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린보이' 박태환(26·인천시청)이 리허설을 성공적으로 마치면서 2014 인천아시안게임에 대한 기대감을 부풀렸다.
박태환은 21일 경북 김천실내수영장에서 끝난 2014 MBC배전국수영대회에서 6관왕을 차지했다.
자유형 100m와 200m, 400m에서 정상에 등극한 박태환은 주종목이 아닌 개인혼영 200m와 400m, 계영 800m까지 1위에 오르며 국내에는 적수가 없음을 입증했다.
박태환은 대회 첫 레이스였던 지난 16일 자유형 200m 예선부터 1분48초96의 대회신기록을 작성하면서 산뜻한 스타트를 끊었다. 불과 6시간여 뒤 진행된 결승에서는 3초 이상이나 단축된 1분45초25로 터치패드를 찍었다. 카메론 맥어보이(호주)가 호주선수권대회에서 세운 시즌 최고기록(1분45초46)보다 0.21초나 빨랐다.
쾌조의 스타트를 끊은 박태환은 주종목인 자유형 400m(3분44초75)와 자유형 100m(48초68)에서도 호성적으로 태극마크를 획득했다. 기록에 큰 영향을 끼치는 페이스 메이커가 사실상 존재하지 않았지만 비슷한 상황을 숱하게 경험했던 베테랑답게 페이스를 잃지 않았다.
훈련의 연장선으로 출격했던 개인혼영에서도 박태환은 박태환이었다. 입국 당시 "개인 혼영은 한 차례도 연습을 하지 못했다"고 너스레를 떨었지만 결과는 우승이었다. 200m에서는 2분00초31로 5년 묵은 한국기록까지 갈아치웠다. 아시안게임 출장과는 큰 연관성이 없는 400m에서도 생애 첫 출전에 1위 자리를 꿰찼다.
사실 이번 대회를 앞두고 박태환의 컨디션은 썩 좋지 않았다. 박태환은 호주전지훈련 막바지에 찾아온 감기몸살로 인해 적잖히 어려움을 겪었다. 12일 밤에야 한국으로 돌아와 대회를 준비할 시간적 여유 또한 부족했다.
해마다 지적되는 수영장의 여건은 그를 더욱 어렵게 만들었다. 이번 대회가 열린 김천실내수영장의 수심은 1.35m로 올림픽이나 세계선수권 등 굵직굵직한 대회의 수심 2m 이상에 비해 현저히 얕다. 출발 반응속도와 직접적인 연관이 있는 스타트 블록 역시 국제규격은 아니다.
여러 악재들이 산재했지만 박태환은 박태환이었다. 사실상 따놓은 당상이었던 출전 종목 태극마크 획득 뿐만 아니라 나쁘지 않은 기록까지 선보이면서 아시안게임 3회 연속 금메달 획득에 자신감을 얻게 됐다.
박태환은 "환경적으로는 아쉽다는 생각이 들지만 앞으로 훈련하는데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면서 "대회는 잘 마무리한 것 같다. 오늘도 힘든 경기였는데 좋게 마무리를 할 수 있어서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