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여자축구대표팀이 사상 첫 승과 16강 달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으며 12년 만의 세계 무대 복귀전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윤덕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여자축구대표팀은 22일 오전 5시(한국시간) 캐나다 몬트리올의 올림픽 스타디움에서 열린 프랑스와의 2015 국제축구연맹(FIFA) 캐나다 여자월드컵 16강전에서 0-3으로 져 8강행에 실패했다.

한국은 FIFA 랭킹 3위 프랑스의 벽을 넘지 못하며 여정을 마무리했지만 이번 대회를 통해 여자 축구사에 커다란 족적을 남겼다.

한국은 월드컵 직전 세계 최강 미국과의 원정 평가전에서 무승부를 이끌어내며 심상치 않은 흐름을 예고했다. 브라질과의 첫 경기에서 0-2로 패했지만 노르웨이에 1-7로 무너졌던 2003년과는 질적으로 달랐다.

코스타리카와의 두 번째 경기는 환호와 아쉬움이 공존한 한 판이었다. 한국은 1-1로 맞선 전반 중반 전가을(27·인천현대제철)의 헤딩슛으로 우위를 점했다. 월드컵 5경기 만에 경험한 첫 번째 리드였다.

그러나 후반 44분 통한의 동점골을 허용하며 고개를 숙였다. 첫 승점 획득보다는 눈앞에 다가온 승리를 놓친 아쉬움이 더욱 컸다.

물러날 곳이 없는 조별리그 3차전은 한국 여자축구의 끈질김이 유감없이 발휘됐다. 스페인을 상대로 전반에는 무기력한 모습으로 일관했던 한국은 후반 들어 확 달라졌다. 조소현(27·인천현대제철)의 헤딩 동점골과 김수연(26·화천KSPO)의 '슈터링' 역전골로 2-1 승리를 거뒀다.

코스타리카를 상대로 사상 첫 승점을 가져온 한국은 스페인전 승리로 월드컵 첫 승과 16강행 티켓을 품에 안았다. 남자축구가 48년에 걸쳐 일궈낸 일을 여자축구는 12년 만에 해냈다.

16강에서 만난 프랑스는 여러모로 벅찬 상대였다. 초반부터 연속골을 헌납한 한국은 결국 0-3으로 패했다. 지소연(24·첼시 레이디스)과 황보람(28·이천대교) 등 주전 선수들이 부상과 경고 누적으로 빠진 것도 아쉬웠다.

프랑스전 패배에도 한국 여자축구는 첫 승과 16강이라는 좋은 기억을 안은 채 캐나다를 떠나게 됐다. 진부한 표현이지만 '졌지만 잘 싸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