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타이거즈 제8대 사령탑으로 공식 취임한 김기태(45) 감독이 주전 중견수 이대형(31)을 20인 보호선수 명단에서 제외하게 된 이유를 밝혔다.

김 감독은 30일 광주 서구 내방동의 기아자동차 광주공장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앞으로의 각오와 함께 이대형을 kt 위즈 특별지명 때 20인 보호선수 명단에서 제외한 이유를 밝혔다.

취임식 자리였지만 최근 화두로 떠오른 이대형 이야기를 피해 갈 수 없었다.

지난 시즌을 마치고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은 이대형은 KIA 유니폼을 입은지 1년 만에 kt로 이적하게 됐다. kt의 20인 보호선수 외 1명 특별지명 때 KIA가 20인 보호선수 명단에 이대형을 포함시키지 않은 탓이다.

이에 대해 김 감독은 "이대형이라는 친구를 20인 보호선수에서 제외했을 때 감독의 마음이 어떠 했겠는냐"라며 "사이가 안좋다는 말도 있는데 김기태 감독이라는 사람이 사이가 안좋다고 내보내는 사람이 아니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팀 전체적인 밑그림을 그리다보니 그렇게 됐다. 나를 제외한 9개 구단 감독들도 같은 마음일 것이다. 열 손가락 깨물어 안아픈 손가락이 없다. 팀 상황상 그렇게 됐다"고 재차 강조했다.

김 감독은 내년 시즌 목표에 대해 4강, 우승 등으로 단정지어 말하길 꺼려하면서도 "어려운 상황이지만 팬들을 위해 조금 더 나은 성적을 목표로 하겠다"며 "끝나고 나서 KIA가 변화했다는 말을 들을 자신이 있다"고 출사표를 던졌다.

외부 영입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김 감독은 "내가 말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며 "우리 팀 선수들 가운데도 좋은 선수들이 많이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포수, 유격수, 2루수, 중견수로 이어지는 센터라인이 없다고 하는데 그런 말은 기존에 있는 선수들에게 실례다. 정말 열심히 하는 선수들이 있다. 내야수, 외야수 중에 그 자리에 들어가고 싶어하는 선수들이 보면 '우리도 선수도 아닌가'라고 생각할 수 있다"며 안타까워했다.

이어 김 감독은 "프로에서 핑계는 필요없다. 실력으로 평가하는 것이다. 공평하게 경쟁 사회에서 이긴 선수들에 한해 포지션이 결정될 것이다"며 "여러 선수가 경쟁할 수 있는 팀 분위기를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다음은 김기태 감독과의 일문일답.



- 내년 목표를 말해달라.



"어려운 상황이지만 팬들을 위해 조금 더 나은 성적을 목표로 하겠다. 선수단에 대한 전체적인 파악이나 구성은 아직 완성 단계가 아니다. 목표는 아직 구상을 하고 있다. 내년 스프링캠프에 대해 준비를 하고 목표를 세우겠다. 하지만 감독의 꿈은 늘 크다. 현실적으로 어떻게 하겠다는 것은 의례적인 답변이다. 4강, 우승이라는 말도 하고 싶지만 나중에 안되면 조금 그렇지 않나."



-가장 이슈가 이대형의 kt행인데 어떤 생각인가.



"이대형이라는 친구를 20인 보호선수에서 제외했을 때 감독의 마음이 어땠겠나. 사이가 안좋다는 말도 있는데 김기태 감독이라는 사람이 사이가 안좋다고 내보내는 사람이 아니다. 팀 전체적인 밑그림을 그리다보니 그렇게 됐다. 나를 제외한 9개 구단 감독들도 같은 마음일 것이다. 열 손가락 깨물어 안아픈 손가락이 없다. 팀 상황상 그렇게 됐다."



-어떤 점이 KIA의 가장 큰 문제라고 보나. 향상시켜야할 부분은.



"리빌딩이 한꺼번에 바꿀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성적도 나야하고, 눈에 안보이는 부분부터 맞춰가야 한다. 지금 고민 중이다. 어디서부터 가야하는지 고민이다. 지금은 조심해야하는 입장이다. 끝나고 나서 KIA가 변화했다는 말을 들을 자신이 있다. 팀 내 육성을 체계적으로 하는 부분들은 준비하고 있는 것이다."



-센터라인이 모두 교체되는 상황인데 어떻게 계획하고 있나. 외부 FA 영입도 생각하는 것인가.



