담 개최, 6. 다양한 분야에서 민간 교류 활성화이다.
이 남북 공동 합의안을 크게 환영하고 평화와 통일로 나아가는 디딤돌이 되기를 바란다. 이제 남북 모두 성실한 실천을 해야 한다. 김관진 국가안보실장과 김양건 노동당 비서는 모두 최고 통치자의 핵심 측근으로 협상 상황을 실시간으로 보고하고 지시를 받으며 회담을 했기 때문에 ‘남북 정상의 간접대화’ 또는 ‘간접 정상회담’ 같은 성격을 가지기도 했다. 그래서 당국회담 개최와 준전시상태 해제, 확성기 방송 중단의 정치 군사적인 문제, 이산가족 상봉의 인도적인 문제, 다양한 민간교류의 활성화의 경제·사회·문화적인 문제 등 남북문제 전반에 걸쳐서 합의사항을 이끌어낼 수 있었다.
나는 평소 ‘남북 화해·교류·협력이 평화통일과 민족번영으로 가는 지름길이요 유일한 길이다’고 주장하는 사람이다. 화해·교류·협력이 일부 반공 보수 세력이 주장하듯이 북한에 끌려 다니기도 아니고, ‘퍼주기’도 아니다. 서로 만나고, 대화하고, 주고받고, 서로 방문하고, 인도적인 지원도 하고, 금강산 관광도 계속하고, 개성공단도 확장하고, 문화·체육행사도 서로 참가하는 여러 방면에서의 교류·협력은 한반도 평화와 신뢰, 상생과 통일로 가는 대도(大道)요, 가장 바람직하고 확실한 길이다. 같은 동포형제로서 상대방의 의견에 귀 기울이고, 상대방의 처지와 고통을 먼저 알아서 이해하고 도와주고 손 잡아주는 동포애와 인도주의적인 정신을 기본으로 갖고 남북문제를 바라보아야 한다.
1992년 2월 19일, 평양에서 개최된 제6차 남북 고위급 회담에서 합의하고 선언한 '남북 사이의 화해와 불가침 및 교류·협력에 관한 합의서'(약칭 남·북 기본 합의서) 제1장 남·북 화해, 제1조에서 ‘남과 북은 서로 상대방의 체제를 인정하고 존중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인도적인 지원도 끊어버리고, 상대방의 체제를 인정하고 존중한다는 약속을 위반하고, 상대방의 최대 약점인 체제를 비난하는 탈북자 단체의 대북 전단 살포를 국고 보조금을 주어서 지원하는 일도 남북 간의 합의 정신에 어긋나고, 긴장을 조성하고 평화를 깨고 통일을 방해하는 행위이다.
남과 북이 서로 준전시체제로 돌입하고 경기도 연천 등 접경지역 수천 명을 닷새째 대피시키고 주식이 폭락하고 전 국민을 긴장과 불안 속으로 몰아넣는 일촉즉발의 벼랑 끝에서 합의를 하는 과정을 지켜보면서 남북문제를 공부한 사람으로서 소감은 다음과 같다. 평화 지키기 (Peace-keeping)와 평화 만들기(Peace-making)는 평소 동시에 함께 추진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평화 지키기는 안보이고 평화 만들기는 교류 협력이다. 보수정권은 평화 지키기, 안보만 강조하는 경향이 있다. 안보와 교류 협력은 한 쪽만 추진하고 한 쪽은 중단하거나 소홀히 할 일이 아니고, 동시에 추진되어야 할 중요한 통일정책이다. 병행(竝行)의 필요성을 굳이 길게 설명하지 않겠다.
평소 한 눈 팔면서 공부를 등한시하고 안하고 있다가 시험에 임박해서야 허둥지둥 머리 싸매고 날밤을 새면서 벼락공부하는 게으르고 불성실한 학생 같은 행태를 지양해야 한다. 평소 서로 약점만 들쑤시고 비난하면서 약 올리고, 민간단체의 인도적인 지원도 막으면서 듣기 좋은 말만 늘어 놓아 감정이 악화되고 싸움 일보 직전에 갔다가 아슬아슬하게 화해하는 모습을 집권세력은 국민들에게 더 이상 보여 주어서는 안된다.
남북 간 긴장과 위기와 충돌 시에 힘든 사람은 우리 아들들인 젊은 청춘들과 국민들이다. 평소 평화 지키기와 함께 평화 만들기를 지속적으로 추진하여 자손만대 수 만년 이어갈 우리 겨레와 한반도에 다시는 전운(戰雲)이 감도는 위태롭고 불행한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 지금부터 새로운 각오와 지속적인 실천으로 평화와 통일, 번영과 영광의 역사를 함께 만들어 나가야 한다.
지난 2004년 강원도 속초에서 열린 제2차 남북 장성급 군사회담에서 남북은 오전 10시부터 다음날 새벽까지 장장 21시간 동안 협상을 이어가며 서해상의 우발적 충돌 방지 방안에 합의한 일이 있다. 과거의 협상은 평상시의 협상이었고 이번과 같이 준전시상태(準戰時狀態)라는 특수한 상황에서 이런 회담을 한다는 것은 사례를 찾기 어렵다. 일촉즉발의 군사적 대치 상황에서 협상이 진행되고 있고, 의제 자체가 양측 모두 물러서기 힘든 사안이라는 점이 협상 시간을 늘린 주요 원인이다. 하지 안했다는 휴전선 목함 지뢰 폭발과 확성기 포격에 대한 북한의 사과, 대북 심리전의 주요 수단인 휴전선 확성기 방송 중단은 서로 양보하기 어려운 사안이었다.
