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을 이틀 앞두고 돌연 경기 시간을 변경한 KBL을 향한 팬들의 불만이 대단하다. 리그를 대표하는 양동근(모비스)도 이와 관련해 입을 열었다.

울산 모비스는 29일 울산동천체육관에서 열린 원주 동부와의 2014~2015 KCC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7전4선승제) 1차전에서 64-54로 승리했다.

정규리그 1위 모비스의 홈 팬들은 역대 최초로 세 시즌 연속 우승을 노리는 연고지 팀을 열렬히 응원했다. 6629명이 입장했다. 매진을 기록했고, 입석까지 팔렸다.

그런데 하프타임에 돌발 상황이 발생했다. 모비스의 벤치 뒤편 2층 관중석에서 대형 플래카드 3개가 펼쳐졌다.

'더 이상은 못 참겠다. KBL의 무능 행정', '먹고 살기 바쁜 평일 5시가 웬말이냐', '소통없는 독재정치 김영기는 물러나라'는 문구가 담겼다.

31일 열리는 2차전 시간 때문이다. KBL은 지상파 중계로 인해 경기 시간을 오후 7시에서 5시로 변경했다. 직접 관전하려는 팬들을 배려하지 못한 장면이다.

학생이나 직장인 모두 평일 오후 5시 경기를 보기는 쉽지 않다.

양동근은 경기 후, 수훈선수 기자회견에서 "시간을 계속 바꾼다는 것에 농구인으로서 아쉽다. 농구를 좋아하시는 분들은 농구를 보지 않겠느냐"며 입을 열었다.

"같은 스포츠이고, 볼 사람은 본다고 생각한다. 피한다고 해서 언제까지 피할 것도 아니고"라며 "평일 오후 5시 경기는 오실 수 있는 분들이 힘들지 않겠나. '반차(반나절 휴가)'를 내거나 오후 6시에 와서 후반만 봐야 할 것이다. 아쉬운 마음이다"고 했다.

자신의 입장을 밝히면서 "이런 말 하면 혹시 벌금을 내나요"라며 되묻기도 했다.

KBL은 심판 판정과 관련한 언급을 할 경우, 벌금으로 제재한다. 자신의 발언이 KBL에 부정적인 영향을 준다고 생각해 우려스러움을 표현한 것이다.

KBL은 "일부 관중들에게 불편을 드린 건 KBL과 구단 모두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했다.

양동근은 승리 소감을 묻는 질문에 "이겨서 좋다. 좋은 분위기지만 들떠 있으면 다음 경기에 지장을 줄 수 있다"며 "가라앉히려고 한다"고 답했다.

동부의 인해 전술 수비에 대해선 "LG 양우섭과 계속 매치업을 하면서 적응이 된 것 같다. 누가 나오든 내가 할 것만 하자는 생각으로 했다. 적극적으로 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이어 "나 혼자 한다고 되는 것은 아니다. 동료들이 스크린을 걸어주고, 좋은 타이밍에 편하게 공을 잡게 도와준 덕이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