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FC 김학범(55) 감독이 황의조(23)에게 푹 빠졌다.

황의조는 성남 유스 시스템이 만들어 낸 스트라이커다. 풍생중과 풍생고를 거치면서 기량을 쌓은 황의조는 연세대를 거쳐 2013년 프로 유니폼을 입었다.

2년 간 심심찮게 얼굴을 내밀며 기량을 쌓은 황의조는 올해 잠재력을 폭발시켰다. 19경기에 뛰며 9번이나 골망을 흔들었다. 지난 2년 간 올린 득점(6골)은 이미 넘어섰다.

이동국(전북), 김신욱(울산) 등 쟁쟁한 공격수들과 함께 득점 부문 공동 2위다. 비록 최종 승선에는 실패했지만 지난달 러시아월드컵 2차예선 미얀마전 예비 엔트리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지난 8일 FC서울전에서 황의조는 자신이 왜 주목을 받고 있는지 몸소 입증했다. 황의조는 이날 6번의 슛을 시도했다. 90분 간 팀 전체가 기록한 12개의 슛 중 절반을 홀로 만들어냈다. 아쉽게 기회를 날리기도 했지만 오로지 개인 능력으로 슛까지 연결하는 장면 또한 여러 차례 선보였다.

0-1로 끌려가던 후반 37분에는 기어코 결과물을 만들어냈다. 미드필드 지역에서 이종원의 긴 패스를 받은 황의조는 왼발 슛으로 굳게 닫혀있던 서울의 골문을 열었다.

공이 뒤에서 날아온 데다 슛을 날릴 수 있는 각도도 여의치 않았지만 정확하고 날카로운 킥으로 김용대의 방어벽을 뚫었다. 덕분에 성남은 5경기째(3승2무) 무패 행진을 이어갈 수 있었다.

황의조에 대한 상대 수비수들의 견제는 라운드를 거듭할수록 심해지고 있다. 황의조가 리그 상위권 공격수로 발돋움한 것을 고려하면 지극히 당연한 수순이다. 루카스를 제외한 성남의 외국인 선수들이 개점휴업 중인 것도 적지 않은 영향을 끼쳤다.

위기는 곧 기회다. 김 감독은 황의조가 스스로 어려움을 극복해주기를 희망했다. 그래야만 성장이 가능하다는 설명도 곁들였다. 그는 "집중마크를 받고 있는데 이때 해쳐 나갈 수 있어야 한다. 이것을 이겨내면 좋은 선수가 될 수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볼 터치가 한층 간결해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 감독은 현재의 황의조가 70% 정도 만들어진 상태라고 했다. 나머지 30%를 채우는 것은 김 감독과 황의조의 몫이다. 김 감독은 "체력이 조금 약한 편이다. 아직 갖춰야 할 부분들이 많다"면서도 "보완하면 좋은 스트라이커 재목이 될 선수"라고 기대감을 내비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