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의 전반기가 마무리 되고 있다. 마운드의 힘으로 6월까지 5할 승률을 유지했지만, 7월 들어 투수들의 부진까지 겹치면서 속절없이 추락했다. 우여곡절 많았던 KIA의 전반기 대표 인물을 꼽았다.



◇사라진 4번 타자 나지완



KIA는 15일까지 팀 타율 0.249로 10개 구단 가운데 꼴찌다. 9위 kt(팀 타율 0.267)보다 2푼 가까이 떨어진 성적이다. 팀 타선의 중심을 잡아줘야 하는 4번 타자 나지완의 부진이 뼈아팠다. 나지완은 올 시즌 54경기에서 타율 0.201·3홈런·14타점에 그치며 프로 데뷔 후 최악의 부진에 빠졌다. 스윙은 자신감을 잃었고, 상대 투수의 변화구에 대처가 전혀되지 않는 모습이었다. 김기태 KIA 감독이 인내와 채찍, 격려 등 모든 방법을 동원했지만, 반등은 없었다.

4번 타자의 부진은 타순 전체에 영향을 끼쳤다. 잘 치던 선수들도 4번 타순에 가면 타격감이 떨어지는 일이 반복됐다. 해결사 역할을 해야하는 4번 타자의 부재는 다른 선수들에게 부담감으로 작용했다. 나지완은 지난 14일 광주 LG전에서 1-2로 뒤진 9회 극적인 동점 솔로 홈런을 터뜨렸다. 김기태 감독은 이 한 방으로 나지완의 후반기 부활을 바라고 있다.



◇악순환 원인 험버



KIA는 10개 구단 가운데 유일하게 외국인 투수가 1명 뿐이다. 올 시즌 부진을 거듭하던 필립 험버는 6월말 2군에 내려갔다. 메이저리그 퍼펙트 경력을 지닌 험버는 큰 기대를 받으며 한국 땅을 밟았다. 그러나 뚜껑을 열어보니 실망스러운 모습이었다. 구위와 제구 둘 모두 좋지 않았고, 자신감마저 떨어진 모습이었다. 험버의 올 시즌 성적은 12경기에서 3승3패 평균자책점 6.75에 그쳤다. 이닝 소화력은 경기당 5이닝이 되지 않았다.

험버의 부진은 마운드에 악순환을 불러왔다. 이닝이터 역할을 해야하는 외국인 투수가 조기 강판되면서 불펜진의 소모가 많았다. 두 차례나 2군에 내려가는 바람에 험버의 자리를 대체할 선발진이 필요한 상황이 됐다. 설상가상으로 김병현·김진우·유창식 등 험버의 자리를 대신해야 하는 투수들마저 부상과 부진으로 2군으로 내려갔다. 7월 들어 호투를 펼치고 있는 임준혁이 유일하게 제몫을 했을 뿐이다.



◇유일한 위안 브렛 필



KIA 브렛 필은 올 시즌 81경기에 출장해 타율 0.319·12홈런·57타점을 기록했다. 그는 팀 내에서 유일하게 전경기에 나서고 있다. 체력적으로 힘든 모습이 역력했지만, 책임감으로 버텼다. 3·4번을 오가며 중심 타자로서 자신의 역할을 다했다. 버티고 버텨오던 필은 결국 탈이 났다. 그는 지난 15일 광주 LG전에서 선발 라인업에 제외됐다. 트레이너 파트에서 필의 출장이 어렵다는 보고가 올라왔다. 다행히 이날 경기가 우천 취소되면서 필은 하루 휴식을 취할 수 있게 됐다. 체력 보강을 마친 그는 16일 광주 LG전에서 전반기 마지막 출장은 준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