사상 유례 없는 반전과 유여곡절을 겪은 이번 남북 고위급 회담에서 합의한 6개항은 1. 남북 당국회담 조만간 개최, 2. 군사분계선 비무장지대 지뢰 폭발에 대한 유감 표명, 3. 8월 25일 정오부터 군사분계선 일대에서 대북 확성기 방송 중단, 4. 북한은 준전시상태 해제, 5. 올해 추석 이산가족상봉을 위한 적십자사 회담 개최, 6. 다양한 분야에서 민간 교류 활성화이다.
이 남북 공동 합의안을 크게 환영하고 평화와 통일로 나아가는 디딤돌이 되기를 바란다. 이제 남북 모두 성실한 실천을 해야 한다. 김관진 국가안보실장과 김양건 노동당 비서는 모두 최고 통치자의 핵심 측근으로 협상 상황을 실시간으로 보고하고 지시를 받으며 회담을 했기 때문에 ‘남북 정상의 간접대화’ 또는 ‘간접 정상회담’ 같은 성격을 가지기도 했다. 그래서 당국회담 개최와 준전시상태 해제, 확성기 방송 중단의 정치 군사적인 문제, 이산가족 상봉의 인도적인 문제, 다양한 민간교류의 활성화의 경제·사회·문화적인 문제 등 남북문제 전반에 걸쳐서 합의사항을 이끌어낼 수 있었다.
나는 평소 ‘남북 화해·교류·협력이 평화통일과 민족번영으로 가는 지름길이요 유일한 길이다’고 주장하는 사람이다. 화해·교류·협력이 일부 반공 보수 세력이 주장하듯이 북한에 끌려 다니기도 아니고, ‘퍼주기’도 아니다. 서로 만나고, 대화하고, 주고받고, 서로 방문하고, 인도적인 지원도 하고, 금강산 관광도 계속하고, 개성공단도 확장하고, 문화·체육행사도 서로 참가하는 여러 방면에서의 교류·협력은 한반도 평화와 신뢰, 상생과 통일로 가는 대도(大道)요, 가장 바람직하고 확실한 길이다. 같은 동포형제로서 상대방의 의견에 귀 기울이고, 상대방의 처지와 고통을 먼저 알아서 이해하고 도와주고 손 잡아주는 동포애와 인도주의적인 정신을 기본으로 갖고 남북문제를 바라보아야 한다.
1992년 2월 19일, 평양에서 개최된 제6차 남북 고위급 회담에서 합의하고 선언한 '남북 사이의 화해와 불가침 및 교류·협력에 관한 합의서'(약칭 남·북 기본 합의서) 제1장 남·북 화해, 제1조에서 ‘남과 북은 서로 상대방의 체제를 인정하고 존중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인도적인 지원도 끊어버리고, 상대방의 체제를 인정하고 존중한다는 약속을 위반하고, 상대방의 최대 약점인 체제를 비난하는 탈북자 단체의 대북 전단 살포를 국고 보조금을 주어서 지원하는 일도 남북 간의 합의 정신에 어긋나고, 긴장을 조성하고 평화를 깨고 통일을 방해하는 행위이다.
남과 북이 서로 준전시체제로 돌입하고 경기도 연천 등 접경지역 수천 명을 닷새째 대피시키고 주식이 폭락하고 전 국민을 긴장과 불안 속으로 몰아넣는 일촉즉발의 벼랑 끝에서 합의를 하는 과정을 지켜보면서 남북문제를 공부한 사람으로서 소감은 다음과 같다. 평화 지키기 (Peace-keeping)와 평화 만들기(Peace-making)는 평소 동시에 함께 추진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평화 지키기는 안보이고 평화 만들기는 교류 협력이다. 보수정권은 평화 지키기, 안보만 강조하는 경향이 있다. 안보와 교류 협력은 한 쪽만 추진하고 한 쪽은 중단하거나 소홀히 할 일이 아니고, 동시에 추진되어야 할 중요한 통일정책이다. 병행(竝行)의 필요성을 굳이 길게 설명하지 않겠다.
평소 한 눈 팔면서 공부를 등한시하고 안하고 있다가 시험에 임박해서야 허둥지둥 머리 싸매고 날밤을 새면서 벼락공부하는 게으르고 불성실한 학생 같은 행태를 지양해야 한다. 평소 서로 약점만 들쑤시고 비난하면서 약 올리고, 민간단체의 인도적인 지원도 막으면서 듣기 좋은 말만 늘어 놓아 감정이 악화되고 싸움 일보 직전에 갔다가 아슬아슬하게 화해하는 모습을 집권세력은 국민들에게 더 이상 보여 주어서는 안된다.
남북 간 긴장과 위기와 충돌 시에 힘든 사람은 우리 아들들인 젊은 청춘들과 국민들이다. 평소 평화 지키기와 함께 평화 만들기를 지속적으로 추진하여 자손만대 수 만년 이어갈 우리 겨레와 한반도에 다시는 전운(戰雲)이 감도는 위태롭고 불행한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 지금부터 새로운 각오와 지속적인 실천으로 평화와 통일, 번영과 영광의 역사를 함께 만들어 나가야 한다.
| 김윤호 주필 / ihonam@naver.com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