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 동포 리디아 고(18)가 스윙잉 스커츠 LPGA 클래식 2연패에 성공했다.

리디아 고는 27일(한국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 레이크 머세드 골프장(파72·6925야드)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대회 4라운드에서 최종합계 8언더파 280타로 모건 프레셀(27·미국)과 어깨를 나란히 한 뒤 연장전에서 웃었다.

지난해 이 대회에서 프로 전향 후 첫 승을 챙긴 리디아 고는 막판 무서운 뒷심을 발휘하며 2년 연속 우승을 일궈냈다. 지난 2월 ISPS 한다 호주여자오픈에 이어 시즌 2승째다. 통산 승수는 7승으로 늘렸다.

2라운드가 열린 24일(현지시간) 18번째 생일을 맞은 리디아 고는 2연패라는 값진 선물을 품에 안았다. 우승 상금은 30만 달러(약 3억2000만원)다.

리디아 고의 우승으로 한국(계) 선수들은 초반 10개 대회에서 8개 대회를 휩쓰는 기염을 토했다. 한국(계) 선수를 제외하고 올해 트로피를 가져간 이는 크리스티 커와 브리타니 린시컴(이상 미국) 뿐이다.

리디아 고는 마지막 라운드에서 버디 6개를 잡았지만 보기 4개로 주춤했다. 출발이 좋지 않았다. 1,2번홀을 보기로 시작했다.

리디아 고는 세계랭킹 1위답게 금세 페이스를 찾았다. 3번홀에서 첫 번째 버디를 신고한 뒤 6번과 8번홀 징검다리 버디로 우승 경쟁에 뛰어들었다.

후반 들어 좀처럼 힘을 내지 못하던 리디아 고는 17번홀에서 버디 기회를 잡았다. 프레셀과의 격차를 없앨 수 있는 좋은 기회였지만 아쉽게도 리디아 고의 퍼트는 마지막에 왼쪽으로 살짝 휘면서 홀컵을 빗나갔다.

리디아 고는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았다. 18번홀(파5) 105야드 바깥에서 시도한 세 번째 샷을 홀컵 뒤 2m 부근으로 보냈고 침착하게 버디 퍼트에 성공했다.

반면 프레셀의 버디 퍼트는 홀컵을 외면하면서 두 선수의 연장전이 확정됐다. 18번홀에서 계속된 연장 첫 번째 홀에서는 두 선수 모두 파를 기록했다.

리디아 고는 두 번째 홀 세 번째 샷을 홀컵에 바짝 붙였다. 백스핀으로 속도를 늦춘 것이 주효했다.

먼저 라운드를 마친 프레셀의 파세이브를 확인한 뒤 퍼트에 나선 리디아 고는 침착하게 버디를 잡아내며 역전 드라마에 마침표를 찍었다.

프레셀은 2008년 10월 카팔루아 LPGA 클래식 이후 7년 만에 우승컵을 노렸으나 리디아 고의 벽에 막혀 2위에 만족했다.

캐나다 출신의 18세 소녀 브룩 헨더슨은 최종합계 7언더파 281타로 3위에 올랐다. 1타차 단독 선두로 마지막 라운드를 시작했지만 2타를 잃으면서 우승을 놓쳤다.

한국 선수들은 이번에도 리더보드 상위권을 장식했다.

'루키' 곽민서(25·JDX)가 최종합계 6언더파 282타로 4위를 차지했고 장하나(23·BC카드)와 양희영(26)이 최종합계 4언더파 284타로 공동 6위 그룹을 형성했다.

지난주 롯데 챔피언십 트로피를 들어 올린 김세영(22·미래에셋)은 이미림과 함께 최종합계 3언더파 285타 공동 9위로 상승세를 이어갔다.

박인비(27·KB금융그룹)와 김효주(20·롯데)는 나란히 최종합계 1오버파 289타 공동 18위로 다음을 기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