"외부 영입에 대해서는 내가 뭐라고 말하기 힘들다. 우리 팀 선수들도 좋은 선수들이 많이 있다. 포수, 유격수, 2루수, 중견수로 이어지는 센터라인이 없다고 하는데 그런 말이 기존에 있는 선수들에게 실례다. 없다고 하는 것은 이형구, 백영환 같은 선수들에게 실례다. 정말 열심히 하는 선수들이 있다. 내야수, 외야수 중에 그 자리에 들어가고 싶어하는 선수들이 보면 '우리도 선수도 아닌가'라고 생각할 수 있다. 꿈을 가지고 있는 선수들의 꿈을 짓밟는 것이다. 사기를 저하시킬 수 있다. 그런 말 한 마디에 얼마나 상처를 받는지 모를 것이다. 해보지도 않고 그런 평가를 받는 것이 선수들에게 마음의 상처가 얼마나 되겠는가. 그런 생각을 조금 해달라."



-LG 사령탑을 하면서 주춤했던 베테랑을 많이 살렸다. KIA도 1군에서 밀리거나 성적이 좋지 않은 베테랑이 많았는데.



"프로에서 핑계는 필요없다. 실력으로 평가하는 것이다. 베테랑도 있고, 중견급 선수들도 있고, 신진 세력도 있을 것이다. 공평하게 경쟁 사회에서 이긴 선수들에 한해 포지션이 결정될 것이다. 기존에 포지션을 가지고 있는 선수들이 있을 것이다. 그런 선수들은 예우를 해줄 수 있는 한도내에서 해줄 것이다. 예우를 받을 수 없게 하는 선수들도 있겠지만 잘 해줄 것이라고 믿는다. 결과에 대한 책임은 감독이 진다. 선수들이 목적의식을 가지고 했으면 좋겠다. 분명하게 말할 것은 팀에 기초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내부적으로 기초가 튼튼한 팀, 앞으로 비전이 있는 팀을 만들겠다는 약속은 지키려고 하고 있다. 베테랑, 중견급, 1.5군 선수들 모두 지금부터가 가장 중요하다. 여러 선수가 경쟁할 수 있는 팀 분위기를 만들겠다."



-고향으로 돌아온 소감은.



"1986년 이맘 때 쯤인 것 같다. 어릴 때 살던 임동 쪽에 가봤는데 많이 변했다. 당시 광주를 떠날 때 마음이 어떻게 하면 성공할 수 있을까 하는 마음이 있었다. 당시 마음이 떠오른다. 앞으로도 좋은 박수를 받을 수 있도록 열심히 살겠다."



- KIA 팬들이 수년간 성적이 좋지 않아 의기소침해 있다. 팬들의 마음을 어떻게 보듬어줄 것인가.



"KIA 팬들에게 박수를 한 번 받아보고 싶은 마음이 있었다. 받을 수 있는 곳으로 왔다. 감독으로서 거기에 대한 기쁨을 드릴 수 있는 부분은 성적이라고 본다. 성적을 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라운드에서 팬들에게 진중하게 대할 수 있는 부분은 성심성의껏 하겠다. 야구를 열심히 하는 것은 물론 기본이다."



- KIA가 계속 마무리투수 문제로 고전하고, 외국인 투수를 마무리로 기용하기도 했다. 그에 대한 구상은.



"어느 팀이든지 마무리 투수는 고민할 것이다. 누가 마무리 투수가 되는 것이 확률이 높을지 구상하고 있다. 지금은 밝히기가 너무 이르지 않나 싶다. 뒷문이 확실히 가장 큰 과제다. 많이 준비하고 있다."



-12월 한 달 동안 선수들에게 당부할 것이 있나.



"마무리캠프에서 선수들에게 그런 이야기를 했다. 모든 사람들은 1월1일이 시작이지만 프로야구 선수들은 시즌이 끝나는 날이 12월31일이고, 시즌이 끝나고 훈련을 시작하는 날이 1월1일이라고 했다. 지금은 새해, 휴식기가 아니다. 내년 3월, 4월까지 갈 수 있는 훈련의 과정이다. 감독, 코치의 관여만 없을 뿐이다. 프로 선수라면 실력으로 말하는 것이다. 놀 자격이 있으면 편하게 쉬면 된다. 목표의식을 가진 선수들은 거기에 맞게 하면 된다. 이것에 대해 내가 어떤 메시지를 전할 수 없다. 본인이 가고자하는 길에 대한 판단은 본인들이 하는 것이다. 프로야구 선수들에게 새해는 밝아서 진행 중이다. 이제 2월이 시작되는 것이다. 스프링캠프는 45명이 가겠지만 시범경기는 30명, 엔트리는 26~27명이다. 거기에 들어가고자 하는 선수들의 마음은 말 안해도 알 것이다."



- 등번호를 77번으로 한 이유는.



"행운을 배로 받으려고 77번으로 등번호를 정했다. 행운의 숫자를 배로 받는 것이 나을 것 같아 했다."



- 선수들이 정장을 입고 왔는데 본인 뜻인가.



"정장은 내가 요청한 것이다. 정복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보자는 의미였다. 프로야구 선수로서 품위를 높여야하지 않나 생각해 입으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