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 통산 400홈런을 기록하며 한국 프로야구 역사에 큰 획을 그은 이승엽(39·삼성 라이온즈)은 다음 목표로 450홈런을 정조준했다.

이승엽은 3일 경북 포항구장에서 열린 2015 타이어뱅크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의 경기에서 3회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상대 선발 구승민의 2구째를 통타, 우측 담장을 훌쩍 넘기는 홈런을 쏘아 올리며 400홈런이라는 금자탑을 쌓았다.

이승엽은 이날 경기를 마치고 가진 인터뷰에서 400홈런을 때려낸 뒤 그라운드를 돌 때의 가슴 뭉클했던 순간과 앞으로의 목표를 담담하게 풀어냈다.

이승엽은 "첫 번째 타석에서 볼넷으로 나갔지만 공이 잘 보였다. 투수(구승민)와 궁합이 잘 맞았던 것 같다"며 "투수가 실투했지만 나도 놓치지 않았고 타이밍이 잘 맞았던 것 같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이번 400홈런에 대해 이승엽은 "뭉클한 감정이 생겼고 지금까지 친 어느 홈런과는 느낌이 달랐다"며 "지난 주말부터 컨디션이 올라오는 것이 느껴졌는데 오늘 치던 못치던 컨디션이 좋아 기대를 갖고 경기에 임했다"고 말했다.

'약속의 땅' 포항에서의 좋은 추억을 이어가게 된 배경에 대해서는 "포항구장 분위기가 좋다. 메이저리그 구장에 가보지 않았지만 그에 버금가는 분위기인 것 같다"며 "연습이 끝나고 쉴 때 라커룸이 편해서 푹 쉬며 경기 준비에 집중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이승엽은 그 동안 기록한 홈런 중 기억에 남는 홈런으로 2003년 아시아신기록을 달성한 56호 홈런과 2002년 막판 홈런왕 싸움에서 타이틀을 가져온 홈런, 그리고 프로 1호 홈런을 꼽았다.

그러면서도 이날 기록한 400홈런에 대한 남다른 의미도 전했다.

이승엽은 "오늘 홈런도 의미가 있다"며 "마흔살에 달성한 기록이라 너무나 값진 홈런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앞으로의 목표에 대해 이승엽은 "오늘로서 야구가 끝나는 게 아니다"며 "400이라는 숫자를 넘어서 450홈런을 위해서 열심히 한 번 뛰어보겠다. 한일 통산 600호 홈런도 41개 남았는데 열심히 해보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