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디션이 좋지 않아도 볼트는 볼트였다. 우사인 볼트(29·자메이카)가 저스틴 게이틀린(33·미국)을 따돌리고 세계선수권 정상을 품에 안았다.

볼트는 23일 중국 베이징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제15회 국제육상경기연맹(IAFF) 세계선수권대회 남자 100m 결승에서 9초79로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다.

준결승에서 불안정한 레이스로 우려를 자아냈던 볼트는 게이틀린의 추격을 0.01초차로 잠재우며 '총알 탄 사나이'의 명성을 입증했다.

볼트는 2009년과 2013년 대회에 이어 세 번째 세계선수권 100m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2011년 대구 대회에서는 실격을 당했다.

9번째 세계선수권 금메달을 따낸 볼트는 칼루이스(미국·8개)를 밀어내고 역대 세계선수권 최다 금메달 리스트로 이름을 올렸다. 100m 3개, 200m 3개, 400m 계주 3개다.

5번 레인에 선 볼트는 0.159초의 출발 반응 속도를 보이며 레이스를 시작했다. 스타트에서 손해를 본 볼트는 특유의 스퍼트로 순식간에 선두를 꿰찬 뒤 끝까지 추월을 허용하지 않았다.

10년 만에 세계선수권 우승을 노렸던 게이틀린은 볼트를 넘는데 실패했다. 9초80으로 볼트에 0.01초 뒤졌다. 준결승에서의 9초77보다 오히려 기록이 하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