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막 11연패 끝에 창단 첫 승을 수확한 케이티 위즈의 조범현(55) 감독의 얼굴은 한층 밝아져있었다.

이전에도 표정이 어둡기만 했던 것은 아니지만 확실히 연패 기간보다는 자주 웃으며 취재진과 이야기를 나눴다.

개막 이후 11연패에 빠졌던 케이티는 지난 11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넥센 히어로즈와의 경기에서 6-4로 승리, 창단 첫 승을 수확했다.

조 감독은 12일 같은 장소에서 열린 넥센과의 경기를 앞두고 "앞선 3연전을 시작하기 전 선수들에게 '손 한 번 잡아보자'며 경기 후 승리의 하이파이브를 기대했는데 1점차로 졌다. 어제 오랜만에 하이파이브를 해보니 기분이 나쁘지 않더라"며 껄껄 웃었다.

연락을 많이 받았겠다는 말에 조 감독은 "전화보다 문자를 많이 받았다"더니 "(KIA 타이거즈 시절) 한국시리즈에서 우승했을 때보다 축하 문자를 더 많이 받은 것 같다"며 미소를 지었다.

조 감독은 첫 승이 선수들의 압박감을 풀어주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했다.

그는 "선수들이 이겨야한다는 강박이 있어서 막히는 느낌이 있었다. 불펜도 실점을 하지 말아야한다는 생각 때문에 실점을 하고, 흐름을 넘겨줬다"며 "어제 첫 승을 계기로 조금 풀렸으면 좋겠다"고 기대했다.

"몇 경기는 잘해서 마무리를 잘하면 이길만한 경기가 있었다"고 말한 조 감독은 "하지만 잘 되지 않았다. 아마 선수들이 연패를 하면서 '이렇게 하면 안되는구나'를 느꼈을 것이다. 하나하나 이겨나가면서 '이렇게 해야하는구나'를 느꼈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드러냈다.

이제 1승을 했을 뿐이다. 조 감독은 선수들이 어린 만큼 시간이 더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조 감독은 "어린 선수들이 적응하는 시간이 필요하다. 연습과 실전은 다르다. 상대 수읽기에도 익숙해져야한다. 상대 볼배합을 읽는 것은 경험을 하면서 익숙해져야한다"고 강조했다.

전날 4-0으로 앞선 6회 1사 3루 상황에서 스퀴즈 번트 사인을 냈던 조 감독은 "다른 팀 같으면 4~5점차에 스퀴즈 번트는 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정상적으로 가면 안된다"며 "이길 수 있는 경기는 몰아붙이겠다"고 강조했다.

전날과 크게 다르지 않은 라인업을 들고 나온 조 감독은 선발 라인업에서 베테랑 타자 김상현을 제외했다. 최근 타격 부진 탓이다.

조 감독은 "개막 2연전에서 살아있다는 것을 보여주더니 주춤하더라"며 부진 탈출을 위해 휴식을 줬다는 뜻을 내비쳤다.

전날 5타수 3안타 1타점으로 활약해 팀 승리에 큰 힘을 보탠 김동명(27)은 "첫 승을 거두고 나니 팬 들 보기에 마음이 편하다. 그동안 잡아야하는 경기를 잡지 못했는데 어제는 이길 수 있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2007년 삼성 지명을 받아 프로 무대를 밟았다가 2013시즌이 끝나고 진행된 2차 드래프트에서 케이티 지명을 받은 김동명은 "삼성에서 우승했을 때보다 문자를 더 많이 받았다"며 웃었다.

김동명은 "어제 너무 기분이 좋았지만 이제 1승을 한 것이더라. 1승의 기쁨은 잠시였다. 오늘은 기분이 크게 다르지 않다"며 긴장을 늦추지 않겠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