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캡틴' 조소현(26·인천현대제철)이 지옥과 천국을 동시에 맛봤다.

윤덕여 감독이 이끄는 한국여자축구대표팀은 18일(한국시간) 캐나다 오타와의 랜즈다운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5 국제축구연맹(FIFA) 캐나다 여자월드컵 스페인과의 E조 3차전에서 조소현(27·인천현대제철)의 동점골과 김수연(26· 화천KSPO) 역전골로 짜릿한 2-1 승리를 거뒀다.

지난 조별리그 2경기에서 풀타임을 소화한 조소현은 이날 역시 스페인을 상대로 맹활약을 펼치며 한국의 16강 진출에 발판을 놨다.

수비형 미드필더인 조소현은 강한 체력을 바탕으로 안정된 경기 운영능력과 거침없는 수비력으로 스페인 공격수들을 괴롭혔다.

수비시에는 포백 수비라인 앞에 서서 공격수들을 저지하는데 주력했고 역습 상황에서는 좌우 측면에 패스를 찔러 넣으며 우리 공격수들에게 찬스를 만들어줬다.

전반 내내 스페인에 압도당하며 제대로 된 경기 운영을 펼치지 못하자, 0-1로 끌려가던 후반 8분에는 상대 골문까지 직접 올라가 강유미(23· 화천KSPO)의 크로스를 헤딩으로 연결해 천금 같은 동점골을 터뜨렸다.

마음의 짐을 덜어낸 골이었다.

조소현은 이번 월드컵에서 주장을 맡았다. 윤덕여 감독의 절대적인 신임이 뒷받침됐다.

조소현은 월드컵이라는 큰 무대에서 심리적으로 위축된 선수들을 다독이며 월드컵 첫 승과 16강 진출이라는 결과물을 만들어냈다.

다행히 스페인을 꺾으며 안도의 한숨을 쉬었지만 조소현은 1, 2차전에서 지옥을 맛봤다.

조소현은 최강 브라질과의 1차전에서 포르미가에게 반칙을 범해 페널티킥을 내줬고 2차전인 코스타리카전에서는 2-1로 앞선 상황에서 무리한 경기 운영으로 경기 막판 동점골을 내주며 눈물을 흘렸다.

지난 경기의 아쉬움을 뒤로 하고 조소현은 이날 자신의 82번째 A매치에서 10번째 골을 터뜨리며 주장의 품격을 보여줬다.

마음고생을 덜어낸 조소현은 더 높은 곳을 바라보고 있다. 조소현은 한국여자축구 역사상 월드컵 8강 진출을 이뤄내겠다는 각오다.

한국은 22일 오전 5시 몬트리올에서 F조 1위 프랑스와 8강 진출 티켓을 놓고 한판 승부를 벌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