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대회 테니스 여자단식 최고령 우승자가 된 세레나 윌리엄스(34·미국)가 또 다른 대기록을 바라보고 있다.

윌리엄스는 11일 영국(현지시간) 윔블던의 올잉글랜드클럽에서 열린 대회 12일째 여자 단식 결승전에서 가르비네 무구루사(22·스페인·20위)를 2-0(6-4 6-4)로 완파하고 대회 6번째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선수생활 내내 최고의 선수로 이름을 떨쳤지만 전성기로 꼽을 수 있는 시점은 20대 초반 4연속 메이저대회 석권을 달성했을 때 였다.

그는 2002년 프랑스오픈부터 이듬해 호주오픈까지 연달아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윌리엄스 이후 명맥이 끊긴 4연속 우승 기록은 '세레나 슬램'이라는 별칭이 붙었다.

그리고 그는 이날 스스로 두번째 세레나 슬램을 달성하게 됐다. 더불어 역대 최고령(33년 289일) 메이저 단식 우승자가 됐다. 종전 기록은 마르티나 나브라틸로바(체코)가 1990년 윔블던에서 세운 33년 263일이다.

그는 "12년간 메이저대회 4연속 우승을 위해 노력했지만 두 차례 부상이 있었고 부침을 겪었다. 솔직히 말해서 지난 5년 간은 이 기록을 다시 달성할 것이라고 상상도 하지 못했다"고 털어놨다.

윌리엄스가 9월 열리는 시즌 마지막 메이저대회인 US오픈에서 우승을 하면 27년 만에 또 다른 대기록을 달성하게 된다. 바로 1년간 4대 대회를 모두 석권하는 '캘린더 그랜드슬램'이다.

1988년 슈테피 그라프(독일) 이후 아무도 넘보지 못한 기록이다.

이날 윌리엄스는 "매우 평온한 상태이고 기분도 좋다. 조금 뒤면 뉴욕에서의 US 오픈을 생각할 것이다"며 각오를 다졌다.

34세의 나이로 68번째 우승컵을 들어올린 베테랑이지만 최근 메이저대회에서의 기량은 하락세를 모른다.

윌리엄스는 그 동안 그랜드 슬램 단식 결승에선 21승4패로 강한 면모를 보였다. 올 시즌 4승을 거둔 윌리엄스는 그 중 3승을 메이저대회에서 들어올렸다.

지난 프랑스오픈 때에도 대회 기간 내내 감기를 앓으며 안 좋은 컨디션에서 경기를 치러왔지만 집념으로 우승컵을 들었다.

체력적인 부분에서 전성기보다 부족하다고 해도 메이저대회에 한정해 보면 오히려 제 2의 전성기를 맞이한 격이다. 그래서 그의 '캘린더 그랜드슬램' 달성 가능성도 밝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